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완치 판정에 대한 ‘허위음성’ 가능성을 제기하는 연구 보고서가 발표됐다. 세계적인 의학저널 ‘란셋’에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회복기에 접어든 환자 중 일부가 면봉에서는 코로나19 음성판정을 받았으나 가래를 통한 검사에서는 양성이 나왔다.

중국 광둥성 의과대학 감염병 센터 연구진은 지난 12일, 코로나19 회복기 환자가 검사 방법에 따라 결과가 다를 수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doi.org/10.1016/S1473-3099(20)30174-2).

연구진은 회복기에 접어든 코로나19 환자의 경우, SARS-Cov-2 RNA 바이러스가 인후 면봉보다 ‘가래’(induced sputum)를 통해 검사하는 것이 더욱 정확도가 높다고 밝혔다.

보고서에서 “가장 손쉽게 코로나19를 진단하는 방법은 인후 면봉을 통해 RNA 바이러스를 찾는 것”이라며 “하지만 이 방법은 회복기의 코로나19 환자에게는 ‘허위음성’ 결과를 보일 수 있고, 이렇게 퇴원한 환자들은 질병을 확산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먼저 연구진은 코로나19에 걸린 54세 남성과 42세 여성 환자에 대한 치료 경과를 정리했다.

코로나19 경증 환자로 분류된 첫 번째 환자는 54세 남성으로 당뇨병을 기저질환으로 갖고 있었다. 그는 입원 3일 전부터 발열 증상이 있었고 폐 CT 촬영 결과 양쪽 폐 모두에서 다발성 폐결절이 나타났다.

산소 및 약물치료를 병행한 결과 증상이 호전돼 3일 후에는 열이 떨어졌다. 이후 4차례의 폐 CT 촬영 결과 병변이 상당 부분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

두 번째 환자인 42세 여성은 입원 전부터 4일간 열이 있었고 입원 당시 촬영한 폐 CT에선 양쪽 폐 흉막 부근에서 산발적인 염증이 관찰됐다. 이 환자 역시 인후 면봉을 통해 바이러스가 검출돼 코로나19 경증 환자로 구분됐다.

일정 기간의 치료 후 열이 가라앉았다. 증상이 개선된 후 촬영한 4차례의 폐 CT 촬영에서도 병변이 사라진 것이 확인됐고 염증 역시 많이 가라앉았다.

 

[사진. 54세 남성(Case 1)과 42세 여성(Case 2)의 폐 CT 촬영 결과]

연구진은 이처럼 경미한 코로나19를 앓았다가 회복한 환자 2명에게 면봉을 통해 RNA 바이러스가 검출되는지를 확인했다. 이들은 24시간 간격으로 인후 면봉 3회와 항문 면봉 1회에서 검체를 채취했다. 검사 결과, 두 환자 모두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가래 검사에서는 정반대의 결과가 벌어졌다. 면봉 검사 1주일 뒤에 실시한 가래 검사에서는 코로나19 ‘양성’이 나온 것.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진은 환자들에게 마스크로 산소를 6L/min을 공급하며 10ml의 고장식염수(hypertonic saline)를 20분간 흡입하게 했다. 이렇게 생성된 ‘가래’를 검사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양성’이란 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결과에 연구진은 “코로나19 환자가 면봉 검사로 수차례 음성판정을 받고, 임상적으로도 치료가 끝나도 여전히 전염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다”며 “추가적인 질병 확산을 막으려면 확진자를 퇴원시키기 전에 인후 면봉이 아닌 가래 검사로 바이러스 유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현행 검사 방법에 바로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의는 “지금과 같이 대량의 확진자가 발생한 상황에서, 모든 환자에게 이 검사 방법을 적용하기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며 하지만 코로나19 경증 환자 중에서도 특별한 관리가 필요한 고위험군 환자들에게는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해당 보고서를 발표한 연구진 역시 ”관찰한 환자가 적은 만큼, 더욱 많은 환자에게 이 같은 방법을 사용해 평가해볼 필요가 있다”며 “그로 인해 얻은 결과를 토대로 임상 적용 가능성을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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