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상당한 수의 시민들이 두통 증상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마스크를 장시간 착용한 이후 두통, 눈시림, 어지러움 증상을 느끼고 있다는 증언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KF94 마스크 착용 시간과 두통 사이에 밀접한 연관 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두통 방지를 위해 전체적으로 마스크 착용 시간을 최대한 줄이도록 노력하고 실내에서는 일반(일회용 마스크)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들리고 있다.

‘KF94 마스크’와 ‘두통’은 대형 포털 사이트의 지역 ‘맘’ 커뮤니티에서 최근 화두에 오르고 있는 키워드다.

지난 3월 5일 한 시민은 경기 파주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파주맘)에 “마스크를 착용한 뒤 외출을 했다가 돌아오면 두통과 눈시림 증상이 계속됐다”며 “마스크 냄새로 눈이 시리다가 곧 두통이 시작됐다. 진통제를 먹어야 할 만큼 증상이 심했다”고 밝혔다. 파주 시민들은 이들의 게시글에 두통 증상을 토로하는 내용의 댓글을 수 십개 달았다.

다른 시민은 부경(부산경남맘) 커뮤니티에 “지금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 중이지만 마스크를 끼고 나가야 할 수밖에 없는 때가 있다. 그때는 어김없이 두통이 함께 온다”며 “마스크를 착용한 다음날에도 두통이 심해서 코로나19 초기 증상으로 오해할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KF94 마스크 착용 이후 두통 증세를 보였다는 것.

실제로 최근 연구에 의하면, KF94 마스크는 두통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는 뜻이다.

2006년 미국 국립생명공학정보센터에서 발표된 “의료 서비스 제공 업체의 두통과 N95 얼굴 마스크”란 제목의 논문에서 연구팀은 2003년 사스 발병 이후 1년간 고위험지역에서 N95(KF94와 동일) 마스크를 착용한 의료진들을 대상으로 두통발생빈도와 관련된 설문조사를 벌였다.

여기서 의료용 N95 마스크는 KF94 마스크와 같다. 식약처 분류에 의하면 두 마스크는 평균 0.4㎛ 크기의 입자를 94% 이상 차단하는 효과를 지닌 방역 마스크 계열에 속한다.

조사에는 평균 31세(21-58 세)의 212명이 참여했다. 이 중 79명(37.3 %)의 응답자가 마스크 착용 이후 두통 증상을 보였다. 79명 중 26명 (32.9 %)은 한 달에 6번 이상 두통을 겪었다. 6명 (7.6%)은 평균 2일 정도의 병가를 냈다. 79명 중 47명(59.5 %)은 두통으로 인해 진통제를, 4명(2.1 %)은 두통 예방약을 각각 복용했다.

N95 마스크 착용 이후 진통제를 복용하거나 병가를 낼 정도로 심각한 두통 증상을 겪었다는 것.

연구팀은 “마스크 착용 이후 과거의 두통 병력도 더욱 악화할 수 있다”며 “N95 마스크 관련 두통의 원인은 저산소혈증과 과탄산혈증, 기계적 요인 등이 있었다. 4시간 이상 N95 마스크를 착용했을 경우 호흡 속도가 증가하고 흉부 불편감의 발생률이 더욱 높았다. 때문에 마스크 착용 기간이 짧을수록 두통의 빈도와 심각도가 감소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저산소혈증은 혈중 산소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저하된 경우로 전신 혹은 특정 장기에 산소 공급이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저산소증은 호흡곤란, 두통 및 의식 장애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KF94 마스크를 4시간 이상 착용할 경우 저산소혈증으로 두통이 유발될 수 있다는 것.

전문가들 사이에서 두통을 방지하기 위해서 K94 마스크 착용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는 배경이다.

강윤희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는 “KF94 마스크를 실내에서 장시간 끼고 있으면 두통 증세가 지속될 수 있다”며 “일반(일회용) 마스크로 교체를 권한다. 의심증상이 있거나 확진자를 가까이 접촉하지 않은 경우에는 일반(일회용) 마스크로도 코로나19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인적 없는 도로나 길거리를 걸어갈 때는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는 없다. 코로나19는 대부분 군중이 밀집한 실내에서 전파됐다”며 “다만, 두통이 있다는 이유로 필터가 없는 면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과학적인 근거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실외에서는 마스크 착용 시간을 가급적 줄이고 실내에서는 일반 마스크를 착용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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