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막판 스퍼트’가 매서웠다. 국내 제약사들의 작년 원외처방 실적은 지난 12월에 사상 최대인 1조2,300억원을 돌파하면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 가운데 한미약품은 국내 업계 최초로 작년 6천억원을 넘어서는 실적을 달성했고 셀트리온제약은 작년과 비교해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반면, 라니티딘 사태의 직격타를 맞은 대웅제약과 일동제약은 지난해보다 역성장한 결과를 보였다. 국내 제약사들이 2019년 마지막 한 달 전속력 질주 속에 2020년에도 성장이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0일 증권가 및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월 국내 전체 원외처방액은 1조2,389억원으로 전년동기(1조1,112억원) 대비 11.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0월(1조2,056억원) 기록을 경신한 것으로 지난해 연말 사상 최고치를 올린 것. 이는 기대 이상의 성과로 올해 약가인하 압박에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해가 예상되지만, 영업활동과 경영전략을 통해 성장 도약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

12월 원외처방액이 200억원 이상인 국내 매출상위 제약사들의 실적을 보면, 한미약품(원외처방 587억원, 전년비 10.7% 성장), 종근당(485억원, 9.8%), CJ헬스케어(278억원, 23%), 유한양행(263억원, 12.3%), 대원제약(250억원, 11.3%), 한독(237억원, 14.7%), 동아에스티(222억원, 15.2%), 대웅바이오(202억원, 23.2%)의 처방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100억원 이상 중견제약사 중에는 한국유나이티드제약(174억원, 14.4%), LG화학(172억원, 47%), 제일약품(170억원, 17.2%), 셀트리온제약(169억원, 49.3%), JW중외제약(167억원, 8.5%), 보령제약(161억원, 22.4%), 휴온스(118억원, 20.3%), 부광약품(102억원, 13.1%)이 1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대웅제약(333억원, -6.1%), 삼진제약(174억원, -1.8%), 일동제약(140억원, -5.4%), 안국약품(123억원, -4.2%)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제약사별로 보면, 한미약품은 지난 12월 원외처방 규모가 전년대비 10.7% 성장한 587억원으로 지난해 누적 6,150억원을 기록하면서 업계 최초 연간 6,000억원을 돌파해 내수 시장을 리딩 했다. 이 같은 수치는 월간, 연간 사상최대의 기록으로 한미의 개량·복합신약이 회사의 폭발적 성장세를 견인한 것.

12월까지 누적 773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한 한미의 고지혈증 치료제 ‘로수젯’은 판매고가 전년대비 36% 증가하면서 실적 상승을 주도했다(12월 79억원, 48%↑). 이 외에도 고혈압약 ‘아모잘탄’(누적 741억원, 12월 65억원), 역류성식도염치료제 ‘에소메졸(누적 342억원, 12월 37억원)’, 고혈압치료제 ‘아모디핀’(누적 229억원, 12월 20억원)이 블록버스터로 내수 성장에 기여했다.

주목할 점은 에소메졸과 한미파모티딘의 급성장이다. 지난해 동월대비 에소메졸은 59%, 한미파모티딘은 9월 이전 월 7천만원의 처방실적이 12월 5억원이 처방되면서 590%가 늘어났다. 이는 항궤양제 성분 라니티딘에서 발암가능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된 것이 프로톤펌프억제제(PPI) 계열의 에소메졸과 H2수용체길항제 제제인 파모티딘의 성장에 반사이익을 톡톡히 준 셈이다.

유한양행은 심혈관계 복합제의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하면서 월 매출이 전년대비 12.3% 성장했다. 한미와 더불어 6개월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한 것.

고지혈증치료제 ‘로수바미브’는 12월까지 전년대비 35.7%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423억원의 판매고를 기록했고, ‘아토르바’는 월간 31억원을 넘겼다. 고혈압치료제 ‘아타칸’(월 23억원), 고혈압·고지혈 복합치료제 ‘듀오웰’(월 16억원), 뇌기능개선제 ‘알포아티린’(월 16억원)도 작년에 비해 매출이 51% 늘어나면서 유한양행의 상승세를 견인했다.

동아에스티는 제약사들의 지난해 하반기 실적이 반전된 대표적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앞서 회사는 전반기 성장률이 지난해 보다 평균 3.7% 역성장 했다. 상반기 여섯 달 중 다섯 달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7월 이후 하반기에서는 여섯 달 모두 플러스 성장률로 평균 8.3%가 늘어나 호성적을 올렸고 급기야 12월은 전년 동월보다 15.2%의 급성장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작년 3분기 매출은 지난 3년간 중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주가도 지난 12월30일 52주 최고가를 경신해 11만9,500원에 거래됐다. 다만, 4분기 실적은 애브비의 계약금 분할인식종료, 기술도입비용, R&D투자비용 증가로 영업이익 하락이 추정되고 있다. 이에 올 1월 들어 주가가 하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전문의약품(ETC)의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향후 실적에도 긍정적 요소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지난해 후반기 처방실적 개선은 회사의 소화기계 품목들이 고른 성장을 기록하면서 상승세를 견인했다. 천연물약인 기능성소화불량제 ‘모티리톤’은 누적 250억원의 처방 실적을 내면서 전년보다 22%가 올라왔고, 위점막보호제 ‘스티렌’ 패밀리도 누적 216억원을 합작했다.

특히 위궤양치료제 ‘동아가스터’는 라니티딘 사태이전 8월 처방액이 2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달 8억원을 기록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낳았다. 새해에도 라니티딘 사태의 파장이 연결되는 만큼 성장 폭이 클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소화기성 이외에도 항혈전제 ‘플라비톨’과 허혈성개선제 ‘동아오팔몬’이 누계 각각 250억원, 269억원의 처방을 기록해 회사의 실적개선을 도왔다.

CJ헬스케어의 상승세는 무엇보다도 ‘케이캡’이 이끌었다. 국산 신약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은 지난 3월 급여 출시이후 12월까지 264억원을 기록하면서 관련시장에서의 질주를 가속화 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케이캡이 매월 실적성장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8월에 23억원의 판매고를 기록했던 이 약은 12월, 41억원의 처방액을 달성하며 매출이 지난달 보다 14.7% 이상 증가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지난해 260억원을 돌파한 만큼 올해 500억원 고지 안착도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셀트리온제약은 작년 연말 주주에게 주식배당(1주당 0.05주) 지급을 결정하면서 실적개선을 자신하고 있는 모양새다. 회사는 지난 12월까지 처방실적만 51.6%가 증가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 같은 성장세에는 간장질환용제 ‘고덱스’의 공이 컸다. 이 약은 12월 한 달 동안에만 55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보다 21% 성장했으며 지난해 누적치만 약 594억원이다. 이 같은 성장세라면 올 연 매출 600억원은 가볍게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이 외에도 뇌기능개선제 ‘글리세이트’, 고지혈증 치료제 ‘토바스틴’이 12월까지 각각 95억원(전년비 88%↑)과 62억원(전년비 58%↑)의 판매고를 기록하면서 고공성장을 이어갔다.

제일약품도 지난 11월 전년동월대비 16.7%의 처방 증가세에 이어 12월에도 17.2%의 고성장을 유지했다.

이 회사의 주요 품목인 뇌기능개선제 ‘글리틴’은 12월까지 94억원의 처방실적을 기록하면서 전년대비 53% 성장했다. 항혈전제 ‘안프란’도 누적 각각 94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보령제약은 2018년 턴어라운드 성공 이후 안정적인 성장이 계속되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 12월 월간 원외처방은 전년대비 22.4% 증가했다. 이 같은 성장 배경에는 12월까지 714억원의 처방실적을 합작한 고혈압약 ‘카나브’와 복합제 ‘듀카브’의 공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듀카브는 지난해 보다 50% 급성장세를 보이면서 월간 25억원의 처방실적을 기록했고 라니티딘 사태의 수혜주로 꼽히는 라푸티딘 성분의 항궤양제 ‘스토가’는 누계기준 전년대비 21% 증가한 139억원을 기록했다. 스토가의 월 처방액은 라니티딘 사태 전 9억원에 불과했지만 후 이후 월 처방증가로 12월 한 달간 20억원을 기록하면서 두 배 이상 뛰어오른 성적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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