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미플루 대체제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독감치료제 '조플루자(Xofluza)'가 바이러스 내성 문제를 야기하는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이 같은 내용은 영국 과학저널 '네이처 마이크로바이올로지(Nature Microbiology)'에 게재됐다.

최근 미국 위스콘신 매디슨 대학과 일본 도쿄대학의 가와오카 요시히로 병리학 교수 연구팀은 일본의 한 11세 소년이 H3N2형 독감 진단을 받은 후 조플루자를 처방 받고, 처음 효과를 보였으나 며칠만에 증상이 재발됐다고 밝혔다. 현재 이 환자의 여동생 역시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연구팀은 두 아이의 혈액을 채취해 유전자 검사를 시행한 결과, 두 사람 모두 돌연변이 형태의 H3N2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 바이러스는 조플루자에 강한 내성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이는 조플루자 투여로 내성이 생겼고, 여기서 살아 남은 바이러스가 여동생까지 감염시켰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인 것.

연구팀은 H1N1 또는 H3N2 환자들로부터 독감 샘플을 수집하고 조플루자의 효과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H1N1 환자군에서 조플루자 투여 전에는 바이러스 유전자 돌연변이가 관찰되지 않았으나 조플루자 투여 후 샘플을 검사한 환자의 23%가 조플루자에 내성을 갖는 돌연변이가 나타났다.

여기에 H3N2 환자군의 경우, 조플루자 투여 전후에 성인 4명과 어린이 12명을 테스트한 결과, 어린이 4명은 저항성 돌연변이를 일으켰으나, 성인에서는 해당 돌연변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팀이 12세 미만의 경우 조플루자 투여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배경인 것.

이 밖에도 독감바이러스를 배양해 실시한 햄스터와 페럿을 이용한 동물실험에서도 변이된 독감 바이러스가 건강한 동물들에게 쉽게 전염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구팀은 조플루자가 1회 투여라는 획기적인 복용 순응도와 함께 타미플루보다 효과가 크고 안전성도 증명됐다는 점에서 독감 바이러스 내성을 크게 확산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병원과 요양원, 대가족 환경에서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결과와 관련해 로슈 제넨텍의 독감 및 전염병 제품 개발 책임자인 베리 클린치 박사 역시 이같은 바이러스 돌연변이의 출현이 항바이러스제의 정상적인 특징이라고 지적하고 로슈의 타미플루와 같은 오래된 항 바이러스제에서도 유사한 돌연변이가 발생했으며 성인보다 어린이에게서 더 흔하게 발견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플루자는 독감증상 발현후 48시간 이내 1회 복용으로 독감 치료가 가능한 새로운 기전의 항바이러스제로 지난해 10월 12세 이상 소아 및 성인 급성 독감 치료제로 FDA의 승인을 획득한 바 있다. 이후 후속 연구를 통해 올해 9월에는 독감예방 효과까지 입증하며, 제네릭 경쟁에 따른 매출 하락세를 겪고 있는 타미플루의 대체제로 로슈의 기대를 한몸에 받아왔다. 올 상반기 타미플루의 매출은 29% 감소한 2억 7,700만 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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