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마스크 품귀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시중 약국가에서는 위생용 마스크를 파는 곳을 찾기 힘들 정도다. 설사 구한다 해도 지난 구정이후 천정부지로 오른 마스크 가격도 서민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때문에 국민들 사이에서는 기존 일회용 마스크를 재사용하는 방법이 화자 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해외 직구를 통해서라도 싼 가격에 마스크 확보를 하려 하지만,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해외 직구 플랫폼을 운영하는 국내의 한 업체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2월 6일까지 마스크의 해외 직구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147%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남에 사무실이 있는 직장인 A씨(36세‧여)는 “이번 바이러스로 인해 매일 출퇴근 길에 마스크를 착용한다”며 “추가 구매를 위해 최근 인터넷 쇼핑몰에서 마스크를 주문했으나 배송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남아있는 마스크가 몇 개 없어 걱정이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일회용 마스크를 재사용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게 된 배경이다.

그러면서 “정 방법이 없다면 일반 면 마스크라도 계속 세탁해서 사용하는 방법까지 고려하고 있다”며 “또한 일회용 마스크를 재사용하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재사용 방법이 효과가 있을지 몰라 고민이다”고 말했다.

일회용 마스크 재사용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온라인 세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용닥터’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전문의 유튜버는 지난달 ‘우한폐렴 마스크, 한 번만 쓰고 버려야 할까?’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게시했다. 해당 영상은 11일 기준으로 조회 수가 약 68만건을 돌파하며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영상에서 용닥터는 “미국 질병관리본부(CDC)의 지침서 ‘PANDEMIC PLANNING’에 따르면 의료기관에서 의료인들이 사용하는 ‘N95’ 마스크에 대한 1회 사용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 마스크는 국내 KF80~94 수준의 필터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침서에선 마스크의 1회 사용 기준을 먼지가 많은 환경에서 8시간으로 잡고 있다. 하지만, 의료기관이나 일반 환경에서는 사용시간보다는 위생적인 부분에 좀 더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CDC 지침에 따르면 사용시간에 상관없이 ▲마스크가 심하게 구겨지거나 파손이 된 경우 ▲육안으로 또는 비육안으로 마스크가 확실하게 오염이 된 경우 ▲마스크를 착용했을 때 호흡이 잘되지 않는 경우에는 마스크를 폐기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한 용닥터는 앞서 언급한 ‘1회 사용 - 8시간’을 기준으로 일반인들이 평소에 어떻게 하면 마스크를 재사용할 수 있는지를 설명했다.

용닥터는 “등굣길이나 출근 후에 마스크를 보관할 때는 절대 접거나 구겨서는 안 된다”며 “마스크의 고무줄 부분을 고리에 걸어둬야 한다. 또한 통풍이 잘되고 위생적인 보관함 같은 곳에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바이러스나 초미세먼지와 같은 작은 입자들은 마스크에 있는 필터에서 정전기 작용을 통해 걸러지게 된다”며 “하지만 마스크에 습기가 차게 되면 정전기가 작용하지 못해 필터링 기능을 잃게 된다. 때문에 올바른 방법으로 보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재사용 가능 근거는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상하이 연구진은 간단한 처리를 통해 일회용 마스크를 재사용해도 된다는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푸단대학 연구진은 최근 ‘일회용 보건 마스크 재사용을 위한 안전하고 편리한 기술에 관한 실험적 연구’라는 논문을 ‘미생물과 감염(Journal of Microbes and Infections)’ 저널에 게재했다.

논문에 따르면 연구진은 바이러스를 불활성화(不活性化) 시키면서 일회용 마스크의 필터 기능은 그대로 유지하는 두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먼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대신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마스크 위에 투여한 뒤 ▲고온 오븐을 통한 건식 열처리 방식과 ▲헤어드라이어를 통한 열풍으로 바이러스가 사멸되는지를 확인했다.

바이러스 불활성화를 위해 오븐 실험의 경우 56℃에서 30분간 건식 열처리를 진행했고 헤어드라이어 실험은 중형 헤어드라이어를 최대 출력으로 해서 마스크로부터 10~20cm 거리에서 30분간 열풍을 가했다. 그 이후에 마스크에 남아있는 바이러스가 기존 바이러스와 비교해 얼마만큼이 남아있는지를 확인했다.

실험 결과 오븐의 경우 바이러스가 마스크에 일부 남아있었으나, 헤어드라이어는 바이러스가 원래 상태보다 1/1,000,000~1/10,000,000 수준으로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일회용 마스크의 필터 기능은 모든 실험 전후에 걸쳐 정상적인 상태로 유지됐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일회용 마스크를 사용했더라도 헤어드라이어로 30분간 열풍을 가하면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정부는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한 홍보에 나선 울산시 관계자는 “한 번 사용한 마스크는 먼지나 세균에 오염되어 있을 수 있으므로 가급적 재사용하지 않을 것을 권고한다”며 “수건이나 휴지 등을 덧댄 후 마스크를 사용하면 밀착력이 감소해 미세입자나 비말 차단 효과가 떨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앞서의 유튜버와 연구진 역시 현재 ‘특수한 상황’임을 강조하며 주의 사항을 분명히 했다.

용닥터는 게시글을 통해 “예방은 과잉 예방일수록 좋다”며 “마스크 수량이 풍족하다면 무조건 자주 갈아 끼는 것이 좋다. 최근 마스크값 폭등, 품절에 따른 질문들이 많아 기준 제시에 도움을 주고자 만든 영상이다”고 밝혔다.

상하이 연구진 역시 논문 말미에 “요즘같이 마스크가 심각하게 부족한 상황에서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진 재사용법이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지금과 같은 비상시기에는 이 같은 방법을 권장하지만, 평상시나 의료기관 등에는 권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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