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용 사전피임약 시장에서 도입 품목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는 중견제약사들이 최근 자체 브랜드 제품을 속속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일동제약 역시 독자 개발한 2개 품목의 시판 승인을 받으며 이러한 기류에 동참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도입 품목의 경우 코프로모션 계약 종료 등의 변수가 있는 만큼 향후 발생할 리스크 관리 차원의 전략적인 선택으로 보고 있다.

일동제약은 지난 8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경구용 사전피임약 ‘바라온정’과 ‘다온정’ 2품목의 시판 승인을 받았다. 현재 한국화이자제약으로부터 도입한 ‘에이리스’와 ‘미뉴렛’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독자 개발한 2개 품목의 허가를 받은 만큼 시장의 이목이 쏠렸다.

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GSK-화이자컨슈머헬스케어의 합병에 따른 신규 법인 설립으로 일동제약이 혹시 모를 코프로모션 계약 해지를 대비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알보젠코리아와 손을 잡고 오랜 기간 리딩 품목 ‘머시론’의 판매 대행을 맡아온 유한양행은 ‘센스데이’ 개발을 완료해 놓고 코프로모션 종료 이후 곧바로 제품을 출시, 충격을 최소화 한 바 있다.

하지만 GSK-화이자컨슈머헬스케어 신규법인이 양사의 코프로모션 계약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화이자가 담당하고 있는 OTC 품목은 칼슘제, 센트룸, 챕스틱 등으로 한정돼 있고 에이리스와 미뉴렛은 해당되지 않는 품목이라는 것이 화이자측의 설명이다.

화이자 관계자는 “화이자에 총 6개의 사업부가 있고 각 사업부별로 의약품이 나눠져 있다. 현재 항생제 사업부에 소속된 에이리스와 미뉴렛은 신설법인 설립 영향권 밖에 있는 품목”이라며 “각 사업부가 관리하고 있는 OTC 품목을 다른 사업부로 이관할 계획도 없다. 따라서 현재 진행 중인 코프로모션 계약도 정상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동제약측도 화이자와 마찬가지로 코프로모션 계약에 이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품목 허가를 받은 2개 품목의 출시 일정 등 향후 구체적인 계획은 정해진 바 없다고 강조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회사가 OTC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번 품목 허가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보면 된다. 국내 사전피임약 시장이 가능성이 있다는 내부적 판단에 따라 제품 개발을 진행한 것”이라며 “지금까지 코프로모션과 관련해 양사에서 어떠한 얘기도 나오지 않았다. 앞으로도 두 품목에 대한 코프로모션은 계약에 따라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현재 국내 경구용 사전피임약 시장은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다국적사의 품목이 주도하고 있다. 해당 품목의 판매를 대행하고 있는 국내 제약사들 입장에서는 지속적으로 코프로모션 계약을 유지해 안정적인 매출을 올려야 한다는 압박감이 상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

이런 상황에서 유한양행이 알보젠코리아와 결별 후 자체 브랜드 센스데이를 성공적으로 론칭하며 피해를 최소화 한 모습은 여러 제약사들이 자체 개발한 제품의 품목 허가를 받고 출시를 적극 검토하는데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경구용 사전피임약 시장에서 매출 최상위권에 있는 품목 대부분이 다국적사 제품이다. 따라서 동아제약처럼 국내 판권을 인수하지 않는 이상 코프로모션 계약 유지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며 “유한양행 센스데이의 성공적인 론칭이 도입 품목을 보유하고 있는 제약사는 물론 OTC 마케팅이나 영업망이 탄탄한 제약사들이 자체 브랜드 출시를 검토하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지도가 매출과 직결되는 시장 특성상 이들 제약사의 선택이 최상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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