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주요제약사들의 3분기 실적이 공개됐다. 이들 빅파마들의 외형은 대체로 양호한 성적을 나타냈지만 R&D 투자 확대로 영업이익은 절반의 기업이 감소했다. 이 가운데 존슨앤존슨은 24조원의 분기 매출로 1위 자리를 수성했고 머크와 GSK, 세엘진은 성장세가 눈에 띄었다. 반면, 화이자와 애브비, 릴리 등은 영업이익이 줄어들면서 한계점을 노출했다.

14일 팜뉴스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글로벌 제약사 11곳의 재무실적을 분석했다. 이들 기업들의 평균 성장률은 3%에 머물렀으며 영업이익도 절반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R&D(연구개발) 투자는 53%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존슨앤존슨(24조700억원, 1.9%), 머크(14조3,900억원, 14.9%), GSK (10조9,000억원, 16%), 애브비(9조8,400억원, 3%), 세엘진(5조2,500억원, 16.1%), 바이오젠(4조1,800억원, 4.7%) 6개사가 성장했다.

반면, 화이자(14조7,200억원, -4.6%), 노바티스(14조4,900억원. -4.9%), 암젠(6조6,600억원, -2.8%), 일라이릴리(6조3,600억원, -9.7%) 5개사는 역성장했다.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된 11개사는 전체 매출의 평균 26%를 R&D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규모는 2곳(존슨앤존슨, 노바티스)을 제외한 나머지 9곳 모두 증가했다. 이 중 연구개발비에 분기당 2조원을 넘게 투자한 곳은 길리어드사이언스(5조7,900억원), 존슨앤존슨(3조200억원), 머크(3조7,200억원), 화이자(2조6,500억원), 애브비(2조6,500억원)였다.

특히 길리어드의 경우 매출의 89%에 해당하는 5조8천억원의 막대한 연구개발비 증가로 인해 1조7,1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했다. 길리어드의 이 같은 R&D 증가는 류마티스 신약후보 물질인 ‘필고티닙’을 비롯해 갈라파고스사의 모든 파이프라인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51억달러(5조9,338억원) 규모의 대형 계약들을 체결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 J&J, ‘레미케이드’ 분기사상 최저…‘스텔라라’ 2조 매출 ‘화색’

존슨앤존슨은 3분기 제약사업 부문에서 약 12조6,22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5.1% 성장하는 호실적을 달성했다. 이 같은 성장 배경에는 건선치료제 ‘스텔라라’가 1조9,700억원(전년비 30%↑)의 매출을 올리면서 회사의 전반적인 성장세를 견인했고, 혈액암 치료제 ‘임브루비카’ 1조688억원(전년비 31%↑), 다발골수종 치료제 ‘다잘렉스’ 8,877억원(전년비 53%↑) 등이 3분기 실적에 힘을 보탰다. 반면, 전립선암 치료제 ‘자이티가’는 8,603억원(전년비 23%↓)으로 부진한 모습이었다.

회사는 이 기간 연구개발비로 작년보다 29% 줄어든 3조200억원을 지출했다. 이로써 매출에서 차지하는 개발비 비중도 17.9%에서 12.5%로 감소했다. 분기 영업이익은 1조5,200억원이 늘어난 6조8,400억원으로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를 보였다.

무엇보다 눈길을 끈 것은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다. 이 제품은 17.6% 감소한 1조3,194억원(11억3,6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미국내 판매고가 8,690억원(7억4,800만달러)으로 24%나 급감했는데 이는 분기 사상 최저액이다.

여기에는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인 셀트리온의 ‘램시마’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렌플렉시스’의 시장 침탈이 레미케이드 가격인하로 연결되면서 매출 감소의 직격타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셀트리온 램시마(미국명 인플렉트라)는 현재 화이자가 미국에서 판매 중으로 3분기 8% 성장한 894억원(77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분기별 역대 최고 매출을 경신중이다. 램시마의 올 3분기 누적 매출은 2,416억원(2억800만달러)으로, 지난해 1억8,900만달러 보다 10% 성장했다.

≫ 화이자, ‘입랜스’ 매출 1조5천억원…‘급성장’ 주목

화이자의 3분기 매출은 14조7,200억원으로 전년대비 4.6% 감소했다. 이는 법인 분리를 추진중인 특허만료 의약품사업부인 업존의 실적이 28% 감소한 것과 소비자사업부의 매출 역시 55% 줄어든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업존을 제외한 바이오파마 사업부의 매출은 11조7,400억원(101억 달러)으로 1년 전에 비해 9% 증가했다.

이 회사의 주요 제품인 유방암 치료제 ‘입랜스’의 매출은 1조4,914억원(12억8,300만 달러)으로 전년대비 27% 급증했다. 또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젤잔즈’는 6,963억원(5억9,900만 달러)으로 40%의 고성장을 기록했다. 폐렴구균백신인 ‘프리베나 13’도 1조8600억원(16억 달러)의 매출로 전반적인 성장세를 견인했다.

한편, 화이자가 유럽과 아시아, 중남미 등에 시판하고 있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엔브렐’의 매출은 유럽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와 경쟁에 직면하면서 4,824억원(4억1,500만 달러)으로 전년 6,172억원(5억3,100만 달러)보다 22%가 감소했다. 특히 3분기 유럽매출은 2,313억원(1억9,900만 달러)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33%나 급감했다.

한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엔브렐 바이오시밀러인 ‘베네팔리’는 유럽 파트너사인 바이오젠을 통해 시판되고 있으며 3분기 1,347억원(1억1,590만달러)을 기록하면서 유럽시장을 잠식 중이다.

≫ 노바티스, 외형은 정체…‘코센틱스’ 덕에 영업이익은 증가

2분기 매출이 10% 넘게 감소하면서 어닝쇼크를 맞았던 노바티스는 3분기에도 외형에서는 부진한 실적을 나타냈다. 이 기간 노바티스의 매출은 14조4,900억원(124억8,200만 달러)으로 전년 131억2,100만 달러에 비해 4.9% 감소했다.

하지만 혁신의약품 사업부문은 11조2,762억원(97억 달러)으로 15% 대의 두 자릿수 성장을 달성하면서 영업이익도 2조7,400억원(22억5,800만 달러)으로 늘어나 수익성이 전년대비 21% 개선되는 모습을 연출했다.

노바티스의 성장을 이끈 혁신의약품으로는 건선치료제 ‘코센틱스’와 심부전 치료제 ‘엔트레스토’가 대표적이었다. 두 제품의 매출은 각각 1조892억원(27%↑)과 4,998억원(60%↑)을 기록 했다.

한편,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으로 화제를 몰고 온 ‘졸겐스마’는 당초 시장의 예상치를 넘은 1,860억원(1억6,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졸겐스마는 지난 5월 FDA가 승인한 척추성 근위축증 유전자치료제로 노바티스는 이 제품의 가격을 210만 달러(24억원)로 책정 한바 있다.

≫ 머크, 분기매출 4조 앞둔 ‘키트루다’ 성장에 ‘어닝서프라이즈’

올해 거침없는 성장 질주를 보여주고 있는 머크(MSD)는 3분기에도 14조3900억원(123억9,700만 달러)의 매출로 15%의 성장을 이끌어 냈다. 회사는 연구개발비를 전년보다 55%를 늘려 3조7,200억원이나 투자했지만 영업이익은 3조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머크의 성장에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가 있었다. 이 제품은 전년대비 62%의 놀라운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분기 매출 3조5,688억원(30억7000만 달러)을 달성했다. 키트루다는 지난 2017년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치료제로 FDA 허가를 받으면서 ‘옵디보’를 제치고 주도권을 잡았다.

이와 함께 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의 매출도 26% 성장한 1조5,358억원(13억2,000만 달러)을 기록하며 회사 성장을 견인했다. 반면,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와 자누메트의 매출은 12% 감소한 1조5,253억원(13억1100만 달러)으로 주춤했다.

≫ GSK, 대상포진백신 ‘싱그릭스’ 호실적 견인…10조 돌파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올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대상포진백신 ‘싱그릭스’의 활약으로 매출이 16% 성장한 10조9000억원의 호실적을 달성했다. 회사는 백신사업에서 15%, 컨슈머헬스케어에서 25%의 매출성장을 보였다. 다만, 특허만료 제약 부문에서 5% 정도의 매출이 쪼그라 들었다.

GSK의 성장 배경에는 싱그릭스의 급성장을 꼽을 수 있다. 싱그릭스는 3분기 8,000억원(5억3,500만 파운드)을 기록하면서 전년대비 76% 대폭 성장한 성적표를 받아냈다. 이 외에도 천식치료제 ‘누칼라’(3,031억원), COPD 복합제 ‘트렐리지 엘립타’(2,075억원) 등이 회사의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 애브비, 전년 성적 유지…휴미라 대체 고민은 '현재진행형'

애브비는 지난해 매출과 크게 변동이 없었다. 회사는 9조8400억원(84억7900만 달러)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전년대비 3%의 성장을 기록했지만 분기 매출 10조원 달성은 2분기 이후 더 이상 이어지지 못했다.

애브비의 주력제품으로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휴미라’의 3분기 매출은 전년대비 3.7% 감소한 5조7,430억원(49억3,600만 달러)으로 주춤했다. 이 같은 성장 정체에는 지난해 유럽에서 휴미라의 특허만료에 따른 바이오시밀러의 동시 발매로 매출이 31.8% 급감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임랄디’를 비롯해 암젠 ‘암제비타’, 산도즈 ‘하이리모즈’, 마일란.후지필름쿄와기린 ‘훌리오’ 등이 휴미라의 경쟁제품으로 언급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침탈 정도가 크지 않은 미국 매출은 9.6% 성장해 대조적인 상황을 연출했다.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임랄디’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중 유럽시장에서 주도권을 선점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의 파트너사인 바이오젠에 따르면, 임랄디의 유럽 3분기 매출은 573억원(4,930만 달러)으로 집계됐다.

한편, 애브비의 건선치료제인 ‘스카이리지’는 출시 2개월 만에 매출 558억원(4,800만 달러)을 달성했고, 이번 3분기에는 1,058억원(9,100만 달러)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블록버스터 반열에 성큼 다가섰다. 이외에도 지난 8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도 승인받은 JAK-1억제제 '린보크'는 한 달 만에 162억원(1400만달러)이 팔리면서 향후 전망을 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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