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일반의약품(OTC) 간판 품목들이 제약사별로 성장 격차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경기 변동에 민감한 OTC의 특성상 최근의 전반적인 경쟁격화와 경기 변화가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 한독의 케토톱, 훼스탈 등은 안정적인 성과를 나타냈다. 반면, 일동제약의 아로나민은 실적 부진에 고전하는 모양새였다. 지난해 급 추락한 보령제약 겔포스는 올해 반등에 성공하며 정상궤도에 진입했다.

23일 팜뉴스는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올 3분기 검토보고서를 토대로, OTC 주요 품목들의 성장세를 들여다봤다.

>> 일동, 간판 ‘아로나민’ 부진…OTC 확대 통해 ‘정면돌파’

일동제약의 아로나민 시리즈는 성장이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고함량 활성비타민 제품들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실적 부진의 위기를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OTC 코프로모션을 확대하고 ‘엑세라민’의 마케팅 강화를 통해 위기를 정면돌파 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78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아로나민 시리즈는 올해 800억원대 매출을 뛰어 넘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와 달리 아로나민류는 올 3분기 525억원으로 지난 동분기 600억원의 매출보다 12% 급감한 결과를 낳았다. 이에 올해 700억원의 매출도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 같은 부진은 경쟁 격화가 그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로 대웅제약의 ‘임펙타민’이 29%의 성장을 기록하면서 3분기까지 25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녹십자의 ‘비맥스’, 유한양행의 ‘메가트루’ 등도 1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면서 아로나민의 독보적인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인기 유투버 약사가 아로나민 골드에 대한 성분 대비 가격 논란을 부추긴 이후 그 여파가 실적 감소의 요인으로도 연결됐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연간 7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하는 아로나민이 회사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3% 넘고 있다는 점이다.

회사는 아로나민 골드의 실적부진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제품 카테고리를 세분화해 경쟁력을 높이고 ‘엑세라민’을 통해 실적 상승을 도모할 것으로 관측된다. 엑세라민은 지난해 약 120억원의 매출을 올린 가운데 올해 약 10% 정도 성장한 132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일동제약은 성장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일반의약품의 코프로모션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GSK컨슈머헬스케어와 일반의약품 및 컨슈머헬스케어 분야 공동판매를 확대하는 계약을 맺었다. 공동판매 규모는 약 500억 원으로 국내 제약업계 단일 공동판매 계약으로는 최대 규모다. 또 지난 10월에는 소화성 궤양치료제 ‘동아가스터정’의 공동판매와 마케팅 계약을 맺은 만큼 향후에도 지속적인 외형성장이 기대된다.

>> 겔포스 수출 급락한 보령, 올 정상 궤도 재진입 기대

보령제약은 회사의 간판 제품 역할을 해왔던 겔포스가 지난해 수출 실적이 ‘급전직하’하며 주저 앉았었지만 올해 정상 궤도에 재진입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2017년 겔포스의 수출실적은 139억원으로 내수 102억 원 보다도 많은 실적을 냈다. 하지만 겔포스의 중국 현지 매출액이 사드 사태 등의 요인으로 줄어들면서 지난해 수출은 45억원을 기록, 내수(91억원)의 절반도 안되는 직격타를 맞았다.

하지만 올해 중국발 규제가 풀리면서 올 3분기까지 수출실적이 77억 원으로 작년 45억 원을 넘어섰다. 이에 겔포스의 실적은 다시 정상 궤도에 진입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목할 점은 지난해 ‘겔포스엘’의 출시를 통해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과 경쟁약인 ‘잔탁’이 라니티딘 사태로 판매 중지됨에 따라 반사이익 수혜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사실 라니티딘 사태로 인해 ‘겔포스디엑스정’도 판매중지 품목에 이름을 올렸지만 출시 직후 시판 중지가 되면서 회사 매출에는 사실상 영향이 없게 됐다.

 

>> 한독, 케토톱·훼스탈 안정적 성장…OTC 실적 ‘견인’

한독의 3분기 OTC 매출은 전년 대비 12.1% 많아진 167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한독의 OTC 상승세를 이끈 것은 간판 품목인 진통소염제 '케토톱'과 소화불량치료제 ‘훼스탈’이다. 케토톱은 올해 3분기 매출액만 111억 원으로 집계됐고 누계로는 303억 원을 올려 지난해 보다 6.6% 성장했다. 훼스탈 역시 같은 기간 98억 원으로 지난해(82억원)에 비해 20% 늘어난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케토톱의 실적은 단일품목으로는 동아제약 박카스D (373억원)에 이어 192억 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아이큐비아 상반기 기준). 그 뒤를 일동제약의 아로나민골드(183억원), 동화약품 가스활명수큐(170억원)가 거리를 두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지난해 2위였던 아로나민골드를 누르고 3위에서 한 계단 상승한 결과다. 흥미로운 점은 케토톱의 실적이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3분기 누적기준으로 2017년 272억원, 2018년 284억원, 올해 303억 원을 기록하면서 회사를 지탱하는 효자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한편, 케토톱의 공급가는 올해는 변동이 없지만 지난해 ‘케토톱 플라스타 7EA’가 2,170원으로 7.4%, ‘케토톱 플라스타 34EA’는 9,200원으로 2.2% 상승했다. 또 ‘훼스탈 플러스 1*10D’는 올해 15% 인상된 만큼 내년 매출 역시 견조한 성장이 기대된다.

>> 동화, OTC 강자 입증…GSK OTC 판권 종료는 ‘변수’

동화약품은 활명수·후시딘·판콜·잇치 대표 4품목으로만 OTC 매출이 연 1,200억 원을 넘기면서 OTC 최강자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실제로 올 3분기까지 활명수류는 459억 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보다 8.4% 성장했고 후시딘류도 149억 원으로 3.2%의 안정적 성장을 거뒀다. 여기에 잇몸치료제 잇치도 올해 150억원, 판콜류도 280억 원의 연 매출이 기대되고 있다.

특히 대표 브랜드 활명수의 매출은 라인업이 추가되면서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가스활명수큐’ 매출은 상반기 142억 원이었지만 올해 170억 원으로 19% 성장했다(아이큐비아 기준). 단일품목으로는 4위를 기록한 셈이다. 이는 1위 박카스(-0.5%성장), 2위 케토톱(-2.8%), 3위 아로나민골드(-12.7%)가 모두 지난해 보다 성장이 정체 또는 부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름 괜찮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동화약품은 이 같은 간판품목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올 3분기 매출이 3.2%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73% 떨어진 21억 원을 기록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더 큰 문제는 GSK와의 OTC 판권 종료가 실적부진을 더 부채질할 것으로 우려 된다는 점이다.

앞서 GSK컨슈머헬스케어 한국법인은 동화약품과의 코프로모션을 올해를 끝으로 종결하고 내년부터는 일동제약과 손을 잡기로 했다. 대상 품목은 일반의약품으로 ▲테라플루(종합감기약) ▲오트리빈(이비과용제) ▲니코틴엘(금연보조제) ▲드리클로(다한증치료제) ▲볼타렌(외용소염진통제) 등 5종과 컨슈머헬스케어 제품 ▲폴리덴트(의치부착제) ▲센소다인(치약) ▲파로돈탁스(치약) ▲브리드라이트(코밴드의료용확장기) 등 4종으로 이 품목들의 연간 매출액은 약 60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업계일각에서는 GSK 상품 OTC 코프로모션이 해지됨으로써 동화약품의 일시적 외형은 감소하겠지만 향후 수익성이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고 제품 OTC와 전문의약품(ETC) 부문의 강화가 체질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