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의 제약바이오 기업공개(IPO) 시장은 흥행에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규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과반수 이상이 공모가를 밑도는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인보사 사태 및 잇따른 임상 실패 등이 제약바이오 공모시장을 위축시키는 데 거들었다. 올해 SK바이오팜, CJ헬스케어 등 대어들이 국내 증시에 문을 두들길 것으로 예측되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5일 팜뉴스는 지난해 의료기기를 포함해 기업공개(IPO) 된 제약바이오 13개사의 주가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기대를 모았던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등 7곳의 주가가 공모가를 밑돈 것으로 확인됐다.

신규 상장사 13곳의 지난해 기준 주가 수익률을 살펴보면, 주가가 공모가를 웃돌았던 곳은 의료기기 업체 ‘레이’로, 114% 상승률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이어 희귀질환치료제를 연구하는 ‘티움바이오’(47%↑), RNA 치료제 개발사 ‘올리패스’(17.5%↑), 난치성질환 신약 전문기업 ‘압타바이오’(15.3%↑), 유전체기술치료제를 만드는 ‘메드팩토’(10.6%↑), 비임상 CRO ‘노터스’(2.5%↑)가 공모가를 뛰어 넘는 성적표를 받았다.

반면, 대형 기술수출 이전으로 기대를 모았던 비연구개발중심(NRDO) 업체인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공모가의 4.3%가 하락한 채로 연말을 넘겼다.

이 외에도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유전체결합) 전문기업인 ‘천랩’(6%↓), 필러와 보툴리눔 톡신 개발사 ‘제테마’(1.6%↓), 전문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제조사인 ‘녹십자웰빙’(6.6%↓), 면역항암치료제 개발기업 ‘셀리드’(16.8%↓), 인공지능(AI) 진단업체 ‘제이엘케이인스펙션’(17.8%↓), 지혈제 개발사 ‘이노테라비’(23.3%↓)가 공모가를 밑돌았다.

 

공모가가 가장 높았던 곳은 6만원을 기록한 브릿지바이오였다. 반면 제이엘케이인스펙션은 공모가가 9,000원으로 유일하게 1만원을 넘지 못했다. 공모 규모면에서는 압타바이오(654억원)와 메드팩토(604억원), 녹십자웰빙(508억원)이 500억원 이상을 기록한 반면, 이노테라비는 90억원으로 거대규모의 기업공개에는 실패했다.

이들 기업들은 시가총액 역시 지난해 5천억원을 넘어서는 곳은 전무했으며 코스닥 제약기업 시총 평균(3,200억원)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메드팩토와 티움바이오가 각각 시가총액이 4,500억원과 4,100억원으로 체면을 유지했다. 이노테라비의 시총은 700억원에 불과했다.

기업별로 보면, 브릿지바이오는 기술 수출한 파이프라인의 마일스톤 유입이 올해 기대된다. 회사는 기 체결된 기술이전 계약을 토대로 올해, 매출 5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분석됐으며 내년엔 800억원대 고지를 넘을 예측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5억 원, 297억 원으로 예상돼 설립 5년 만에 흑자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점쳐졌다. 향후 주가가 공모가 이상으로 올라 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는 배경이다.

녹십자웰빙은 ‘라이넥주’로 국내 태반주사제 시장의 77%를 독차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암악액질 치료제 개발로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임상 허가 시 기술이전 계약도 순조롭게 체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셀리드는 자궁경부암 면역치료백신 ‘BVAC-C’의 국내 허가를 대비해 GMP 공장을 성남에 구축하고, 완제의약품, 임상용의약품, CMO 제품 등을 생산할 예정으로, 이를 통한 안정적인 매출실적이 점쳐지고 있다. 회사는 ‘BVAC-C’에 대해 내년 2분기 임상 2a상을 완료하고 조건부 허가 획득을 기대하고 있다.

한편, 올해 제약바이오 IPO 시장에 거는 기대감은 일단 작년 보다 높은 분위기다. SK바이오팜 등 대어급 기업공개가 예고됐기 때문이다.

SK바이오팜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뇌전증치료제 신약 ‘엑스코프리(세노바메이트정)’가 지난해 11월 미국식품의약국(FDA)의 품목허가를 받았고, 앞서 수면장애 신약 ‘수노시(솔리아페톨)’도 승인을 획득하면서 시장의 기대를 높여놨다. 업계에서는 이 회사의 기업공개를 상반기 중으로 점치고 있으며 공모규모는 1조원, 기업 가치는 5조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외에도 예비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기업에는 위더스제약을 비롯해, 표적항암제 개발사인 ‘에이비온’, 줄기세포 치료제 전문기업 SCM생명과학, 압타머 진단 및 신약개발 회사인 압타머사이언스, 유전자진단기업 ‘소마젠’, 진단업체 ‘티시엠생명과학’이 상장을 위해 대기 중이다.

또 기술성 평가를 준비 중인 기업으로는 에이즈치료제를 만드는 에빅스젠, 바이오시밀러 개발사 프레스티지바이오팜, 항암신약 전문기업 제노스코와 네오이뮨텍, 당뇨약 개발사 큐라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전문기업 지놈앤컴퍼니, 관절염신약 개발사 엔솔바이오사이언스 등이 상장을 준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사 계열사들도 기업공개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를 노리고 있다.

한국콜마가 1조3천억원을 들여 인수한 CJ헬스케어는 IPO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JP모건을 선정해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보령제약은 면역항암제 개발 계열사인 바이젠셀이 기업공개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주관사로 KB증권과 대신증권이 선정됐다. 부광약품이 인수한 덴마크 바이오기업 콘테라파마도 국내 증시 입성을 노린다. 콘테라파마는 중추신경계 신약개발 업체로 미래에셋대우가 상장주관사로 선택됐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기업의 경우 신약 파이프라인 가치가 주가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성공가능성에 대한 검증과 분석이 필요하다”며 “올해는 작년 침체됐던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대형 IPO도 예상되는 만큼 연내 활력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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