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의 지난해 4분기 성적에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대내외 어려운 경영환경에서도 기대 이상의 4분기 성적표를 받아든 곳이 있는가 하면, 라니티딘 사태 등으로 발목 잡힌 곳도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대체로 매출은 성장할 것으로 보인지만 수익성 저하의 분위기는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팜뉴스는 업계 및 증권가 자료를 근거로 ‘1조 클럽’에 가입될 주요제약사들의 4분기 실적을 전망했다.

4분기 실적에 대한 기업별 목표치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종근당은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1조클럽 가입을 확정짓고 올 성장에 대한 목표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천억 원 선에 걸쳐 있는 만큼 올해도 실제 벌어들인 이익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작년 1조5천억 원의 매출을 2년 연속 올릴 것으로 관측되는 유한양행은 올해도 ‘선두자리’ 지키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이며 녹십자는 4분기 ‘흑자전환’을 통해 올해 본격적인 수익성제고에 힘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또 막대한 소송비용과 라니티딘 사태에 4분기 실적이 발목 잡힌 대웅제약 입장에선 실적 부진을 돌파할 타개책을 통해 올해 성장 내실화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 한미, ‘내수 성장’에 지난해 영업이익 ‘1천억’ 전망

한미약품의 4분기 실적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당초 시장의 기대치를 웃돌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8,107억 원, 영업이익은 739억 원을 달성한 상태로 4분기 내수 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올해 총 매출은 1조1천억 원을 넘어서고 영업이익은 1천억 원 달성이 전망된다.

당초 시장은 한미약품에 대해 전문의약품(ETC)의 내수 성장으로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전년 제넨텍으로부터 분기마다 90억 원씩을 받아오던 기술 수출료가 지난 4월 종료됨에 따라 영업이익만큼은 감소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자체개발 제품의 매출 성장이 이익 개선에 힘을 보탤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한미약품의 자사 유통데이터를 기준 100억 원의 매출을 돌파한 블록버스터 전문의약품(ETC)만 19개 품목으로 국내 제약사중 최다 품목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고마진 제품 고혈압약 ‘아모잘탄’(780억 원), ‘아모잘탄플러스’(200억 원), 고지혈증 치료제 ‘로수젯’(862억 원)을 비롯해 라니티딘 사태로 급성장 하고 있는 역류성식도염치료제 ‘에소메졸’(471억 원), 발기부전치료제 ‘팔팔’(328억 원), 고혈압약 ‘아모디핀’(263억 원), 뇌기능개선제 ‘카니틸’(254억 원) 등이 내수 실적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지난 3년간 이들 제품의 매출 성장률은 평균 49.6%로, 원외처방 상위 제약사의 블록버스터 제품 매출 성장률 3년 평균인 16.1%를 크게 웃도는 수치.

계열사들의 실적도 한미의 성장세를 거들 것으로 분석된다. 북경한미는 매출이 9.6% 성장해 2,500억 원에 이르고 영업이익은 39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미정밀화학도 세파계 항생제 수출 증가로 매출이 1,00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미약품의 4분기 예상 매출은 전년도와 비교해 약 11% 정도 성장한 3,250억 원, 영업이익은 70% 증가한 270억 원으로 추정된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사노피와의 계약조정으로 인해 임상 3상 비용이 연간 200억 원 이상 축소되면서 당초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 넘을 전망이다.

한미약품의 2019년 전체 매출은 약 1조1357억 원(전년 비 11.8%↑), 영업이익은 1010억 원(20.8%↑)으로 기대된다.

>> 유한양행, 2년 연속 매출 1조 5천억 ‘도전’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유한양행이 3분기만 102억 원의 영업이익 실적 턴어라운드 후 4분기도 100억 원 규모의 양호한 영업이익이 기대된다. 다만, 2019년 매출은 2018년에 이어 1조 5천억 원 달성을 가까스로 지켜낼 전망이다.

영업이익이 양호할 것으로 기대되는 데에는 신약 기술수출을 통한 계약금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3분기에 기술수출 계약금은 얀센 18억원, 베링거인겔하임 42억 원, 길리어드사이언스 16억 원 등 라이선스 수익으로 87억 원이 반영됐다.

이에 4분기에 있을 기술료 유입도 100억 원 이상의 수익이 반영될 것으로 추정되며 뉴오리진 사업부의 분사에 따른 40억 원의 비용 감소가 영업이익을 올리는데 한몫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유한화학의 감가상각비가 줄어들면서 회사의 적자폭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4분기 매출 실적은 전년도 대비 2% 내외 수준 성장에 머무를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내수 실적 부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앞서 3분기에도 ETC(전문의약품) 부문 매출이 지난해보다 4% 감소한 2,460억 원을 기록했는데 여기에는 블록버스터급 도입 신약인 비리어드, 트라젠타, 트윈스타의 제네릭 출시와 화아자 ‘프리베나’(폐렴구균), GSK ‘플루아릭스’(독감 4가) 등 도입품목의 판권계약 해지가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 같은 추세는 4분기에도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로수바미브’, ‘아토르바’ 등 고지혈제와 고혈압+고지혈 복합제의 판매고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어 이를 어느 정도 상쇄할 것으로 풀이된다.

유한양행의 4분기 예상 매출은 전년도와 비슷한 4,135억원, 영업이익은 100억원으로 추정된다. 2019년 전체로는 매출 1조5,002억 원(전년비 1.2.%↓), 영업이익 140억 원(72.1%↓)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 녹십자, 백신매출 성장 ‘견인’...4분기 ‘흑자전환’ 기로

녹십자는 3분기 백신 매출과 혈액제제의 판매호조로 양호한 실적을 나타냈다. 당초 노보노디스크의 유통계약 종료로 인슐린 제제의 공백과 터키 수두백신 수주 지연으로 실적 부진이 우려됐지만 내수에서 4가 독감백신이 527억 원의 매출로 작년 대비 14% 증가했다. 여기에 혈액제제도 내수 호조와 알부민의 중국 수출이 확대되면서 3분기 영업이익은 30% 증가한 366억 원을 시현한 깜작 서프러이즈를 연출했다.

하지만 4분기를 바라보는 시장의 분위기는 대체적으로 영업손실이 발생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 4분기 인센티브 지급으로 급여비용은 전분기보다 70억 원이 증가한 220억 원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경상연구개발비도 330억 원 이상 집행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최소 100억 원 이상의 추가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 것.

이에 일각에서는 4분기 매출은 3,400억 원, 영업이익은 약 100억 원의 적자를 시현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렇지만, 독감백신이 유행하면서 북반구 독감백신 수출 등 150억 원 이상의 대규모 수출이 추산되고 일반의약품의 성장, 비용통제 등으로 예상외 어닝 서프라이즈의 가능성도 점쳐진다.

본지는 시장평가와는 다르게 녹십자의 4분기 예상 매출을 전년보다 6.7% 성장한 3,700억 원, 영업이익은 작년 4분기 적자에서 올해 흑자로 돌아서 25억 원 이상을 추정했다. 이에 2019년 총 매출 규모는 1조3,861억 원(전년비 3.8%↑), 영업이익 601억 원(19.7%↑)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 대웅제약, ‘소송비’ 증가에 알비스 ‘매출 공백’ 우려까지

대웅제약은 3분기에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알비스’의 회수와 관련해 49억 원의 회수 충당금을 설정했고 보톨리눔 톡신 균주 소송으로 104억 원, 글로벌 구조조정 비용 38억 원이 반영되면서 실적 부진의 직격타를 맞은 것.

문제는 4분기에도 실적 회복은 어려울 전망이다. 연 매출 600억원(분기 150억 원)에 달하는 알비스의 매출 공백과 균주 소송비용, 글로벌 구조조정 비용이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나보타가 양호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고 위궤양약 알비스를 제외한 ETC 부문에서 도입상품인 고지혈증치료제 ‘크레스토’, 고혈압약 ‘세비카’, 위염약 ‘넥시움’ 등의 매출이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OTC 부문의 주력 품목인 간장해독약 ‘우루사’와 종합비타민 ‘임팩타민’도 안정적 성장이 지속되고 있으며 기능성 소화제 ‘가스모틴’ 등으로 알비스 처방 공백을 대체해 나가고 있어 올해부터 충격 흡수를 통해 재성장이 기대된다.

한편, 4분기 나보타 수출금액은 80억 원(전년 비 926%↑)으로 예상되며 유럽허가에 따른 유럽향 수출은 올해부터 반영될 전망이다.

연결기준 대웅제약의 4분기 예상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2,700억 원, 영업이익도 30억 원 내외로 추정된다. 2019년 매출 누계는 1조958억 원(전년 비 6.2%↑), 영업이익 445억 원(80.9%↑)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 종근당, ‘1조 클럽’ 확정...실적 자신감 ‘발로’

종근당은 지난 4분기 별도기준 매출 2,978억 원(누적 1조 786억 원, 전년 비 12.3%↑), 영업이익 210억 원(누적 770억 원, 전년 비 14.1%↑)의 산뜻한 실적 상승을 거뒀다. 앞서 3분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암젠 프롤리아의 급여 확대로 올해 매출이 412% 급성장했으며 CJ헬스케어와 ‘케이캡’ 코프로모션에 따른 매출도 3분기에만 127억 원을 기록하면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갔다. 여기에 네스프 바이오시밀러의 일본 품목허가에 따른 일회성 기술료 34억 원이 반영되면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연출한 것.

여기서 주목할 점은 회사가 지난달 31일 주요 제약사들 중 가장 먼저 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는 점이다. 이는 비록 외부감사인의 검토를 받지 않았지만, 이는 실적 성장에 대한 자신감의 발로로 돋보이는 성적을 냈음을 의미한다.

4분기 실적도 당초 시장의 기대치 보다 높게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4분기 매출로 2,800억 원 내외, 영업이익은 200억 원에 못 미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전문의약품의 판매 증가가 호성적을 내면서 성장을 견인했다. 기존제품인 당뇨약 ‘지누비야’(361억 원), 뇌기능개선제 ‘글리아티린’(156억 원), 폐렴구균백신 ‘프리베나’(139억 원) 등이 크게 성장했고 신제품 위식도역류질환약 케이캡이 런칭 첫해임에도 328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면서 영업력을 과시했다.

다만, 종근당의 4분기 R&D 비용은 지난해 보다 20% 이상 늘어난 427억 원으로 추정되면서 영업이익은 매출확대의 기대치보다는 적은 결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렇게 올해 늘어난 R&D 투자 비용은 본격적인 성과로 도출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자가면역질환치료제 CKD-506, 헌터증후군 CKD-504 등의 임상 결과에 따라 기술수출에 따른 수익 개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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