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제약바이오산업을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며 적극적인 후방지원을 약속했지만 정작 기업에 주는 연구개발(R&D) 지원금은 작년보다 30% 이상 줄인 것으로 드러났다. 10곳 중 7곳은 정부보조금이 줄어든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의 총 R&D 투자에서 보조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작년 6.8%에서 올해 5.2%로 내려 앉아 개별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 수치로 확인됐다.

팜뉴스는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기업 32곳의 최근 3년간(2017~2019년 3분기) 정부 보조금 규모를 들여다 봤다.

우선 올 3분기까지 최다 R&D 지원을 받은 곳은 GC녹십자로, 정부로부터 총 73억 원을 수령했다. 특히 녹십자는 2017년 이후 3년간 191억 원을 지원받아 전체 제약사들 중 가장 많은 R&D 정부보조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녹십자는 백신제제 부문에서 정부보조금의 지원이 많았다. 특히 탄저병 예방을 위한 ‘GC1109’는 현재 국내 임상 2상이 진행 중으로, 오는 2022년 품목허가를 받는다는 계획이다. 또 결핵 백신 ‘GC3107A’도 지난 4월 태국 임상3상 IND 신청을 마친 상태로, 내년 품목 승인이 예상되고 있다.

녹십자 외에도 올해 10억 원 이상의 R&D 지원금을 받은 곳은 종근당(38억원), 한국유나이티드제약(26억원), 대웅제약(22억원), 제넥신(18억원), 동국제약(13억원), 광동제약(11억원), 대화제약(11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종근당은 합성신약 분야에서 신약개발 과제를 집중 수행하고 있다.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CKD-506’은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과제로 연내 임상 2a상을 종료하고 내년 상반기 결과를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또 대장암 치료제 ‘CKD-516’은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과 공동개발 중으로 2세대 VDA/경구투여제인 점이 특징이다. 이 외에도 바이오신약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인 ‘CKD-702’를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과제로 진행 중이다.

 

2017년 이후 3년간 집계로 보면, 제넥신(127억원), 한국유나이티드제약(83억원), 종근당(78억원), 동아에스티(68억원), 대화제약(52억원), 대웅제약(48억원), 휴온스(42억원), 동국제약(39억원), 제일약품(38억원), 신풍제약(32억원) 순으로 정부 지원금을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개량신약 연구개발에 정부보조금 지원이 많았다. 회사는 지난 6월 과제가 종료된 소염진통제와 COPD 천식 치료제의 신규제형 복합제 제조기술을 이용한 개량신약 개발에 38억원을 지원 받았다. 이에 회사가 실제 부담한 연구개발비는 7억6천만 원 수준이었다. 또 호흡기계 레보드로프로피진 제어방출제형 및 아포르모테롤 부데소나이드 흡입제 개발에 34억원의 보조금도 받아 현재 해외에서 임상 3상이 진행중이다.

다만 정부의 R&D 후방지원이 약해지면서 기업들이 지게 되는 연구개발비 지출의 부담은 늘게 됐다. 실제로 작년 R&D 투자에서 정부보조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넘은 곳은 9곳이었지만, 올해는 그 규모가 절반 이상 줄어들어 대화제약 등 4곳만이 작년 수준을 유지했다.

대화제약은 올해 58억 원을 R&D에 투자한 가운데 이중 정부지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16%(9억원)였다. 이어 광동제약(15%), 한국유나이티드제약(13%), 유유제약(12%) 등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보조금 규모도 작년보다 21곳이 감소했다.

제넥신의 경우 작년에 47억 원의 정부지원을 받았지만 올해 3분기까지 수령한 보조금은 18억 원이 전부였다. 전년대비 62%가 줄어든 셈이다. 이 회사는 최근 3년간 정부보조금으로 128억원을 지원 받았다. 제넥신은 다수의 정부 지원 과제에 선정되면서 보조금 규모를 늘려왔다. 특히 제넥신은 재무적 리스크를 낮추기 위한 방안으로 정부보조금을 적극 활용하는 전략을 구사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현재 유효한 주요 정부과제만 9건에 이르고 있으며, 산업통상자원부와 단백질을 이용한 난치성 건선치료제 개발,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과 면역관문억제제 병용임상 연구, 보건복지부와 차세대 당뇨병 치료제 개발 등을 진행 중에 있다.

이 외에도 정부보조금 규모가 줄어든 곳은 동아에스티가 33억 원에서 4억 원으로 29억 원이 감소했고, 휴온스(-82%, 15억원 감소), 신풍제약(-77%, 14억원 감소), 신라젠(-100%, 12억원 감소), 코오롱생명과학(-91%, 11억원 감소), 대원제약(-67%, 10억원 감소) 등이 큰 폭의 차이를 보였다.

반면, 지원금 혜택이 늘어난 곳도 있었다.

종근당이 135% 증가한 22억원의 정부보조금을 지원 받았으며, 녹십자(19%, 12억원 증가), 한독(400%, 5억원 증가), 대웅제약(12%, 2억원 증가) 등이 정부의 R&D 지원이 늘어난 대표적인 기업들이었다.

한편, 인보사 사태로 논란을 빚고 있는 코오롱생명과학은 최근 혁신형 제약기업 지정이 취소됨에 따라 2015년부터 3년간 첨단바이오의약품 글로벌 진출지원 사업을 통해 지원받았던 R&D 비용 82억원에 대한 환수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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