국내 코로나 사태가 100일을 맞았다. 영업 악화에 따른 제약업계의 위기감이 산업 전반에 우려로 작용했지만,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살리면서 제약바이오주의 가치가 높아지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 팜뉴스는 코로나사태 이후 변화된 제약바이오주의 100일간 주가 등락과 그 배경을 살펴봤다.

코로나 확진자 발생 이후 제약바이오 기업 중 100일간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진원생명과학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1월 20일 3,155원에서 지난 28일까지 8,645원이 올라 11,800원에 마감됐다. 3배에 달하는 274%의 상승을 거둔 것. 이어 씨젠(195%), 신풍제약(138%), 파미셀(130%), 부광약품(84%), 녹십자엠에스(71%), 일양약품(56%)의 주가도 급등한 것으로 확인됐다.

씨젠은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전세계에 공급하고 있는 상황으로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코로나19 진단시약(제품명 Allplex 2019-nCoV Assay) 의 긴급사용을 승인받았다.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 진단시약이 부족한 상황에서 매출 확대가 주가 상승을 이끈 것,

앞서 오상헬스케어, SD바이오센서가 미국 FDA로부터 긴급사용 승인을 획득했고 최근 시선바이오도 승인을 받았다. 가장 먼저 승인이 알려진 오상헬스케어도 지난 16일 이후 28일까지 56% 올랐다.

파미셀은 코로나19 진단키트·렘데시비르 등의 주요 원료인 ‘뉴클레오시드’의 매출 확대가 주가 상승의 요인이 됐다. 뉴클레오시드 매출은 3월 60억 원으로 지난해 매출 71억 원을 훌쩍 넘겨 올해 매출 100억 원 이상이  전망된다. 게다가 지난달 30일 식약처로부터 현재 개발 중인 줄기세포 치료제 '셀그램-AKI'를 코로나19 치료에 사용할 수 있도록 치료목적 사용승인도 받았다.

이 외에도 신풍제약, 부광약품, 녹십자엠에스, 일양약품 등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소식으로 주가가 급등했다.

한편, 국내 코로나 바이러스 감영증 사태는 지난 1월20일 중국 우한시에서 입국한 중국인 여성이 첫 확진자로 판정되면서 지난 28일 100일째를 맞았다. 첫 확진자 이후 사망자가 다수 발생하고 확진자수가 급증하면서 국내 증시를 직격했다. 실제로 종합주가지수는 1월20일(2,277p) 이후 4월28일(1,934p) 까지 100일 동안 15.1%가 하락했다. 한때 코스피는 36.8%나 폭락하기도 했지만 국내 코로나 확진자 추세가 정점을 지나면서 그나마 반등에 성공한 것.

제약바이오 업종도 한때 22%나 빠졌었지만 코로나19 진단키트 업체와 치료제 개발 기업을 중심으로 일제히 반등해 분위기를 역전시켰다. 제약바이오 대표지수인 코스피 의약품지수는 오히려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도 20.6%가 급등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최저가(3월19일) 바닥대비 55.5% 상승한 셈. 코스닥 제약지수도 코로나사태 이전보다 8.1% 올랐다.

제약바이오주는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참여한 기업을 중심으로 관심이 모아지면서 판도가 재편됐다. 현재 뚜렷한 치료제가 없는 가운데 증시에서는 대체적으로 새로운 신약개발 보다는 기존 약물 중에서 치료효과를 입증하는 재창출 가능성에 후한 점수가 매겨졌다.

실제로 신약개발을 선언한 기업들의 주가 보다는 재창출 약물을 보유한 기업들의 주가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신약개발을 선언한 곳으로는 셀트리온이 21.2%로 상승폭이 높았고 유틸렉스(4.5%), 제넥신(17.8%)은 상승을 유지했지만 지노믹트리(-9.9%), 젬백스(-42.7%)는 오히려 하락했다.

반면, 기존 약물을 코로나19 치료제로 확대하는 연구에 힘을 쏟고 있는 신풍제약과 부광약품은 각각 138%와 83.7%의 높은 수익을 거뒀다. 이외에도 일양약품(55.8%), 동화약품(44.4%), 코미팜(40.3%) 등도 상승폭이 컸다. 시장 참여자들은 기존 약물에서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더 높게 샀다는 의미다.

그동안 약물 재창출로 기대되는 치료제로 애브비의 에이즈(HIV) 치료제 ‘칼레트라’,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 후지필름의 신종플루 치료제 ‘아비간’, 말라리아치료제 ‘클로로퀸’ 등이 대표적 치료제로 언급됐다. 이들은 게임체인저로서 기대감이 높은 약물들이다.

하지만 최근 렘데시비르 약효 논란, 클로로퀸 부작용 이슈로 게임체인저 찾기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모양새다. 반면, 해외 제약사가 개발한 치료제가 논란이 될수록 국산 치료제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까지 코로나19 치료제 또는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거나 선언한 국내 제약바이오사는 대략 30여 곳에 달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 GC녹십자, 보령바이오파마, 스마젠, 지플러스생명과학이 백신 개발 제약사에 이름을 올렸다.

치료제 연구에는 셀트리온,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대웅제약, 동화약품, 셀리버리, 노바셀테크놀로지, 이뮨메드, 카이노스메드, 코미팜, 젬백스, 엔지켐생명과학, 부광약품, 신풍제약, 일양약품, 파미셀, 녹십자랩셀, 앱클론, 큐리언트, 엔케이맥스, 에스티큐브, 올릭스, 올리패스, 바이오리더스, 테라젠이텍스, 크리스탈지노믹스, 서린바이오, 시노펙스, 에스맥, 진원생명과학 등이 개발에 나섰다.

이들 중 특히 시험관 내 실험(인비트로) 에서 코로나19 치료에 효과를 거둔 약물들이 주목되고 있다. 부광약품, 신풍제약, 일양약품, 대웅제약, 동화약품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

부광약품은 국내 제약사들 중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이다. 회사는 먼저 개발한 B형 간염 바이러스 치료제 '레보비르(성분명 클레부딘)'를 코로나19 치료제로, 임상2상 시험승인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최초로 받았다. 지난달 10일 인비트로 결과를 통해 레보비르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한 뒤 1개월 만인 지난 14일 임상2상 허가를 득했다. 이로 인해 이날 주가는 25% 수직상승해 마감됐다.

신풍제약은 지난 3일 인비트로 실험에서 말라리아치료제인 피라맥스의 주성분인 피로나리딘과 알테수네이트가 각각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런데 주목되는 점은 피로나리딘이 말라리아 치료제로 코로나19 치료 유력 후보물질 클로로퀸과 화학구조가 유사하다는 점이다.

특히 피로나리딘과 알테네수네이트 두 성분을 병용하면 24시간 후 바이러스 역가 억제율은 99% 이상, 48시간까지 지속력이 향상됐다고 알려졌다. 게다가 동시에 사용했을 경우 세포 독성이 감소했다는 것. 독성이 감소했다는 것은 안전성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때문에 현재 클로로퀸이 부작용 논란에 빠져 있는 만큼 동물실험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까지 억제하는 효과를 입증한 피라맥스가 코로나 치료제로 한층 기대되고 있다. 회사는 5월초 임상 신청이 유력하다. 코로나사태 이후 신풍제약의 주가 상승률이 139%에 이르는 까닭이다.

일양약품은 지난달 13일 자체 개발한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성분명 라도티닙)'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신약 후보물질이 코로나19치료에 인비트로 결과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회사 측에 따르면 슈펙트 투여 48시간 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대조군 대비 70% 감소했다는 것.

현재 코로나19 중증환자에게 사용되는 에이즈 바이러스(HIV) 치료제인 '칼레트라'와 독감 치료제인 '아비간'에 비해 효능이 우월했다. 회사는 부광약품보다도 앞서 인비트로 결과를 공개했지만 아직 임상 시험 승인을 받지는 못했다. 이로 인해 주가는 부광약품 상승폭(84%) 보다 적은 것으로 관측된다. 회사의 주가는 코로나사태 이후 100일 동안 56% 올랐다.

대웅제약은 지난 14일 자회사인 대웅테라퓨틱스와 ‘니클로사마이드’ 성분에 대한 임상시험 진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국민생활안전 긴급대응연구사업 지원으로 진행된 한국파스퇴르연구소의 코로나19 약물재창출 연구결과, 니클로사마이드(Niclosamide, 구충제)가 세포실험에서 렘데시비르 대비 40배, 클로로퀸 대비 26배 높은 코로나19 항바이러스 활성을 보였다는 것.

회사는 5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주도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영장류 효능시험을 거쳐 7월 임상시험계획을 신청할 예정이기 때문에 향후 주가 상승에 긍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동화약품은 천식치료제로 개발 중인 신약물질 DW2008에 대한 임상시험을 추진한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공개이후 지난 28일까지 주가는 48% 급등했다. 8,050원이던 주가가 11,900원까지 오른 것,

한국파스퇴르연구소가 수행한 COVID-19 항바이러스 활성 스크리닝 결과, DW2008은 세포실험에서 렘데시비르에 비해 3.8배, 클로로퀸 대비 1.7배 및 칼레트라 대비 4.7배 높은 항바이러스 활성을 보였다. 회사는 DW2008을 ‘SARS-CoV-2에 의한 질환의 예방 또는 치료용 약학적 조성물’로 특허를 출원했고 코로나19 치료목적 사용승인도 신청할 계획이다. 한편, DW2008의 원료 생약인 ‘작상(학명: Justicia Procumbens, 쥐꼬리망초)’은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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