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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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으로 전국이 공포에 떨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추가적인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팜뉴스 취재진이 ‘서울 주요 대형병원 감염 방지 실태’를 점검한 결과, 보건 당국의 의지와는 달리 대형병원의 일부 의료진들이 안일한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모습이 드러났다. 의료진의 마스크 미착용은 물론, 방문객들의 중국 방문 이력조차 제대로 확인이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기자는 30일 서울에 있는 S 상급종합병원을 찾았다. 병원 입구는 일부 차단돼 있었다. 출입이 통제된 입구에는 ‘병원 출입은 외곽으로 이동해 본관 1층 또는 신관 1층을 통해서만 출입할 수 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1층 입구를 찾아 병원 주변으로 향한 순간, 커다란 천막이 눈에 띄었다. 천막에는 커다란 글씨로 ‘선별 진료소’라고 적혀 있었다. 천막 주변에는 전신을 방역복으로 감싼 사람들이 있었고, 손 소독제 냄새가 코를 찌를 정도로 심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우한 폐렴에 대한 대응이 원활하게 이행되는 것처럼 보인 것.

하지만 병원 내부를 둘러본 순간, ‘반전’이 일어났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상당수의 의료진이 눈에 들어온 것. 엘리베이터나 진료 대기실에서도 마스크를 미착용한 의료진들을 다수 발견할 수 있었다.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는 전국 의료기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의료기관 관련 지침’을 발표하며 감염 예방을 위해 ‘의료진이 평상시 보건용(수술용)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원내 감염감시와 예방조치를 누구보다 철저하게 지켜야 할 S병원 의료진들은 이러한 지침을 지키지 않고 병원을 활보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곳뿐 만이 아니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의료진은 다른 병원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서울의 Y 상급종합병원 내부에 들어서자 마스크를 미착용한 의료진들이 보였다. 심지어 한 간호사는 마스크를 턱에만 걸친 채 업무를 보고 있었다.

사진=Y병원 출입 현장 모습
사진=Y병원 출입 현장 모습

문제는 또 있다. 바로 병원을 출입하는 입구에서부터 ‘빈틈’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 질본 지침에 따르면 의료기관과 의료인은 우한 폐렴 전파 예방을 위해 모든 내원 환자에 대한 문진, ITS(해외여행력조회시스템)‧DUR(의약품안전서비스) 조회를 통해 내원 환자의 여행력을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이 오고 가는 Y 병원 본관 정문에는 건물 출입을 통제하는 직원이 없었다. 또한 중국 방문력을 확인하는 절차도 없었다. 병원 내부에는 열화상 카메라와 손 소독제가 설치돼 있었으나 소독제를 사용하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심지어 Y 병원이 개방한 일부 출구의 경우, 방문객을 확인하는 직원도 없었을 뿐더러 열화상 카메라조차 설치돼 있지 않았다.

병원을 방문한 외래 환자는 “이곳은 이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며 “최근에 다녀온 다른 종합병원과 비교했을 때 여기는 출입 관리가 철저하지 않은 것 같다. 입구에 있어야 할 열화상 카메라도 보이지 않는다. 제대로 관리가 되고 있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장 실태에도 불구하고 해당 병원 관계자는 관리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Y 종합병원 관계자는 “병원 차원에서 보건 당국의 지침을 이행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ITS와 연계해 병원을 방문하는 모든 방문객에게 일일이 중국 방문력을 확인하고 있다. 또한 일부 개방된 입구에는 열화상 카메라와 관리 인력들을 배치한 상태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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