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다수 제약사들은 영업맨들이 쓰는 여비와 교통비 지원에 후했다. 특히 출장에 들어가는 비용에 대해서는 직원 한명당 수 백만원대까지 지원하고 있었다. 이는 전체 매출에 평균 2%를 차지하는 규모였다. 다만 이 같은 여비 지급이 리베이트의 단초를 제공할 수도 있는 만큼 투명한 회계처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8일 팜뉴스는 국내 주요상장 제약사 50곳의 상반기 보고서를 토대로 직원들 업무출장에 대한 ‘여비교통비’와 ‘차량유지비’ 지원 현황을 살펴봤다.

먼저 국내 제약사 중 1인당 여비교통비 등으로 상반기에 4백만원 이상을 지출한 곳은 15곳으로 확인됐다. 10개사 중 3곳은 여비교통비 명목으로 직원 당 연간 약 1천만원에 달하는 돈을 쓴 셈이다.

다만, 국세 당국 사례에서 제약사의 여비교통비와 차량유지비에 대해 불투명한 과도 지출을 리베이트로 추정하고, 국세청이 세금 징수를 추징했던 만큼 유사 사례 방지를 위해 업계가 회계 투명성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비교통비는 현지의 실제비용으로 지출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회사 내 지급규정에 따라 지출 증빙을 정확히 갖춰야 한다. 일비가 3만원 이상인 경우, 지출 영수증이 없으면 비용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세금이 적용된다. 특히 최근에는 해외 계열사와의 거래 관계도 집중 감사 대상에 포함되고 있는 추세다.

 

여비교통비에 가장 많은 비용을 지출한 곳은 일양약품이었다. 회사는 상반기에만 77억 5천만원을 지불했다. 이는 작년에 71억원을 사용했던 것에 비해 9%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에는 연간 158억원을 사용했다. 웬만한 블록버스터 약 매출을 뛰어 넘는 규모다.

일양약품의 여비교통비가 이렇듯 많은 배경에는 해외 영업과 관련된 출장이 잦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일양약품은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14%나 된다. 또한 연결을 제외한 개별 여비교통비는 상반기 17억원으로 집계된 만큼 중국현지 법인인 양주일양, 통화일양, 일양한중무역에서 발생한 여비교통비가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외에도 종근당(67억원), 유한양행(62억원), 대웅제약(61억원), 녹십자 (52억원), 대원제약(44억원), 일동제약(38억원), 동아에스티(38억원), 하나제약(37억원), 보령제약(35억원) 순으로 비용 지급 규모가 컸다.

또한 차량유지비가 많았던 곳은 동아에스티(10억원), 대원제약(8억원), 유나이티드제약(7억원), 광동제약(5억원), 녹십자(5억원)로 나타났다. 직원이 사용한 차량유지비는 급여에서 비과세 금액(20만원)을 제외하고 초과되는 부분이 세금으로 직결되기도 하는 만큼 요주의 항목이기도 하다.

주목할 점은 여비교통비 등으로 지급된 직원 당 지출 금액이 연간 평균 8백만원이나 된다는 것이다. 이는 제약사 직원의 연평균 급여 수준이 5~6천만원 선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 볼 수 있는 것.

상반기 1인당 여비교통비와 차량유지비를 합해 지출액이 가장 많은 곳은 에이프로젠제약으로 1천5백만원에 달했다. 다만, 에이프로젠제약은 개별 기준으로는 상반기 여비교통비가 1천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는 계열사들까지 합산한 비용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 일양약품(1천3백만원), 차바이오텍(9백만원), 진양제약(8백만원), 하나제약(7백만원), 대원제약(6백만원), 삼천당제약(5백만원) 순으로 직원 당 여비교통비 지출이 많았다.

아울러 매출액 대비 여비교통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곳은 진양제약(6.5%), 에이프로젠제약(6.4%), 일양약품(5%), 하나제약(4.7%), 서울제약(3.6%), 한국유나이티드제약(3.6%), 국제약품(3.5%), 대원제약(3.4%), 안국약품(3.1%)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작년 여비교통비로 1억7천만원을 썼던 한국유니온제약의 경우 올 들어 그 규모를 6억3천만원으로 3배 이상 늘렸다. 차바이오텍도 39% 늘어난 17억원을 사용했다.

반면, 메디포스트는 30억원에서 21억원으로 29% 급감했고, 일동제약은 48억원에서 38억원으로 20% 하락했으며, 광동제약도 여비교통비를 30억원에서 25억원으로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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