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가 브릿지바이오의 코스닥 입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 회사가 베링거인겔하임과 1조5천억원의 대형 기술수출 계약을 성공시키면서 국내 NRDO 모델의 성공가능성에 대한 척도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브릿지바이오의 상장은 이 회사에 투자한 레고켐바이오, 대웅, 유한양행을 비롯해 투자전문기업인 SV인베스트먼트에게까지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되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지난 13일까지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마치고, 이달 20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현재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의 몸 값은 공모가 6만원을 기준으로 시가 총액이 3,300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후 주가 상승에 따라 이 회사의 가치는 4,000억원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브릿지바이오의 몸값은 최초 전문가들이 예측했던 수준보다 세일이 많이 적용된 결과다. 당초 이 회사의 희망 공모가 밴드는 7~8만원대로, 밴드 상단 가격으로 공모가가 결정 될 것으로 보고 기업가치를 5,000억원 이상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부 전문가 사이에선 시장가치를 조 단위로 예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수요예측 결과는 6만원으로, 원래의 눈높이 보다 낮게 결정된 것.

그렇다면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는 뭘까.

일단 시장참여자들은 생소한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개발중심) 사업에 대해 확신을 가지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NRDO는 신약후보물질을 직접 발굴하지 않고, 외부 도입을 통해 오직 개발에만 집중한 뒤 이를 되파는 사업 모델이다. 미국 등 글로벌에서는 이미 이 사업이 활성화 되면서 증시에 상당수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최근에서야 주목받기 시작한 것.

여기에 신라젠, 코오롱생명과학, 헬릭스미스 등이 임상유보 또는 실패의 과정을 겪으면서 이들의 주가가 하락했고 이는 결국 바이오주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참여가 저조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불안 요인은 또 있다. 지난 2016년 2월에 기업공개한 NRDO 1호 상장사인 큐리언트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현재까지(3분기 기준) 매출이 전무하다는 사실이다. 이 회사의 지난 12일 주가는 상장 첫 날 기록했던 47,150원에 한참 못미친 31,000원을 기록했다.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결정적인 원인으로 지목된 수치다.

물론 브릿지바이오를 보는 시각이 앞서의 큐리언트와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

일단 브릿지바이오는 대형 기술수출 계약을 성공시킨 바 있다. 회사는 지난 7월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인 ‘BBT-877’에 대해 베링거인겔하임에 총 1조 5,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회사는 2017년 레고켐바이오로부터 선급금 20억원을 포함, 300억원에 도입해 가치를 높인 후 1조 5,000억원에 되파는 성과를 낸 것

이로 인해 브릿지바이오가 계약한 단기 마일스톤은 600억원으로 레고켐바이오에 분배될 금액(분배비율 45%)을 포함해 현재까지 450억원이 유입됐다. BBT-877은 현재 임상 1상을 완료함에 따라 추가 마일스톤도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회사는 대표적인 후보 물질로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인 ‘BBT-401’(미국 임상 2a 상),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BBT-176’(전임상)을 가지고 있다.

주목할 점은 브릿지바이오의 기업공개로 수혜를 입게 될 기업들이다. 이는 브릿지바이오의 지분을 누가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를 알면 해답이 나온다.

여기서 일단 지분 보유자를 제약사로 한정할 경우 3곳이 ‘수혜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먼저 레고켐바이오는 브릿지바이오의 주식 11만2,500주(지분 2.04%)를 가지고 있다. 취득원가는 18억원으로 주당 16,000원에 보유하고 있다. 60,000원이 공모가인 만큼 약 50억원에 이르는 평가차익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되는 이유다.

또 대웅제약의 지주사인 대웅도 8만2,080주를 30억원에 사들였다. 주당 평균가격은 36,549원으로, 대웅 역시 19억원이 넘는 돈을 벌어들이게 됐다.

유한양행도 투자에 가담했다. 이 회사가 보유한 주식수는 6만4,517주로 20억원을 투자했다. 주당 30,999원이다. 이에 따라 당초 공모가와의 차이가 약 19억원으로, 지난해 5월 브릿지바이오의 주식을 사들인 이후 94%의 수익을 거두게 됐다.

아울러 수혜 범위를 헬스케어 펀드 보유자로 넓히면 ‘SV글로벌 바이오·헬스케어펀드2호’(10만6,159주), ‘SV한·중 바이오·헬스케어 펀드’(10만8,198주), ‘SV과학기술신성장펀드’(11만9,028주), ‘창조경제바이오펀드’(6만3,700주)가 브릿지바이오로부터 재미를 볼 확률이 높아졌다.

특히 눈길을 끄는 곳은 코스닥 상장사인 SV인베스트먼트다. 이 회사는 앞서의 3개 펀드에서 브릿지바이오의 지분을 갖고 있다. 투자원금도 약 40억원에 달한다. 이들의 평가액은 공모가를 기준으로 200억원을 넘어서 5배 이상의 평가 차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브릿지바이오가 삼수 끝에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키면서 기업공개에 성공했다”면서도 “이제부터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은 NRDO 사업 모델의 국내 정착여부다. 앞으로 투자자들은 브릿지바이오에 대해 밀착 주시하고 신뢰도를 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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