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새해를 맞이할 때 꼭 빠지지 않는 다짐 하나가 있다. 바로 금연이다. 정부도 흡연 인구를 줄이기 위해 금연지원사업에 막대한 예산을 퍼붓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금연 성공률을 높이는 대안으로 떠오른 금연치료제 시장 규모는 급속도로 팽창했다.

하지만 최근 금연 참여자 감소와 약가인하 영향으로 금연치료제 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2020년 국내 금연치료제 시장은 어떻게 될까. 업계에서는 기존 궐련담배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전자담배로 인해 국내 금연치료제 시장이 반등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담배 시장 규모는 156억3,700만 달러(약 18조1,467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궐련형 전자담배가 16억7,600만 달러(약 1조9,449억원)로 1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시장에 처음 등장한 2017년 대비 무려 3배(4억 달러/4,642억원) 이상 성장한 수치다.

이 같은 성장세로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규모는 불과 2년여 만에 전 세계 시장에서 일본에 이어 2위를 기록, 세계가 주목하는 담배 시장으로 자리매김 했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 CSV(Closed System Vapour) 액상형 타입까지 출시되며 전자담배의 위세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반면 전자담배가 시장에 출시된 이후 국내 금연치료제 시장 규모는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2015년 22만8,792명, 2016년 35만8,715명, 2017년 40만978명으로 정점을 찍은 금연지원사업 참여자(보건복지부) 수는 지난해 29만6,000명으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금연치료제 약가 역시 기존 1,800원에서 1,100원으로 거의 40% 가까이 떨어졌다.

이로 인해 그동안 시장을 독점해 왔던 화이자 챔픽스의 매출은 반토막이 났다.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챔픽스의 올해 3분기 매출은 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106억원) 46% 감소했다. 누계 매출 역시 17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343억원 보다 50% 가까이 줄었다.

이처럼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국내 제약사들은 지난해 11월 챔픽스의 염변경 제네릭 수십종을 시장에 쏟아냈다. 하지만 사법부가 올해 초부터 오리지널의 특허를 폭 넓게 인정하는 판결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내년 7월까지는 챔픽스 제네릭이 시장에 나오기는 사실상 힘든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내년 7월 이후 다수의 제네릭이 시장에 진입해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진행하더라도 축소된 전체 금연치료제 시장 분위기를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자담배 생산업체들이 기존 궐련담배보다 냄새가 적고 덜 해롭다는 점을 앞세워 흡연자들을 적극 유혹하고 있고 흡연자들 역시 이에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궐련형 전자담배 생산업체들은 앞다퉈 업그레이드 된 신제품을 선보이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 점유율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최근 폐 손상 유발 의심물질 미량 검출로 사용 중단이 권고된 액상형 전자담배의 경우 매출 증가세가 확연히 꺾였다. 하지만 생산업체들이 정부가 명확한 근거없이 위험성을 침소봉대 하고 있다면서 제품의 안전성을 부각, 분위기 전환에 한창이다.

업계 관계자는 “흡연자들이 전자담배를 연초보다 안전한 금연 보조수단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다. 또 주변에서 흡연을 말리는 주된 이유가 건강과 냄새 때문인데 이를 최소화 할 수 있으니 외부에서 받는 스트레스도 적다. 그만큼 과거에 비해 흡연자들이 금연을 결심할 유인이 약해진 것”이라며 “이에 따라 정부의 금연지원사업 참여자 수가 다시 늘거나 금연치료제 시장이 반등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챔픽스 제네릭이 시장에 출시되더라도 축소된 시장 나눠먹기 밖에는 안 될 것이다. 지금과 같은 시장 분위기라면 중소제약사들의 경우 제네릭 출시 여부를 재검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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