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김진규 (pharm123kr@pharmnews.co.kr)

 

산 마르코 광장이 위치한 베네치아는 베네토주의 주도이며 물의 도시라 불리는 곳으로 이탈리아의 북동부에 위치해 있다. 이곳 베네치아는 흔히들 셔터를 누르는 대로 작품이 나온다고 할 정도로 독특하고 인상적인 풍경과 역사적 건물들이 많은 덕분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 중 한 곳이기도 하지만, 과거부터 해상무역의 본거지로서 베니스의 상인들의 활약에 힘입어 경제적으로 가장 부강한 도시로 성장하였다.

베니스의 상인들이 유럽에 최초로 커피를 소개 하였는데 이때가 1616년이고 그 장소가 베네치아라는 점에서 이태리라는 나라뿐만 아니라 베니스 자체가 커피 문화에 있어 큰 역할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이슬람교도들이 즐겨 마시는 이교도의 음료라고 해서 금기시 되었으나 교황 클레멘트 8세가 너무 훌륭한 음료라고 커피에 세례를 준 것이 계기가 되어 기독교인들이 마실 수 있는 음료로 인식이 되면서 유럽 전역에 퍼지게 되었다.

 

 

1645년 베네치아에 최초의 커피하우스가 문을 열었으며, 1720년 베네치아에서 가장 번화한 산 마르코광장에 문을 연 ‘카페 플로리안(Florian)’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카페다.

또한 1901년 밀라노 사람인 루이지 베제라에 의해 에스프레소 기계가 최초로 발명되면서 이태리는 커피의 종주국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적도를 중심으로 북위 25도와 남위 25도 사이에서 재배되는 커피는 아프리카와 남미 그리고 아시아 지역에서 주로 생산되기 때문에 이태리에서는 전혀 생산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태리가 커피 문화의 중심으로 자리를 잡고 있을까? 첫번째는 고품질의 커피 생두 확보다. 커피 산지에서 일반적으로 이루어지는 커피 생두에 대한 경쟁입찰 방식을 피하고 질좋은 커피 생두를 확보하기 위하여 미리 웃돈을 주고서라도 양질의 커피 생두를 선점한다.

두번째는 철저한 품질관리다. 1차적으로 항공을 이용한 커피 생두 샘플 검사, 배에 선적하기 전에 진행하는 2차 검사 그리고 창고에 입고하기전에 진행하는 3차 검사 등의 철저한 품질관리가 그 비결이다.

세번째는 기후 변화 등 매년 달라지는 작황에 따라 생두가 가진 맛이 조금씩 변하는데, 오랜 역사와 전통으로 어떤 작황에서도 일정한 맛을 만들어 내는 탁월한 커피 블렌딩 기술이 이태리 커피 문화의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에서 바로 가는 직항편이 있지만, 필자는 주로 샤르드골이나 프랑크푸르트 등의 유럽 허브 공항을 이용하여 베니스의 마르코폴로 공항으로 간다.

출장으로 가다 보니 비행시간도 맞춰야 하고 또한 가는 길이나 돌아오는 여정의 출발점이 유럽의 다른 나라일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공항에 내리면 본사에서 차를 보내주기 때문에 출국장을 나서면 “Welcome Mr. Kim”이라는 안내판을 들고 기다리는 기사분들이 있고, 차에 오르면 호텔로 바로 가기 때문에 시내 교통은 편리하다. 시차적응과 본사 동료들과의 별도 미팅 등을 이유로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일정을 잡기 때문에 운이 좋으면 근처 베니스로 다녀올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영어로는 베니스, 이탈리아어로는 베네찌아(VENEZIA)로 불리는 물의 도시는 400여개의 다리로 연결된 118개의 작은 섬과 177개의 운하로 이루어져 있으며, 자동차가 들어가지 못하는 도시로 연간 2~3천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베니스에서는 바포레또라고 불리는 해상 버스를 타고 이동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걸어서 볼만한 규모이기 때문에 인근 무라노나 부라노섬 등으로 갈 계획이 없다면 걸어 다니는 것을 추천한다.

갈림길마다 노란색 화살표에 방향과 행선지가 잘 표시되어 있기 때문에 쉽게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어 길을 잃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산타루치아(Venezia Santa Lucia) 역에서 출발하여 오늘의 목적지인 산 마로코 광장으로 간다. 관광객들의 흐름을 따라가면 가져간 지도는 거의 보지 않고도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높은 제방이라는 뜻의 리보알토에서 이름이 유래된 리알토 다리(Ponte di Rialto)는 베네치아의 대표적인 다리로 도시를 관통 하는 대운하에서 폭이 가장 좁은 곳을 골라서 다리를 놓은 곳이다.

배들이 쉽게 드나들 수 있도록 가운데 부분을 높여 두었으며, 다리 아래쪽은 시장이 있다.

리알토 다리를 지나 좁은 골목과 운하 사이를 걸어가면 과거 나폴레옹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응접실이라고 격찬한 산마르코 광장이 나온다. 베네치아 여행의 중심이라 할 만큼 주변에 볼것들이 많고 한국분들도 쉽게 마주치는 곳이다.

카페 플로리안은 광장의 남쪽에 위치한 프로쿠라티에 누오베 (Procuratie Nuove)라고 불리는 건물에 자리하고 있는데, 과거 바이런, 괴테, 바그너 등이 단골손님이었고, 당시 유일하게 여성이 출입가능한 카페였기 때문에 카사노바가 자주 출입한 곳이기도 하다.

느긋하게 커피 한잔을 주문하고 있으면, 카페플로리안의 악사들이 연주를 한다. 여유있게 점심을 즐기며 와인을 곁들이는 현지인들이 보이고, 악사들의 연주에 맞춰 즉석으로 춤을 추는 분들도 있다. 이태리는 회사에서도 점심 식사에 와인이 같이 준비 되는 문화가 있기 때문에 삶이 여유롭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치열한 현대의 경쟁 세계에서 한발짝 비켜서 있다고 해야하나 어떻든 매일이 긴장의 연속인 한국인의 관점에서는 가끔씩 부럽기는 하다.

출장 일정으로 베니스를 자주 찾는 편이었지만 카페 플로리안은 반드시 들러서 간단한 점심 식사를 하거나 커피를 주문하고 앉았다가 간다.

관광객들 사이에서 그들만의 문화를 느껴보기에 충분하기 때문이고 또한 주변 관광지를 산책하다 보다 보면 자연스레 거쳐가는 곳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12사도 중 한명인 산마르코의 유해를 모시기 위해 세워진 산마르코 성당이나, 세계에서 가장 큰 유화인 틴도레토의 천국 (Paradiso)가 유명한 두칼레 궁전, 한때 카사노바가 수감된 적이 있는 프리지오니 지하 감옥으로 향하는 탄식의 다리, 산조르조 마조레 성당 등이 근처에 있기 때문에 시간 여유가 되는대로 돌아보면 된다.

하루정도 숙박을 하는 일정이라면 바포레토를 이용하여 유리공예가 유명한 무라노섬과 화려한 원색의 섬인 부라노섬을 방문하는 것도 좋다.

무라노섬을 거쳐 부라노섬을 다녀온 적이 있는데 무라노섬의 장인들이 시연하는 유리공예를 보면 감탄이 절로 난다. 입으로 불어 각종 제품을 만들어 내는데, 수공예기 때문에 세계에 하나씩만 있는 작품들이다.

대한항공에서도 판매하는 Alexader Aqva Di Vita(알렉산드 그라파 로즈)라는 술의 병도 베니스의 장인들이 입으로 불어 만든 핸드메이드 제품으로 유리병속의 붉은 장미는 영원히 시들지 않는 알렉산드 그라파의 아름다움을 상징한다고 하니 그 기술이 얼마나 정교한지 알 수 있다.

또한 부라노섬은 원색의 건물 외벽들이 눈길을 끄는 곳으로 천천히 섬을 둘러보고 길거리 카페에서 커피한잔을 하고 돌아오면 된다.

관광객들이 많고 간단한 영어는 통하기 때문에 한국인이라면 단체관광이 아니라도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곳이다.

또한 이태리는 식재료가 가진 고유의 맛을 잘 살리기로 유명하고 또한 에스프레소가 잘 발달한 나라이기 때문에 현지에서 더티워터(Dirty Water)라 불리는 아메리카노를 찾지 말고 가게마다 고유의 맛을 자랑하는 에스프레소 커피를 즐겨볼 것을 추천한다.

이태리 음식을 먹고나서 마시는 에스프레소 한잔은 부드러우면서도 고소한 크레마를 넘어 마지막 한방울까지 여운이 길게 간다.

출처 : 힐링앤라이프(http://www.healingnlif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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