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의약품의 전체 수출액이 최근 3년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며 지난해 처음으로 50억 달러 고지를 넘어섰다. 이 같은 성장세를 주도한 것은 완제의약품이었는데 그 중에서도 바이오시밀러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실제로 바이오시밀러의 유럽 매출이 본격화됐던 2017년 완제의약품의 수출액은 처음으로 20억 달러를 넘어섰고 그 여세를 몰아 2018년에는 30억 달러를 돌파했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도 국내 바이오시밀러의 매출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향후 국내 의약품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발간한 ‘2019 제약산업 DATA BOOK’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의약품 전체 수출액은 51억 달러(5조9,251억원)였다. 이 중 완제의약품이 31억 달러(3조6,015억원)로 비중이 60%를 넘었다. 뒤를 이어 원료의약품이 16억 달러(1조8,588억원), 의약외품이 4억 달러(4,647억원)를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완제의약품의 수출 증가에 바이오시밀러가 중심에 있었다는 것.

작년 수출 상위 10대 기업의 수출액을 보면 이는 더욱 명확해 진다. 실제로 바이오시밀러 대표기업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각각 7,135억원, 3,079억원의 수출액을 기록하면서 전체 완제의약품 수출 규모에서 20%에 육박하는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를 보유하고 있는 셀트리온(해외 유통·판매 담당: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성장세는 그야말로 군계일학이다. 유럽과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처방이 지속적으로 확대, 수출 규모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며 2015년 3억불 수출탑 이후 불과 4년 만에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중 최초로 10억불 수출탑을 달성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바이오시밀러 3종(베네팔리·플릭사비·임랄디)의 유럽 매출이 급증하며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창립 8년 만에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목전에 두고 있다. 특히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임랄디’가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 의약품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양사의 대표 바이오시밀러가 유럽시장은 물론 최근 글로벌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도 선전하고 있어 향후 그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3종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전년도 연매출에 넘어 설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특히 베네팔리의 경우 2016년 1억60만 달러(1,168억원)에서 2017년 3억7,080만 달러(4,308억원), 2018년 4억8,520만 달러(5,638억원)를 기록하면서 회사의 실적을 이끌고 있다. 이 같은 상승세에 힘입어 베네팔리는 지난 4월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주요 5개국에서 오리지널의약품 ‘엔브렐’(암젠·화이자)을 제치고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섰다.

셀트리온 램시마의 올해 3분기 미국 매출은 7,700만 달러(895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약 8% 성장했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2억800만 달러(2,417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증가했다. 반면 오리지널인 ‘레미케이드’(얀센)의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23억2,400만 달러(2조7,000억원)로 전년 대비 17.6%나 감소했다. 램시마가 오리지널에 맞서 성공적으로 미국 시장에 침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완제의약품 중 특정 바이오시밀러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점을 지적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금처럼 특정 제품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을 경우 수출 상승세를 꾸준히 이어가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올해 종양질환 치료 바이오시밀러 ‘온트루잔트’(삼성바이오에피스), 자가면역질환 치료 바이오시밀러 ‘에티코보’·‘하드리마’(삼성바이오에피스), 보툴리눔 톡신 ‘주보’(대웅제약 나보타), 수면장애 치료제 ‘수노시’·뇌전증치료제 ‘엑스코프리’(SK바이오팜), 항생제 ‘리네졸리드’(셀트리온), 치매치료제(패치) ‘SID 710’(SK케미칼) 등 8개 의약품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유럽의약품청(EMA)에서도 보툴리눔 톡신 ‘누시바’(대웅제약 나보타)와 류마티스관절염 치료 바이오베터 ‘램시마SC’(셀트리온)가 승인을 받은 만큼 특정 기업의 제품 편중 현상은 향후 완화될 것이란 의견에 더 힘이 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시밀러가 유럽 시장에서 지배력이 공고해지고 있고 글로벌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당분간 전체 의약품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일 것”이라면서도 “다만 그동안 시장에서 큰 기대를 받아왔던 제품들이 미국과 유럽 시장에 새롭게 선보였거나 출시 예정이고, 해외 시장에 진출한 개량신약의 실적도 증가 추세에 있는 만큼 특정 제품에 대한 편중 현상은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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