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의 정식이름은 중화인민공화국 마카오 특별행정구다.

중국 광둥성의 일부였던 마카오는 1888년 포르투갈의 식민지가 되었다가 1999년 중국에 이양된 후 일국양제를 정한 기본법에 의거하여 2049년까지 자본주의 사회경제 체제의 지속이 보장되어 있다.

세계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이고 중국인이 전체 인구의 95%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한국의 김대건, 최양업 사제 등이 마카오에 있는 신학교에서 공부하였다.

10년이 훌쩍 지나 다시 찾은 마카오. 얼마나 변했을까 궁금하기도 하지만 사실 그 특유의 정취를 느끼고 싶었다. 마카오는 홍콩을 가면서 잠시 들리는 곳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홍콩 일정을 어떻게 잡느냐 그리고 얼마나 부지런히 일정을 소화하느냐에 따라 이곳에서 보내는 시간이 달라진다. 대부분의 경우는 하루가 최대치이다. 이번 홍콩 출장에는 마카오를 잠시 들러 몇 군데 돌아봐야 하는 일이 있다. 굳이 가지 않는다고 큰 문제가 생기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업무에 보다 충실하기 위하여 약간의 무리수를 두어 본다.

아침 9시 비행기로 인천을 떠나 홍콩에 도착하니 아직 오전 시간이다. 출입국 수속을 마치고 택시를 이용해 호텔로 향한다. 비가 좀 내렸으나 택시를 이용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 다만 비 때문에 굳이 마카오 일정을 넣을 것인지 잠시 고민하다 페리 터미널로 향한다. 침사츄이쪽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페리 티켓을 끊고 늦은 점심을 간단히 해결한다. 호텔에서 가까운 장점은 있지만 침사츄이 페리 터미널은 배편이 많지 않고 이른 시간에 마감되기 때문에 늦은 시간에 돌아오는 분들은 홍콩섬에 있는 터미널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주말과 같이 붐비는 날에는 왕복티켓을 끊어서 자리를 미리 확보해 두는 것도 좋다.

간단한 출입국 심사를 마치고 마카오행 페리를 타는 곳으로 가면된다. 같은 중국 특별 행정구이지만 홍콩에서 마카오를 가는 것도 출입국 심사를 하므로 여권은 반드시 챙겨가야 한다.

흐린 날씨에 비가 간간이 내린다. 배를 탔을 때 조잘거리며 놀던 아이들이 페리가 마카오에 가까워질수록 지쳤는지 배멀미를 하는지 모두 잠에 들었다. 어느 나라를 불문하고 아이들은 참 귀엽다는 생각을 해본다.

 

마카오 페리터미널에 도착하니 흐린 날씨가 오래된 도시의 느낌을 한껏 살려낸다. 택시를 타고 잠시 이동하니 호텔과 카지노로 둘러 쌓인 별천지를 만난다. 이러한 반전이 마카오의 매력 중하나다.

마카오는 역시 동양의 라스베가스다.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 하는 주요 카지노들이 걸어 다닐 수 있는 거리에 다 있다. 도박은 전혀 관심이 없기 때문에 업무에 필요한 부분만 파악한다.

WINN 호텔 입구의 분수대에는 시간에 맞춰 분수쇼와 불꽃 쇼를 진행한다. 오른쪽으로 리스보아 호텔이 보인다. 마카오 어디서 봐도 찾을 수 있으므로 뚜벅이들의 좋은 등대가 된다.

마카오를 찾은 업무상의 일정을 끝내고 나니 홍콩과 연결된 긴다리 너머로 벌써 해가 넘어가고 있고, 눈을 돌려본 마카오의 거리는 시간이 멈춘 듯이 옛 건물 그대로다. 잠시 여유가 있다면 Bar 에 앉아 맥주한잔 하고 싶은 분위기다.

 

세나도 광장으로 이어지는 거리는 길거리 음식이 유명하다. 명동 골목길과 비슷한데, 한국의 떡볶이와 어묵 비슷한 것들도 인기가 좋다. 또한 길거리에서 아무렇게나 먹는 것이 너무나 어색하지 않은 그런 곳이다. 골목길을 따라 걸으며 사람들 줄이 끊이지 않는 유명한 집들도 보인다. 17세기 초에 세워졌고 녹색 창틀을 끼운 크림색의 파사드가 인상적인 도미니끄 성당 앞에 잠시 멈추었다가 세인트 폴 성당 유적으로 산책을 이어간다. 세인트 폴 성당 유적으로 가는 길에는 육포의 거리와 각종 기념품을 파는 가게들이 양쪽에서 방문객 들을 환영하는 듯하다. 날씨가 덥고 습하기 때문에 기념품 가게나 육포 가게에서 구경하며 땀을 식히는 것도 좋다. 그리고 이곳 에그타르트는 명물중 명물이므로 반드시 맛을 봐야할 음식이다.

 

1602년 세워진 극동지역 최초의 예수회 신학교가 세인트 폴 성당유적이다. 마카오를 온 사람들은 반드시 들리는 곳이라서 마카오의 얼굴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불행히도 세인트 폴 성당은 1835년 군인 막사로 사용되던 중 부엌에서 일어난 화재로 성당 전체가 전소되고 파사드만 남아있다는 슬픈 이야기가 전해온다. 파사드 틀 너머로 성당 안쪽을 둘러보고 뒤쪽으로 돌아가면 중국풍의 향을 피우고 기도하는 곳이 있고 작은 아치형 문을 들어서면 마치 수백년 전으로 돌아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동서양의 완벽한 조화다.

아치형 문을 들어서면 나이 많은 나무가 묵묵히 역사의 흐름을 지켜보며 자리를 지키고 있고, 3년간의 임신기간을 거쳐 태어났다는 마카오의 영웅, Na Tcha의 전설이 있는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 건물이 있다. 세인트 폴 성당에서 사진만 찍지 말고 그뒤쪽의 역사적 유산도 반드시 돌아볼 것으로 추천한다.

파사드 뒤쪽에서 앞으로 보면 과거와 현대가 공존한다는 이야기가 이해가 된다. 1602년 세워진 세이트 폴 성당 넘어로 현대식 리스보아 호텔이 보인다.

이곳에서 공부를 했다는 Matteo Ricci 신부의 동상이 있다. 그는 이마두라는 중국이름을 가질 정도로 동서양의 학문에 능하였으며, 사후 진정한 성인으로 추앙받고 있다.

어둠이 내려앉자 또 다른 풍경을 내어주는 세인트 폴 성당. 성당 옆으로 난 산책길을 따라 걸으면 이 성당을 세운 예수회 수도사들이 1617년부터 약 10년에 걸쳐서 건설한 몬떼 요새를 볼 수 있다. 밤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주중이라서 그런지 방문객 보다 동네 분들이 산책로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

짧은 시간 동안의 산책을 마치고 페리 터미널로 향하는 길에 로컬 식당으로 들어가 저녁 식사를 해결한다. 영어 한마디 없고 영어 한마디 통하지 않는 그런 식당이지만 사진만으로 메뉴를 정해본다. 칭따오를 먼저 달라고 해서 일단 마른 목부터 축이고 잠시 후 나온 고기완자와 야채 볶음, 베이컨 야채 볶음 그리고 만두를 넘어 두어 번 맥주잔이 부딪힌다.

홍콩과 마카오는 홍콩달러와 마카오달러로 다른 화폐를 사용하지만 요즘은 거의 1:1 환율로 인정을 해준다. 다만 홍콩에서는 마카오달러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 가급적 홍콩달러로 마카오에서 사용하고, 만약 별도의 환전을 한다면 남겨오지 않을 정도의 현금만 환전하는 것이 좋다.

다시 출입국 심사를 마치고 페리에 올라 잠시 눈 붙이고 나니 어느새 홍콩에 도착하고 택시를 이용하여 호텔로 향한다. 짧은 시간이지만 업무는 업무대로 보고 마카오 산책도 잠시 즐겼다. 사실 이번에 마카오에서 보낸 시간은 업무와 산책 그리고 식사를 포함해서 3시간 남짓이다. 빠듯한 일정 때문에 고풍스러운 로컬 바에서 여유롭게 맥주 한잔하며 쉬어볼 여유가 없었음이 좀 아쉽기는 하지만 내일의 일정을 위하여 호텔로 일찍 돌아와서 쉬는 것이 좋다. 새벽부터 움직였으니 오늘 밤은 그대로 숙면에 들것이다.

에디터 김진규 (param123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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