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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진, ‘거위의 꿈’ 품을 수 있을까…여의도 입성 초미 ‘관심’
류영진, ‘거위의 꿈’ 품을 수 있을까…여의도 입성 초미 ‘관심’
  • 최선재 기자
  • 승인 2019.11.22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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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산진구청서 북콘서트 개최…총선행보 ‘본격화’
당내 경선부터 보수 텃밭 장벽까지 ‘허들’ 산더미
금배지 차지, 문 정부 낙동강 전선 사수 ‘바로미터’ 될 듯

류영진 전 식약처장이 ‘금배지’를 향한 잰걸음을 시작했다. 그가 출사표를 던질 예정인 지역구는 부산진을이다. 류 전 처장은 자신감에 차있지만 당내 라이벌, 지역적 특성 등 총선 여정에 각종 변수가 상당할 전망이다. 부산 지역 정가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까닭이다.

류영진 더불어민주당 부산진구을 지역위원장(전 식약처장)은 최근 부산진구청 대강당에서 '식약처 그 600일의 기록' 북콘서트를 개최했다. '식약처 그 600일의 기록'은 식약처장 재임시절 600일 동안 있었던 일을 기록한 자서전이다. 류영진 전 처장이 북콘서트를 통해 자신의 성과를 자연스럽게 알리고 총선행보를 본격화한 것이다.

그렇다면 류영진 전 식약처장이 ‘금배지’를 달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제21대 총선이 약 5개월 정도 남았고 당내 경선도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은 시점에서 당선 가능성을 섣불리 예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지역 정가에서는 김승주 전 부산진구 약사회장이 류 전 처장의 첫 번째 ‘허들’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흘러나오고 있다.

부산 정가에 밝은 관계자는 “류영진 전 처장도 당내 경선을 피할 수 없다”며 “김승주 전 약사회장이 오래 전부터 지역주민들과 자주 스킨십을 가져왔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서은숙 부산진구청장한테 밀렸지만 그래도 조직 면에서 류영진 전 처장보다 낫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김승주 전 약사회장이 류영진 전 처장의 강력한 라이벌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

실제로 부산진구 정가에서는 김승주 전 약사회장이 새벽부터 지역 곳곳을 살피며 바닥민심 잡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후문이 들리고 있다. SNS와 밴드를 통해 지역조직망도 끌어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약국을 운영하면서 동주민센터를 통해 한부모가정 등 저소득가정 3가구를 매월 5만원씩 정기 후원하면서 봉사활동도 수년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 당내 경선이 ‘류영진 vs. 김승주’, 곧 ‘약사 2강 구도’로 굳혀질 것이란 여론이 부산 지역 정가에서 엿보이는 까닭이다.

류영진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류영진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물론 류영진 전 처장이 당내 경선을 무난히 통과할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류 처장은 30여 년 약사 경력을 기반으로 부산에서 정치 활동을 해온 인물이다. 2012년 18대 대선부터 문재인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고 올해 대선에서는 민주당 부산 선대위 특보단장을 맡았다.

류영진 전 처장이 ‘장관급’ 기관장 출신이자,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인 이상, 김승주 전 약사회장이 ‘체급싸움’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것.

하지만 김승주 전 약사회장의 강점은 ‘혜광고 출신’이란 점에 있다. 앞서의 관계자는 “부산에서 혜광고는 그야말로 좀 알아준다”며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혜광고 출신이다. 무엇보다도 1987년 6월 항쟁의 주인공인 박종철 열사도 혜광고를 나왔다. 김승주 전 약사회장이 박종철 열사 관련 사업을 많이 진행하면서 꽤 많이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승주 전 약사회장은 혜광고 37회 졸업생이다. 그가 수년 전부터 박종철 열사가 고문을 받다 숨진 서울 남영동 옛 대공분실을 시민 품으로 돌려달라는 내용의 국민 청원 운동을 벌이고 있는 까닭이다. 남영동 대공분실이 영화 <1987>을 통해 다시 조명받았을 무렵 김승주 전 약사회장의 인지도가 부산진을에서 상당히 올라갔다는 뜻이다.

류영진 처장의 두 번째 허들은 ‘부산진을’의 지역적 특성이다. 부산진을은 동래구·연제구·금정구와 함께 부산의 ‘중원’으로 불리는 곳으로 부산 전체 인구 350만 가운데 110만여명이 거주하는 최대지역이다. 특히 부산진을은 이중에서도 보수진영의 텃밭이다.

부산진을의 민심은 최근 총선에서 이헌승 새누리당 의원을 택했다. 19대 총선 당시 이헌승 의원은 민주당 김정길 후보를 누르고 여의도에 입성했다. 20대 총선 당시에도 이헌승 의원은 39,285표를 얻어 득표율 47.6%로 24,058표를 얻은 조영진 민주당 후보를 약 18%p차로 제치고 당선됐다.

박근혜 국정농단의 그림자로 한국당 의원들이 최인호·전재수 의원을 포함한 ‘독수리 5형제’ 공세에 밀려 추풍낙엽처럼 쓰러진 점을 감안하면, 부산진을이 여전히 한국당의 텃밭임을 증명한 선거였다. 부산진을의 지역 특성상 류영진 전 처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예측이 흘러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부산 정가에 밝은 다른 관계자는 “서부산 쪽은 민주당세가 여전할지 몰라도 부산진구 쪽은 다르다”며 “조국 사태 이후로 부산 민심이 ‘박살’ 났다. 지방선거 때 민주당이 부산 지역 시장부터 구의원까지 싹쓸이를 해서 물갈이를 해줬는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여론도 커지고 있다. 류 전 처장이 당내 경선을 이긴다고 해도, 현역인 이헌승 한국당 의원을 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치평론가들의 분위기는 다르다. 류영진 전 처장의 ‘본선 경쟁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교수는 “류영진 전 처장은 풋내기가 아니다”며 “약사 출신으로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김정수 전 장관 밑에서 수십년간 조직을 담당했다. 조직을 누구보다 탄탄하게 다지면서 정치를 했던 인물이기 때문에 지역적 기반이 상당할 것이다. 이헌승 의원쪽에서 상당히 경계를 하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편 류영진 전 식약처장 당선 여부가 문재인 정부의 낙동강 전선 사수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란 전망도 들리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평론가는 “부산 민심이 심상치 않다”며 “류영진 전 처장이 낙동강 전선을 사수하기 어려운 이유다. 그런데도 류영진 전 처장이 출마를 감행해 당선된다면,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고향에서 재신임을 받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류 전 처장의 개인기로 낙동강 밸트의 방어전선을 류 전 처장이 사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며 “그만큼 류 전 처장이 문 대통령과 연이 깊고 민주당이 신뢰하고 있는 인물이란 방증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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