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미국은 ‘오피오이드’ 전쟁 중이다. 美 정부가 마약성 진통제인 이 약의 불법 유통을 막기 위해 필사적인 대응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부작용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오피오이드 관련 제약사들이 잇따른 소송에 휘말리고 있다. 급기야 오피오이드를 만들어 팔던 미국 퍼듀파마社는 손해 배상을 못 견디고 파산신청에 들어가면서 계열사인 먼디파마까지 매각 대상에 올랐다. 오피오이드 파장이 관련 제약사로 확대되고 있는 모양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17년 미국에서 약 4만 7천여명이 마약성 진통제 오남용의 직간접인 영향으로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상황이 이처럼 극단으로 치닫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오피오이드 과다 복용 실태가 도를 넘어섰다고 규정하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마약성 진통제가 합법적인 경로로 구하기가 쉬웠던 만큼 결과적으로 오남용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현재 오피오이드계 진통제에는 모르핀, 펜타닐, 옥시코돈, 하이드로코돈, 메타돈, 트라마돌 등 있다. 미국에서는 오피오이드가 1990년대 기존 진통제에 비해 의존성이 약하고 약효가 강하다고 알려지면서 판매가 급속도로 증가했다. 하지만 이후 약물 남용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그동안 이 약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관련 제약사들이 소송에 휘말리게 된 것.

거대 제약사들에게 오피오이드 남용 확산에 대한 책임을 묻는 소송은 지금까지 2,600여건에 달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향후 오피오이드 이슈가 제약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검찰 기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오클라호마주 클리브랜드에서 진행된 소송에서 법원은 존슨앤존슨에게 5억7,200만달러(한화 약 6,700억원)의 첫 번째 배상 명령이 나왔다. 당초 오클라호마주는 존슨앤존슨 외에도 퍼듀파마와 테라 등에 소송을 걸었으나, 퍼듀파마가 2억7,000만달러(약 3,200억원), 테바는 8,500만달러(약 1,000억원)의 합의금을 지급하면서 소송이 철회된 바 있다.

주목할 점은 ‘옥시콘틴(성분명 옥시코돈)’ 제조사인 퍼듀파마가 미국의 거의 모든 주에서 소송에 휘말리면서 120억달러(약 14조원) 배상 책임에 직면했다는 점.

이에 손해배상 책임을 견디지 못한 퍼듀파마는 지난 9월 뉴욕주 연방파산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서를 제출했다. 당시 회사는 100억달러(11조7천억원) 규모의 자산과 10억달러(1조1,700억원)의 부채를 공개하고, 약 15억 달러(1조7,500억원)의 가치를 지닌 먼디파마를 매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먼디파마는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아시아, 남미, 중동 지역에서 마케팅을 전담하고 있는 계열사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한국먼디파마가 유한회사로 설립돼 있으며, 국내에서 마약성 진통제로 분류되 옥시콘틴을 시판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옥시콘틴의 연간 처방액은 약 20억원 수준이다.

이와 관련, 한국먼디파마 관계자는 글로벌 먼디파마 매각설과 관련해 “현재 글로벌에서 진행 중인 상황을 알지는 못한다”면서 “회사는 매각 사실과 무관하게 한국에서의 사업을 충실히 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옥시콘틴은 문제없는 제품들만 시판되고 있다”며 “수입 전·후로 품질시험을 통과한 제품만 유통하고 있는 만큼 우려할 만한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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