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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소독제 제조법 두고 ‘갑론을박’
손소독제 제조법 두고 ‘갑론을박’
  • 최선재 기자
  • 승인 2020.02.05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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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혼란 부추겨... 손소독제 효과 관련 입장 뒤집기도
약사 유튜버 제각기 다른 접근 방식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폐렴) 사태가 정점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약사 유튜버들이 ‘손소독제 제조법’ 관련 영상을 앞다투어 내놓고 있다. 하지만 유튜버들 사이에서도 배합 비율에 대해서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논란을 부추기고 있는 모양새다.

심지어 최근 손소독제가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 효과가 없다고 단언한 약사 유튜버가 뭇매를 맞고 사과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약사 사회 내부에서는 약사 유튜버의 전달 방식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손소독제가 품귀현상을 겪고 있다. 쇼핑몰을 통해 손소독제를 주문했지만 취소를 당하거나 약국을 찾아다녀도 구할 수가 없다는 아우성이 들려오고 있는 분위기다. 소독용 에탄올과 글리세린을 혼합하는 방식의 ‘자가 제조법’이 뜨거운 주목을 얻고 있는 배경이다.

약사 유튜버들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유튜브에서 ‘손소독제 만들기’란 키워드를 검색하면, 약사 유튜버들의 손소독제 관련 영상이 봇물을 이룬다. ‘약사’라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쉽고 간편한 방식으로 손소독제를 제조할 수 있다는 내용이 주로 담겼다.

최근 A 약사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약사가 알려주는 5분 만에 손소독제 만드는 법”이란 제목의 영상을 통해 “손소독제를 만들기 위해 소독용 에탄올, 정제수와 글리세린이 필수다”며 “소독용 에탄올 농도는 83% 짜리인데 일반 손소독용 제품의 에탄올은 62%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율을 맞추려면 에탄올과 정제수를 ‘4대1’ 정도로 섞어야 한다”며 “이렇게 하면 66%의 농도를 지닌 에탄올이 된다. 소독용 에탄올 160밀리리터(㎖)에 정제수 40mg을 붓는다. 다음으로. 글리세린을 적당히 떨어트려주면 손소독제가 완성된다”고 밝혔다.

문제는 다른 약사 유튜버가 시청자들이 버젓이 보는 공간에서 A 약사의 손소독제 제조법에 대해 엇갈리는 의견을 내놓았다는 점이다.

B 약사 유튜버는 댓글을 통해 “지금 상황에서는 더욱 정확한 정보를 알려 드리는 게 맞다”며 “약국에 파는 소독용 에탄올의 농도는 83%가 아니다. 농도는 질량백분율 기준이기 때문에 에탄올의 밀도인 0.789g/ml와 순도를 고려하면 약 75%이란 결론이 나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총 에탄올의 질량(g)/총 용액의 질량(g)으로 구하면 비율이 이렇다. 영상에 나온 것처럼 혼합하면 에탄올 농도가 50%정도로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두 약사는 댓글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펼쳤지만 뚜렷한 결론이 나지 않았다.

약사 사회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약사는 “일반적으로 에탄올 농도의 권장량이 60%다”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을 위해서도 농도가 지켜져야 한다. 하지만 50%이하로 떨어지면 예방 효과가 없을 확률이 올라간다. 두 약사들은 전문가이기 때문에 신뢰가 높다. 의견이 대립하면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C 약사 유튜버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손 세정제를 너무 믿지 말라”며 “손소독제는 주성분이 에탄올(알코올)이다. 알코올은 바이러스를 죽이지 못한다. 박테리아, 즉 세균을 죽이는 약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손소독제로 없앨 수 없다”며 “대부분의 감염이 손에서 입이나 코로 들어가서 감염된다. 손소독제를 쓴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흐르는 물에 손을 자주 씻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C 약사는 지난달 27일 ‘우한바이러스 대처법 수정’이란 제목의 영상을 통해 “빠르게 정보를 공유해 드리려는 마음이 앞선 탓에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공유했다.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외피가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손소독제로도 억제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손소독제 예방 효과를 부정했다가 이를 다시 뒤집고 사과하는 ‘촌극’을 벌인 것.

일부 시청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한 시청자는 “이전 동영상 정보 공유했다가 욕만 먹었다. 신뢰가 없다”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다른 시청자 역시 “이전 영상보고 이미 주문해 놓은 손소독제를 취소해버렸는데 이후엔 품절이라 다시 구입할 수가 없다. 원망스럽다”고 덧붙였다.

약사 사회 내부에서는 이들 유튜버들의 의사소통 방식에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다른 약사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국가적으로 굉장히 중대한 위기를 겪고 있다”며 “약사들 유튜버들이 전하는 잘못된 정보가 국민들에게 혼란을 주어서는 절대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약사들의 전달방식이 문제가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헌이나 연구논문 등 출처를 명확히 하지 않고 손소독제 제조법을 설명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정보전달의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약사 유튜버들은 신중한 태도로 코로나 바이러스 이슈를 다룰 필요가 있고 무엇보다도 출처를 확실히 명기한 설명방식으로 영상 제작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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