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불매운동의 여파로 일반의약품(OTC) 사업에 타격을 받고 있는 다케다제약이 ‘액티넘’의 TV광고를 시작했다. ‘NO JAPAN’ 운동이 잠잠해진 사이, 그간의 침묵을 깨고 다시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에서는 일반약 유통 창구인 약국의 마음을 어떻게 되돌리느냐가 실제 매출 반등의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 조치로 인한 반일 감정이 제약업계에까지 확산되면서 일계 제약사들은 매출에 직격타를 맞았다. 여기에 유명 약사 유튜버와 일선 약국들까지 ‘NO JAPAN’ 운동에 동참하면서 일본산 일반약은 순식간에 찬밥 신세가 되버렸다.

이로 인해 수 개월간 일본계 제약사의 일반약 마케팅 활동은 사실상 중단 상태에 놓여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다케다제약이 그간의 침묵을 깨고 나선 것이다.

21일 한국다케다제약에 따르면 회사는 이달 들어 배우 차승원을 모델로 한 액티넘 TV광고를 시작했다. 이번에 선보인 TV광고는 지난해 제작됐으나 일본 불매운동으로 인해 그동안 방영이 미뤄져 왔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다케다제약의 OTC 주력 품목으로는 비타민제 ‘액티넘’, 감기약 ‘화이투벤’, 구내염치료제 ‘알보칠’ 등이 대표적이다. 세 품목 모두 국내 제약사와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한 상태로, 액티넘은 동화약품이, 화이투벤과 알보칠은 GC녹십자가 담당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일본 불매운동 전 다케다제약의 효자 노릇을 톡톡해 해왔다. 그동안 회사 측이 정확한 매출 규모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이들 3개 제품군이 전체 매출에서 약 5~8%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략적인 측면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하지만 NO JAPAN 이후 반일감정이 활화산처럼 타오르면서 매출이 ‘수직낙하’ 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일본 불매운동이 본격화 된 지난해 3분기 세 제품군의 실적은 전년 동기대비 최소 20%에서 최대 72%까지 감소했다.

더 큰 문제는 일본산 일반약 뿐만 아니라 모든 일본 제품에 대한 보이콧 열기가 지금까지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4분기 실적 역시 밝지 않다는 점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돌파구가 절실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전반적인 여건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음에도 다케다제약이 액티넘 TV 광고를 시작한 것을 두고 국내 OTC 사업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을 대내·외에 알리는 최소한의 조치로 보고 있다.

또 국내 제약사와의 판매 파트너십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 세 품목에 대한 마케팅은 다케다제약이 전담하고, 판매는 국내 제약사가 담당하고 있는데 회사측이 아무런 액션없이 마케팅 공백을 지속할 경우 파트너사들의 불만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는 것.

이와 관련 파트너사인 GC녹십자와 동화약품은 어떤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약국가에 따르면, 각 사의 영업사원들이 해당 품목에 대한 영업을 진행하고는 있지만 분위기가 워낙 좋지 않고, 불매운동 이후 회사 차원의 특별한 지침도 내려진 것이 없어 적극적으로 판매 활동엔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다케다제약이 일반약의 유통 창구인 약국의 반일감정을 최대한 희석시키면서 약사들의 마음을 되돌리는 것이 급선무인데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때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따라서 한-일 관계 해빙 무드가 본격화 돼야 올해 구체적인 마케팅 전략도 윤곽을 드러낼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다케다제약 관계자는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 올해 초부터 액티넘 TV광고를 시작했고 화이투벤, 알보칠의 상황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 일본 불매운동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굉장히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액티넘 TV광고가 진행되고는 있지만 아직 회사 차원의 OTC 부문 마케팅 전략이 수립된 것은 아니다. 향후 마케팅 계획은 시장 반응이 확인된 이후 구체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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