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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식품 표시제 시행 앞두고 ‘논란’…“소비자 혼란만 가중”
기능성식품 표시제 시행 앞두고 ‘논란’…“소비자 혼란만 가중”
  • 최선재·김응민 기자
  • 승인 2020.01.1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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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건강기능식품과 차이점 ‘모호’…"제도 전면 손질해야"
안전성 책임 소재도 불명확…“정부, 문제 발생시 책임지나?”

국내 식품산업 활성화를 위해 일반식품에도 기능성 표시를 허용하는 제도가 시행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기존 건강기능식품과 뚜렷한 차이점이 없어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안전성 측면에서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행정예고 단계임을 강조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지난 12월, ‘일반식품 기능성표시’에 대한 고시안을 행정예고했다. 이는 작년 4월부터 식품산업 활성화와 소비자의 선택권 확대라는 취지 아래 식약처와 농림축산식품부를 비롯한 소비자단체, 학계 및 관련 업계로 구성된 민관 TF에서 수차례 논의를 거쳐 발표된 내용이다.

이에 따라 빠르면 올해 4월부터 기능성 원료가 포함된 과자, 빵, 음료와 같은 일반식품에도 ‘기능성’에 대한 내용을 표기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기존 건강기능식품과 차이가 모호해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대학생 A씨(26세‧남)는 “기능성 표시식품이 기존에 먹고 있는 건강기능식품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두 제품 간 큰 차이가 없다면 굳이 제품을 바꾸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 역시 소비자가 겪을 ‘혼란’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약업계 전문가는 “소비자들은 제품에 있는 안내 문구를 일일이 확인하지 않는다”며 “현재 시판 중인 건기식은 ‘기능성 종류’에 따라 안내 문구를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안내 문구만으론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고, 여기에 기능성 식품까지 추가된다면 오히려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식약처는 건강기능식품을 기능성 종류에 따라 세 가지(영양소기능, 생리활성기능, 질병발생위험감소기능)로 구분하고 있다. 그 중 ▲영양소기능에는 별도의 표시 문구가 없고 ▲질병발생위험감소기능에는 OO발생위험감소에 도움을 줌 ▲생리활성기능에는 OO에 도움을 줄 수 있음과 같은 문구가 표시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현재 고시안은 안전성과 효과성에 대한 책임 소재도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앞서의 전문가는 “일본의 경우 기능성 표시식품 제도를 ‘신고제’로 운영하고 있다”며 “기능성 식품의 효과성이 부족하거나 안전성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해당 제품을 제조한 회사가 책임을 지게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현재 식약처의 고시안은 정부의 ‘허가제’로 규정돼 있다”며 “기능성 식품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해당 식품을 최종 승인한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 이런 부분에 대해 과연 보건당국이 어디까지 책임을 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2015년에 ‘기능성표시식품제도’를 도입한 일본은 제조사의 책임을 강조한 ‘사전신고제’를 시행하고 있다. ‘일본 기능성표시식품 제도의 관리 및 현황’에 따르면 기능성 표시식품 사업자는 식품 안전성‧기능성에 대한 근거를 사전에 소비자청 장관에게 제출하게끔 돼 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식약처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식약처 관계자는 “기능성 표시식품 도입안은 식약처를 비롯한 여러 단체로 구성된 민관 TF에서 논의된 내용이다”며 “기능성 표시식품이 기존 건강기능식품과 차별성이 부족하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다. 다만 식품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의 도입 취지를 알아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모든 부분을 완벽하게 개선하긴 어렵다”며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했기 때문에 기존에 시행하고 있는 건강기능식품 제도의 기능성 원료와 연계해서 정책을 마련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제도를 보완할 것”이라고 전했다.

식약처는 안전성과 관련한 책임 소재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앞서의 관계자는 “식품에 문제가 생긴다면 원칙적으로 제조사에 그 책임이 있다”며 “다만 국가마다 제도를 운용하는 환경과 여건이 다르므로 절대적인 기준에서 허가제와 신고제의 장단점을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아직 행정예고만 했을 뿐, 모든 사항에 대한 최종 결정이 이뤄진 것은 아니다”며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식품산업협회는 오는 21일까지 해당 제도에 대한 개선안을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모든 의견이 종합되면 보완책에 대한 논의도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제약사를 비롯한 관련 업계는 잠잠한 상황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기능성 표시식품 제도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며 “내부에서도 따로 논의하는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도 “해당 제도가 도입된다는 내용을 들어보기는 했다”면서도 “하지만 아직 시행도 되지 않은 상태라 구체적인 방침은 본격적인 도입 이후에 의논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관계자는 “행정예고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라 아직 회원사의 의견을 취합하고 있다”며 “예민한 내용이 될 수 있어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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