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최근 미국 증시는 유전자치료제 개발 기업의 주가가 수직상승하며 핫이슈로 떠올랐다. 특히 유전자 가위 종목들은 평균 57%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 동안 인보사 사태 등으로 싸늘히 식어있던 국내 유전자 관련 제약·바이오주에도 긍정적인 시그널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는 배경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미국 주요 유전자치료제 개발사들의 합산된 시가총액이 20% 내외의 상승을 기록, 바이오 업종의 랠리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자가위 그룹에서 57%, 핵산(DNA&RNA) 분야에서 33% 급증한 것.

앞서 지난 3월에도 글로벌 빅파마인 로슈가 스파크 테라퓨틱스를 약 43억달러(약 4조8천억원)에 인수하면서 나스닥 상장 유전자 치료제주들이 급등한 바 있다. 특히 스파크는 당시 주간 120% 오르는 폭등세를 보였다. 또 보이저 테라퓨틱스도 애브비와 2억4,500만달러 규모의 파키슨병 치료제 개발에 관한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하며 55%의 급등 장세를 연출했다.

주목할 점은 당시 시차를 두고 국내 유전자 관련주들도 상승에 동참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3월에는 헬릭스미스(구 바이로메드)의 주가가 연중 최고점인 24만9,000원에 올라섰고 에이비엘바이오도 4월초 3만7,800원의 최고점을 찍었다. 미국 유전자주의 상승이 침체 일로에 있는 국내 유전자주에 반전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배경이다.

최근 미국 유전자주의 상승세를 분석해 보면, 우선 지난달 19일 크리스퍼 테라퓨틱스에서 발표한 크리스퍼(CRISPR/Cas9) 유전자 치료제 ‘CTX001’의 임상 데이터 발표가 최근 상승세의 촉매제가 됐다. 유전자가위는 인간세포와 동식물세포의 유전자를 교정하는 데 사용하는 기술이다.

실제로 크리스퍼 세러퓨틱스의 주가는 10월부터 지난 4일까지 76% 급등했다. 이외에도 같은 기간 에디타스 메디신(35%), 상가모 세러퓨틱스(29%), 인테리아 세러퓨틱스(32%), 셀렉티스(40%) 등이 동반 상승했다.

국내에서 대표적인 유전자 가위 업체는 코넥스 기업인 툴젠이 꼽힌다. 회사는 1, 2, 3세대 유전자 가위 기술을 모두 보유한 글로벌 유일의 기업이다. 핵심파이프라인으로 ‘CMT1A’ 질환(손과 발 근육이 오그라드는 난치병)에 대한 유전자 교정 치료 물질을 개발 중이다. 주가는 미국과는 반대로 같은 기간 19% 하락한 상태다.

툴젠은 제넥신과 동종유래 CAR-T(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제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또 녹십자셀과는 유전자가위 기술을 이용해 차세대 면역항암제를 공동 개발 중이다.

코스닥 기업인 영인프런티어도 계열사인 영화과학이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과 관련한 대용량 주입기를 출시한 바 있다. 엠젠플러스도 3세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해 유전자가위를 이용한 치료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마크로젠은 유전자와 유전체를 분석하고 편집하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해외 유전체 분석기업 4개사를 보유하고 있다,

11월부터 지난 4일까지 이들 기업의 주가는 모두 약세인 상태다. 녹십자셀 (-0.7%), 제넥신(-5.1%), 영인프런티어(-40%), 엠젠플러스(-19.7%), 마크로젠(-8.5%) 등 관련주들의 약세가 두드러진 모양새다.

유전자가위 분야와 함께 핵산(DNA&RNA) 관련 기술도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4일 노바티스가 바이오텍 더 메디신스 컴퍼니(MDCO)를 97억 달러(약 11조5천억원)를 주고 인수한다는 발표가 호재로 작용했고 앨나일람 파마슈티컬스의 급성 간 포르피린증 치료제에 대한 미국식품의약국(FDA)의 허가 획득 소식이 관련주 상승에 기폭제가 됐다.

핵산치료제 개발 대표기업으로는 미국의 아이오니스가 선두 업체로,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 ‘스핀라자’를 개발해 2016년 FDA의 첫 신약승인을 받고, 현재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핵산(DNA,RNA)은 유전정보를 저장하거나 전달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 과정을 조절하는 기술이 최근 들어 제약사로부터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핵산 기술은 가진 기업들의 최근 주가도 많이 뛰었다. 11월 한 달 동안 앨나일람은 30% 상승했고 이달 들어서도 지난 4일까지 4.1%가 더 올랐다. 메디신스 역시 11월에 60%의 급등세를 보였다.

국내에선 올릭스, 바이오니아가 대표적인 기업으로 언급되고 있다. 올릭스는 간섭 RNA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피부, 안과, 폐질환 등에 걸쳐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바이오니아는 RNAi 치료제의 체내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플랫폼 기술(SAMiRNA)을 개발 중이다.

이 외에도 개인 유전체 검사 기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전망이다.

앞서 마크로젠은 DTC(소비자직접의뢰) 유전자 검사항목 확대가 규제 샌드박스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2년간 유전검사를 목적으로 연구를 승인받아 향후 데이터 축적에 따른 수혜가 전망되고 있다.

또 유전자 기반의 예측 및 진단, 예방, 신약개발, 빅데이터 등 관련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제약바이오로 성장하고 있는 테라젠이텍스도 눈여겨 볼만하다.

여기에 줄기세포 관련주인 메디포스트, 차바이오텍, 녹십자셀, 파미셀, 네이처셀, 에이치비엘, 강스템바이오텍도 내년 ‘첨생법’(첨단재생의료법)이 전격 시행됨에 따라 성장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첨생법은 치료 수단이 없는 질환에 투약하는 혁신 바이오의약품을 우선심사하고 임상 2상만으로도 시판을 허가해 주는 조건부 허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로 인해 향후 면역항암제와 희귀질환 치료제로 사용될 바이오의약품 출시가 최대 4년 정도 앞당겨 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약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유전자 개발 기업들의 주가는 승승장구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국내에서는 ‘인보사 사태’로 인해 성장이 제자리 걸음인 상태다. 증시에서 조차 관심이 멀어져 관련기업들은 자금압박을 받고 있다. 내년 첨생법 시행으로 규제가 풀어질 경우 유전자치료제 시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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