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경자년을 맞아 올해 경영 목표를 공개했다. 그동안 다졌던 내실을 바탕으로 가시적인 성과 창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2020년 새해 들어 국내 매출 상위 제약회사들은 시무식을 통해 일제히 올해 경영목표를 제시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지난 한 해 동안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녹록치 않은 시장 환경 속에서도 내실을 다졌다고 자평하면서, 올해는 혁신적인 신약 개발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대한 진출 의지를 드러냈다.

사실 국내 제약사들에게 작년은 유독 울상 지을 일이 많은 한 해였다. 연초만 해도 기대를 모았던 제약‧바이오 업계는 연이은 임상 실패와 끊이질 않고 터지는 NDMA 사태의 거센 후폭풍을 체감하는 시간이었던 것. 특히 2018년 발사르탄에 이어 2019년 라니티딘‧니자티딘 파장은 이른바 ‘NDMA 포비아’로 일컬어질 만큼 그야말로 악재의 연속이었다.

다행인 건 작년에 그나마 견조한 성장세를 보여준 국내 상위 제약사들의 뒷심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체면을 유지시켰다.

연결회계기준, 유한양행과 GC녹십자는 지난해 3분기 누적매출액이 나란히 1조를 돌파하면서 건재함을 과시했고, 대웅제약과 한미약품, 종근당도 이 기간 8257억원, 8107억원, 7811억원의 매출을 기록, 작년 1조원 돌파가 유력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올해 유한양행은 폐암신약 레이저티닙의 글로벌 임상과 신규사업 확대를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는 구상이다.

유한양행 이정희 사장은 시무식에서 “작년 한 해에도 혁신신약 개발, 신규사업 강화,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도전을 계속해왔다”며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생존을 넘어 도약과 성장을 향한 최선의 기회를 끊임없이 만들고 이를 실행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회사는 지난해 고지혈증 치료제 ‘로수바미브’와 고혈압+고지혈 복합제 ‘듀오웰’ 등의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내수 성장을 이끌었다. 이로써 유한양행은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했다.

회사는 올해 글로벌 임상의 시험대에도 오른다. 2017년 얀센에 기술이전 한 ‘레이저티닙’은 국내에서 최근 임상 3상에 돌입한 상태로, 연내 글로벌 임상 3상에도 돌입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작년 길리어드사이언스와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이전한 NASH치료제 2종도 개발단계 진입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한미약품은 우리나라의 제약강국 목표 실현에 키잡이를 자처했다.

한미약품 우종수 사장은 시무식에서 “2020년부터 펼쳐질 앞으로의 10년은 지금까지 쌓아온 내실을 기반으로 반드시 괄목할만한 성과를 창출해내야 한다”며 “대한민국의 제약강국 도약을 위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미약품이 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액의 19% 이상을 R&D에 투자하며 신약 개발에 대한 변함없는 의지를 드러냈다. 권세창 공동대표(신약개발부문)는 오는 13일 미국에서 열리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직접 발표에도 나설 예정이다. 회사는 이번 컨퍼런스에서 경구 투여 항암제 ‘오락솔’과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에 대한 중장기 신약개발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종근당 역시 신약 개발과 해외시장 진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종근당 이장한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현재 개발 중인 혁신 신약과 바이오신약 개발을 가속화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앞당길 것”이라며 “새로운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해 미래 먹거리 확보에 집중함으로써 질적 성장을 견인해야 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종근당은 올해 신약개발 영역에서 구체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는 상반기에만 대장암치료제 CKD-516 병용투여와 이중항체 폐암 신약 CKD-702, 고지혈증 치료제 CKD-508의 임상 1상을 개시할 예정이다. 또 자가면역치료제인 CKD-506의 유럽 임상2a상 결과도 연내에 발표할 계획이다.

이장한 회장은 “대내외적으로 제약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내야 한다”며 “임직원들이 주인의식과 책임감을 갖고 업무성과를 극대화하는데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대웅제약은 ‘글로벌 2025비전’ 달성을 위해 올해는 혁신신약 개발이 성과창출로 이어지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대웅제약 전승호 사장은 시무식에서 “올해는 그동안 갈고 닦은 신약 개발의 성과를 본격적으로 창출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블록버스터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프라잔’을 필두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미국식품의약국에 펙수프로잔의 임상3상 시험계획을 신청할 예정이며 중국에서도 임상시험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GC녹십자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주력 사업인 혈액제제와 백신 부문을 필두로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해 헌터증후군 치료제와 혈우병 치료제의 중국 허가 신청을 완료했으며 주력 사업인 백신 매출이 28.2%의 높은 내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GC녹십자 허은철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우리가 추구하는 기업정신의 본질과 목적을 명확히 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며 “높은 인격을 갖춘 기업으로서 기업의 성공이 구성원과 사회의 풍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모든 임직원이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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