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 마스크 유통사에 대한 특혜 논란이 연일 화제다. 소수의 유통사가 마스크 독점공급을 통해 막대한 이윤을 남긴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유통업체 대표가 영부인과 연관이 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유통사는 ‘어불성설’이라는 반응을 보이는 한편, 정부는 이와 관련한 가짜뉴스를 ‘범죄행위’로 간주, 엄벌하겠다는 방침이다.

원활한 마스크 수급을 위해 정부가 ‘마스크 5부제’를 시행하는 가운데, 공적 마스크를 유통하는 일부 업체가 특혜를 받았다는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소수의 유통사가 마스크 독점공급을 통해 막대한 이윤을 남긴다는 것이 그 배경이다.

정부는 즉각 해명에 나섰다.

기획재정부를 비롯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조달청은 지난 9일, “공공성과 접근성을 고려해 전국에 2만 3천여 개가 있는 약국을 공적 마스크 판매처로 선정했다”며 “전국적 유통망을 갖춘 약국 유통업체 1, 2위인 지오영과 백제약품을 선택한 것은 지극히 합리적이다”고 밝혔다.

대한약사회 역시 독점 특혜와 같은 주장에 ‘사실무근’이라며 의혹을 일축했다.

약사회 관계자는 “업체 선정 단계에서 초기에는 지오영만 거론된 것이 맞다”며 “하지만 사안이 급박했기에 약국 유통업체 중 가장 규모가 큰 지오영을 우선 언급한 것이지, 그 외에 다른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후에 곧바로 백제약품을 비롯한 다른 유통사들을 추가로 논의했다”며 “약국 중에는 지오영 외에도 다른 유통업체와 거래하는 곳도 많고 지오영 단독으론 공적 마스크 전체 물량을 관리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실제로 전체 2만 3천여 개의 약국 중 약 25%를 백제약품이 담당하고 나머지는 ‘지오영 컨소시엄’에서 맡는다. 이 컨소시엄에는 지오영을 포함, 13개의 유통사가 있다. 애초에 제기됐던 ‘소수 업체에 독점적 공급권’이 부여됐다는 것 자체가 틀린 주장인 것.

유통업계 역시 이 같은 의혹에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백제약품 관계자는 “유통업체가 약국에 마스크를 1,200원에 공급한다는 주장은 도대체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만약 그 가격으로 약국에 공급했다면 당장 약사회에서 난리가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스크 제조사로부터 공급받는 마스크 가격도 900원이 아니다”며 “900원은 맨 처음에 조달청에서 책정한 가격이다. 실제로는 제조사별 마스크 공급가격이 천차만별이다. 900원에 맞춰서 주는 업체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이렇게 마스크 공급가격이 모두 다름에도 불구하고 유통사들은 물량 확보를 최우선 목표로 삼았기 때문에 전량 구매하고 있다”며 “이렇게 확보된 마스크를 약국에 공급하더라도 카드수수료와 1.8% 금융비용을 제하고 나면 남는 것이 거의 없다”고 하소연했다.

금융비용은 유통업체가 약국 또는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비용이다. 약국이나 병‧의원이 의약품 대금을 1개월 이내에 결제하면 유통사는 거래금액의 1.8%를 구매자에게 지급해야 한다. 또한 이 비용에는 의약품 공급가액(약값)에 부가세가 포함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마스크를 팔면 팔수록 이익이 생긴다’와 같은 주장에 대해선 그야말로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유통업체 관계자는 “이번 공적 마스크 공급은 평상시에 물류 운송을 하는 것과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며 “제조사로부터 마스크를 공급받아도 일일이 분류 작업을 거쳐 지역에 맞는 차량에 싣는 작업을 해야 한다. 어느 곳이든 손이 부족해 매일같이 초과근무에 주말 특근까지 하고 있어 인건비가 몇 배나 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주도는 물류 시간을 조금이라도 단축하기 위해 전량 항공운송으로 보내고 있다”며 “항공운송은 해상‧육상 운송보다 몇 배나 더 많은 운송비가 발생한다. 이런 상황에서 마스크를 팔수록 이익이 생긴다는 것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공적 마스크 유통업체에 연관된 가짜뉴스에 대해 강력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윤재관 청와대 부대변인은 최근 “사회를 호도하는 가짜뉴스가 도를 넘었다”며 “영부인인 김정숙 여사와 공적 마스크 유통업체인 지오영 대표와 인연이 있다는 것은 명백한 가짜뉴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둘은 서로 일면식도 없는 사이로, 김 여사는 숙명여고 출신이고 지오영 대표는 숙명여대를 나왔다”며 “단순히 ‘숙명’이라는 점을 연결해 동문이라 표현, 마치 연관이 있는 것처럼 포장했다. 이 같은 가짜뉴스에 대해 청와대는 원칙적인 입장에서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공적 마스크 유통업체들은 이런 가짜뉴스에 일일이 대응할 시간조차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의 백제약품 관계자는 “특혜 의혹과 같은 가짜뉴스에 일일이 대꾸할 여력도 없다”며 “하지만 아무 대응도 하지 않자 오히려 오해만 쌓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적인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이익과 상관없이 전 직원이 사명감 하나만으로 일하는 중이다”며 “우리뿐만 아니라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국민들이 이러한 부분을 좀 더 이해해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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