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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구탐식성림프조직구증 약 ‘가미판트’, 靑 게시판 등장, 왜?
혈구탐식성림프조직구증 약 ‘가미판트’, 靑 게시판 등장, 왜?
  • 최선재 기자
  • 승인 2019.11.20 0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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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선 미승인으로 처방 불가능…“신속승인 통해 환자 선택권 넓혀달라”
수일 내 생사여부 결정나는 질환…의료계 “치료옵션 확대에 도움” 중론
식약처, “희귀필수약센터서 구입 가능”…‘절차 중심’ 대응 반복만

미국식품의약국(FDA)이 혈구 포식성 림프조직구 증식증 치료제를 세계 최초로 승인한 가운데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신약을 허가해달라는 환자들의 아우성이 빗발치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식약처가 환자들에게 다양한 치료옵션을 주기 위해 ‘가미판트’ 허가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식약처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형국이다.

노래 ‘사랑일뿐야’를 불러 유명세를 떨친 가수 김민우(50세)는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2년 전에 아내가 세상을 떠났다. 어느 날 갑자기 목이 아프다고 병원에 갔다가 진단을 받았다. 6월 25일에 입원해 7월 1일에 세상을 떠났다. 일주일도 안 돼서 정상적이었던 사람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김민우의 아내가 앓았던 질환은 혈구 탐식성 림프조직구증(HLH)으로, 인터페론 감마(Interferon gamma, IFNγ)가 과도하게 생산됨으로써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질환이다. 이 병은 원발성(가족성) HLH와 이차성 HLH로 나누는데 성인에서는 이차성 HLH가 호발한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의는 “인터페론 감마는 우리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사이토카인이다”며 “다만 인터페론 감마가 과다 분비되면 여러 부대 증상이 나타난다. 죽이지 말아야 할 세포나 기관까지 죽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인터페론 감마는 대표적인 사이토카인 중 하나다. 바이러스 감염을 비롯해 항산균, 곰팡이, 살모넬라 등 다양한 감염성 병원체에 대한 면역반응의 생성 및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과다 분비될 경우 치명적인 증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

HLH 증상으로 고열, 간비종대, 혈구 수 감소, 림프절 비대, 체중감소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의식저하나 혼수와 같은 신경학적 증상이 발현된다. HLH 환자의 5년 생존율은 55% 정도로 알려져 있다.

앞서의 전문의는 “인터페론 감마의 과다 분비로 생명에 필수적인 장기를 공격하는 증상이 나타난다”며 “빠른 속도로 체네 장기를 손상시키고 수일 내에 생사여부가 결정이 나는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HLH는 질환이 매우 빠르게 진행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치료를 하지 않으면 1~2개월 이내에 사망할 수 있다. 시급한 치료를 요하는 질환이지만 진단 자체가 쉽지 않다. 소아 또는 성인 환자를 막론하고 1차 의료기관을 전전하다가 정확한 진단조차 받지 못하고 수개월 내 사망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러던 중 지난해 말, HLH 치료제가 세계 최초로 승인됐다.

FDA가 불응성, 재발성, 진행성의 원발성 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Primary Hemophagocytic lymphohistiocytosis, pHLH)을 앓거나, 기존 HLH 치료제에 내성을 보이지 않는 소아 및 성인 환자의 치료제로 ‘가미판트(성분명: emapalumab-lzsg, )’를 승인한 것. 이전에 승인된 치료제는 없었다는 점에서 새로운 치료 옵션이 등장한 셈이다.

때문에 최근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보건복지분야)에서는 가미판트를 승인해달라는 환자들의 목소리로 가득차고 있는 형국이다.

한 청원인은 최근 “아내가 HLH을 앓고 있어 항암 치료를 진행 중이다”며 “가미판트 승인 소식에 기쁜 마음으로 병원에 문의했지만 한국에서는 승인이 아직 나지 않아 처방이 불가능하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내가 위험한 상황은 아니지만 상황이 언제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항암치료가 듣지 않아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는 환자분들이 있다. 최대한 빠른 승인 절차를 통해 환자들의 선택권을 넓혀달라”고 읍소했다. 11월 18일 오후 6시 현재 게시물에 대한 추천수는 3000건에 육박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가미판트가 HLH의 치료옵션을 더욱 넓힐 수 있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앞서의 전문의는 “기존의 치료 요법에 비해 가미판트가 우월성을 보인 것은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비열등성을 입증했고 반응율이 괜찮았다. 환자 입장에서 하나의 치료옵션이 더 생긴다는 것은 가뭄에 단비같은 소식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가미판트는 기존 치료제에 불내성을 나타낸 소아 원발성 HLH 환자 27명(평균연령 1세)을 충원해 진행한 1건의 임상시험을 통해 평가된 결과, 63%의 환자들이 이 약에 반응을 나타냈다. 또 70%는 줄기세포 이식수술을 진행할 수 있을 정도로 호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식약처는 가미판트 허가를 촉구하는 환자들의 요구에 대해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치료제를 기다리는 환자들의 간절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효과성과 안전성이 국내에서 검증되지 않는 이상 무작정 들여올 수는 없다”며 “다만, 한국희귀·필수의약품 센터를 통해 국내 허가가 나지 않았더라도 FDA에서 허가된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식약처의 소극적인 태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다른 전문의는 “한국희귀·필수의약품 센터를 통한 절차는 수개월이 걸린다”며 “기다리는 도중에 환자들이 사망할 수 있는 질환이 HLH이다. FDA는 빨리 허가해야 될 약에 대해서 제약사와 소통을 거치며 허가 기간을 단축하려는 노력을 해왔다. 식약처가 환자들을 위한 마음이 아닌 절차 중심적인 사고로 대응하는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공정성 문제가 촉발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규제기관이 제약사와의 소통으로 약을 신청하라고 하는게 굉장히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다”며 “허가 신청을 독려하는 것은 공정성 논란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문제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재차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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