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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방사능…혹시 의약품에도?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방사능…혹시 의약품에도?
  • 최선재·김응민 기자
  • 승인 2020.01.14 0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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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입 중인 日 원료약 120여개…후쿠시마산 총 4개
NOAC부터 진해거담제까지 '원전사고 인근'서 만들어져

일본발(發) ‘방사능 포비아’가 계속되고 있다. 일본산 가공식품과 녹차가루, 심지어 화장품까지 그야말로 전방위에서 방사능이 검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방사능 포비아’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는 형국이다. 후쿠시마산 의약품도 예외는 아니다.

후쿠시마 인근에서 생산된 원료의약품이 버젓이 국내로 유입 중이다. 의료인들과 시민단체 사이에서 감시망 강화는 물론 후쿠시마산 원료의약품의 수입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들리고 있다. 하지만 해당 원료를 수입한 제약사는 안일한 인식을 드러내고 있고, 식약처의 대응은 소극적이다.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 사태’ 이후 9년이 지났지만 여파는 아직도 상당하다. 지난 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일본 화장품 제조업체에서 수입한 마스카라 등 화장품 10개 품목에 대해 판매 중단 및 회수 조치를 내렸다. 사용금지 원료인 방사성물질 토륨(Th-232)과 우라늄(U-238)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일본산 녹차가루에서 1kg당 1베크렐의 방사능이 검출됐다. 앞서 8월엔 초콜릿, 사탕 등 일본산 가공식품에서 방사능이 검출됐다.

화장품, 식품을 가리지 않고 일본산 제품에서 전방위적으로 방사능이 검출되고 있는 것.

식약처는 그동안 일본에서 수입된 모든 식품에 대해 방사능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물론, 철저한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문제는 의약품이다.

식약처에 게시된 ‘등록대상원료의약품(DMF) 총 등록공고 현황’에 따르면 국내 수입 중인 일본산 원료의약품은 총 120개가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 중 후쿠시마에서 제조되고 있는 원료의약품은 총 4개다.

팜뉴스 확인 결과, 후쿠시마에 위치한 원료의약품 제조소는 전부 원전 사고지역 인근에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한국다이이찌산쿄는 항응고제(NOAC)의 원료인 에독사반토실산염수화물을 다이이찌산쿄케미칼파마(Daiichi Sankyo Chemical Pharma Co., Ltd.)로부터 수입 중이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유키고세이쿄교로(Yuki Gosei Kogyo Co., Ltd)부터 기침을 억제하는 진해거담제의 원료인 푸도스테인을 수입하고 있는데, 해당 원료제조소는 사고 발생지역에서 불과 36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시민단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시민방사능감시센터 관계자는 “일본산 의약품 제조사가 사고지역으로부터 멀리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좋다”며 “원전 사고가 발생하면 인근 지역의 토양과 수질이 오염되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이 국민 건강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대응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의료계에서는 일본산 원료의약품에 대한 전수조사, 전면 수입제한 등 더욱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의는 “후쿠시마 원전 사건 이후 인근에서 국내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한 제한 조치가 계속 이어져 왔다. 심지어 생선은 전수조사를 벌이기도 했다”며 “하지만 수입제한 품목에 원료의약품이 포함되지 않은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약업계에서는 후쿠시마산 원료의약품에 대한 감시망에 ‘허점’이 있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약업계 관계자는 “일본산 수산물이나 식품의 경우, 방사성동위원소에 대한 검사를 일본 현지에서 한 번, 국내에서 한 번, 총 2번에 걸쳐 이중검사를 진행한다”며 “하지만 GMP 기준에는 방사성동위원소에 대한 검사항목은 없다. 일본산 원료의약품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식약처가 2018년 발표한 ‘완제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가이던스’에 따르면, 교차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작업소와 방사성동위원소 시험실이 분리돼야 한다는 규정만 있을 뿐, 의약품에 대한 검사 항목은 없었다. 원료의약품 제조소에 대한 현지실사가 급선무인 까닭이다.

하지만 식약처의 대응 과정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일본산 의약품에 대한 방사능 검사는 통관과정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다만, 연내에 일본 원료제조소에 대한 실사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지 제조사와 협의를 해야 하므로 구체적인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제약업계는 오히려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안일한 입장이다. 후쿠시마산 원료의약품을 수입 중인 제약사의 한 관계자는 “일본에 있는 의약품 생산공장이 후쿠시마 원전 지역과는 멀리 떨어져 있어 별다른 위험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안전성 문제로 제조소를 변경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후쿠시마가 아닌 다른 제조소의 원료의약품을 사용한다면 동일한 약효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다시 검증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제조소를 변경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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