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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유행 막으려다 독감 못잡아…“조기치료가 정답”
대유행 막으려다 독감 못잡아…“조기치료가 정답”
  • 이헌구 기자
  • 승인 2020.01.13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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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슈 인플루엔자 의학부 디렉터 애론 허트 박사 인터뷰
“新 기전 독감약, 아낄수록 사회적 부담 더 크다”
고위험군 환자 합병증도 문제…“치료 빠를수록 예후 우수”

애론 허트 디렉터(로슈 글로벌 인플루엔자 의학부)

현재 인플루엔자 치료는 단 한 가지 계열(뉴라마이딘)의 약제만 권고되고 있다.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가 요구돼 온 배경이다.

로슈가 최근 그 숙제를 풀었다. 인플루엔자 치료제 ‘조플루자(성분명 발록사비르 마르복실)’를 한국 시장에 내놓은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20여년 만에 일이다. 미국과 일본에서도 조플루자의 허가는 빨랐다. 새로운 항바이러스제의 필요성이 반영된 결과다.

인플루엔자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국가예방접종사업과 항바이러스제 치료가 답이다. 로슈 글로벌 인플루엔자 의학부 디렉터 애론 허트(Aeron Hurt) 박사를 만나 국가 차원에서 주도하는 인플루엔자 관리의 중요성과 적절한 대응책을 들어봤다.

 

로슈 글로벌 인플루엔자 의학부 디렉터 애론 허트(Aeron Hurt) 박사

≫ 국가 차원서 인플루엔자를 관리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현재로선 소위 ‘인플루엔자 정복’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치료제나 백신을 개발하는 업계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참여가 필요한 이유다.

인플루엔자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백신 접종이다. 한국은 고령 인구와 12세 이하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사업이 갖춰져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다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경우 변이가 빈번하다는 점에서 예방에 한계가 있다. 실제 백신은 접종 인구의 최대 60%에서만 효과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매해 편차도 있다. 특히 고령 인구에서 인플루엔자 증상을 주로 유발하는 H3/N2 바이러스는 큰 질병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백신의 효과도 담보하기 어렵다.

보다 효과적인 인플루엔자 관리를 위해서는 예방뿐 아니라 치료가 따라줘야 한다.

일단 인플루엔자에 감염되면 항바이러스제를 통해 치료가 이뤄진다. 이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기 치료다. 인플루엔자는 감염 초기에 진단과 치료가 빨리 이뤄질 수록 치료 예후가 우수하기 때문이다.

특히 당뇨, 심장질환과 같은 만성질환을 앓는 고위험군 환자들의 경우, 중증 질환으로 이환될 가능성이 높으며 치료 예후 또한 불량하다. 조기 치료 필요성에 대한 인식 증진이 필요한 이유다.

≫ 인플루엔자의 효율적인 관리 방안에 대해 조언해 달라.

국가예방접종사업은 한정된 재정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도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고, 백신의 효과를 가장 크게 볼 수 있는 환자군을 선별해 사업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먼저 예방(백신) 측면에서 보면, WHO가 지정한 고령 환자나 소아, 합병증 고위험군, 임산부 등에 대해 가능하면 3가 백신보다 커버리지가 넓은 4가 백신 지원을 고려할 수 있다.

치료 측면에서는 우수한 항바이러스제가 출시됐을 때 치료제를 최대한 빠르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에 허가된 조플루자를 포함해 향후 출시될 다른 항바이러스제도 마찬가지다.

대유행에 대비해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를 마지막 치료 옵션으로 남겨두면 안된다. 치료 초기부터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를 통해 증상을 잡고, 사회 경제적 부담을 낮춰야 하기 때문이다.

대유행 발생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중증 인플루엔자 환자뿐 아니라 보건의료전문가 등 1차 대응자들에게 항바이러스제를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고려돼야 한다.

≫ 새로운 항바이러스제의 조기 처방 이유에 대해 설명해 달라.

계절성 인플루엔자로 인한 질환 부담은 단순하게 보면, 대유행 보다 적어 보인다. 하지만 매년 반복되는 과정을 통해 유발되는 질환 부담을 모두 합쳐 보면, 사실상 계절성 인플루엔자가 한 번의 대유행보다 부담은 더 크다. 조플루자를 후속 치료옵션으로 남겨두면 안되는 이유다. 계절성 인플루엔자에 대응할 수 있도록 조플루자를 신속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조플루자가 기존 항바이러스제 대비 갖는 차별점은 바이러스 검출 시간을 빠르게 감소시킨다는 점이다. 즉, 조플루자는 인플루엔자 환자가 심각한 증상을 경험하거나,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을 이전 치료 옵션보다 신속하게 낮출 수 있다는 뜻이다.

고위험군 환자들이 바이러스 검출 시간을 단축시키는 치료제를 선택한다면, 환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과 지역사회에까지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바이러스 전파 감소에 기여하는 치료제의 선택을 통해 사회 경제적 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플루자는 기존 항바이러스제(오셀타미비르 등)와 달리 한번 먹는 경구제이기 때문에 환자들의 편의성을 개선해 복약 순응도 역시 개선했다. 기존 항바이러스제를 꾸준히 복용하지 않은 환자들에서 주로 내성이 발생했던 만큼 1회 경구 복용하는 조플루자는 내성 측면에서도 강점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신경정신학적 이상반응에서도 지금까지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사실 오셀타미비르의 경우, 이상반응과의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대중에게 오해를 받고 있는 측면도 있다. 일본에서 지난 한 해 동안 600만 명이 조플루자를 처방 받았지만, 현재까지 신경정신학적 이상반응이 보고된 바가 없어 해당 문제에 대한 부담을 어느 정도 덜었다고 할 수 있다.

≫ 고위험군 환자들에게 조플루자 처방을 권고하는 임상적 근거는 무엇인가?

CAPSTONE-2 연구는 고위험군 즉, 65세 이상 고령 환자, 만성질환을 동반한 환자 등을 대상으로 조플루자의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임상연구다.

연구 결과, 조플루자로 치료를 받은 고위험군 환자들의 증상 완화까지 소요시간이 위약 대비 단축됐고, 바이러스의 농도(titer)와 합병증 발생 위험도 감소했다.

기존에는 고위험군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거의 진행되지 않았는데, 조플루자는 CAPSTONE-2 임상연구를 통해 이러한 환자들을 대상으로도 효과를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추가적으로 진행 중인 조플루자의 임상연구에 대해 설명해 달라.

현재 노출 후 예방(prophylaxis)과 소아 환자에 관련한 두 임상 연구가 완료됐다. 노출 후 예방 관련 연구는 인플루엔자 환자 발생 시 조플루자를 복용한 가족 구성원들에게 바이러스가 전염되는 확률을 알아본 것으로, 조플루자를 투여 받은 경우 인플루엔자 감염 위험이 8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MINISTONE은 1~12세 소아·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환자들의 바이러스 농도(titer)와 증상 완화까지의 소요시간을 연구했다.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는 임상연구는 총 3개다. 첫 번째는 1세 미만의 영아를 대상으로 한 연구이며, 두 번째 연구인 FLAGSTONE은 중증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현행 표준 치료(SOC) 요법 단독 투약군과 조플루자와 현행 표준 치료(SOC) 요법을 병용 투약한 군을 비교 연구하는 임상이다.

마지막으로 CENTERSTONE 임상연구에서는 조플루자가 환자의 바이러스 전염력에 대해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있다. 해당 연구에서는 앞서의 노출 후 예방 요법 연구와 달리, 가족 구성원에게 투약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 본인에게만 투약하며, 이는 환자 본인의 증상 완화까지 소요시간 외에도 가족 구성원에 대한 전염력까지 살펴보기 위해 설계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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