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비만 인구가 급증하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경우는 드문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는 자기 관리가 부족하다는 사회 전반의 부정적 인식도 한 몫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최근 ‘비만은 질병’이라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면서 의료진과 환자 사이의 간극을 줄이고자 하는 움직임이 활발해 지고 있다. 향후 비만치료제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주는 배경이다.

최근 전 세계 11개국에서 비만인 1만4,500명, 보건의료전문가 2,8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ACTION IO’의 연구의 새로운 5가지 하위 분석 결과가 발표됐다. 이 연구는 비만인과 보건의료전문가 간에 비만치료에 대한 인식 차이를 확인할 수 있는 최초의 글로벌 연구라는 점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ACTION IO 연구에는 한국도 조사 국가에 포함돼 있다. 이는 지난 8월 열린 ICOMES & AOCO 2019에서 국내 데이터(BMI 25↑ 환자 1,500명, 의료진 200명 참여)가 발표됐다.

국내 연구 데이터에 따르면 만성 질환으로서 비만에 대한 인식은 비만인에서 78%, 의료진에서 87%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이한 것은 대다수의 환자가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체중 조절은 본인 책임으로 돌리고 개인적으로 감량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환자의 81%는 의료진의 도움없이 연 1회 이상 체중 감량을 시도했지만 대부분은 실패를 경험하고 결국 평균 42세가 돼서야 의료기관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구에 참여한 환자의 68%는 1개 이상의 동반 질환이 있었다. 비만 치료에 있어 의료진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한 이유인 것.

의료계에서는 ‘비만은 질병’이라는 인식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고, 비만 환자들에게 적극적인 동기부여를 제시하는 의료진도 늘고 있는 만큼 비만 치료에 있어 의료기관의 역할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몇 년간 정체된 국내 비만약 시장도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해 활기를 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미 이러한 움직임이 본격화됐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삭센다가 출시 이후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며 처방 신기록을 연이어 갈아치우고 있는데, 이는 환자들이 생각하는 병원의 문턱이 과거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

여기에 최근 FDA 승인을 받은 비만약 중 체중 감소 효과가 가장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큐시미아’가 내년 시장 진입을 예고하고 있는 만큼 비만 치료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삭센다의 대항마로 큐시미아가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다만 큐시미아가 ‘향정신성의약품’이라는 핸디캡이 있는 만큼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한 상황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정신질환 등으로 인해 다른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 향정약 성분의 비만약 처방은 주의해야 한다. 같이 복용할 경우 상호작용으로 인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진료 과정에서 환자의 현재 복용 약물을 파악하고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되는 치료제를 선택하는 세심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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