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 약제 선택지에 따라 감염 재발률도 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현행 결핵 치료제 중 하나인 이소니아지드 및 리팜피신, 피라진아미드 등을 사용한 환자의 경우 재발 위험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약제를 사용한 환자군에서는 장내세균총(마이크로바이옴)의 변화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결과는 최근 국제 면역학술지인 Mucosal Immunology에 실렸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한 미국, 유럽 호흡기 감염학계는 다제내성결핵 치료 분야에 피라진아미드 등의 권고등급을 하향 조정하는 등 치료 선택지에도 변화가 일고 있는 분위기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일부 항결핵약제가 위장관계 세균총의 변화를 유발하고 결핵균 감염에 민감도를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으며 이같은 분위기에 힘을 실은 것이다.

주목할 점은 일반적으로 결핵약을 복용하던 환자에서 치료제 중단으로 인한 획득내성 문제나 이차 감염 이슈 외에도 장내세균총 변화를 결핵 재발에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적했다는 대목이다.

현재 치료 지침을 살펴보면, 다제내성결핵은 결핵 치료제인 이소니아지드 및 리팜피신을 포함한 2개 이상의 결핵치료제에 내성이 있는 결핵을 지칭한다.

여기서 다제내성결핵은 전염 위험도가 높아, 일반 결핵이 1차 치료제를 약 2주간 복용하면 전염가능성이 없어지는데 비해, 균음전(결핵균이 양성에서 음성으로 전환)에 보다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 같은 이유에서 다제내성결핵은 8개월 간의 집중치료 기간을 포함한 총 20개월 가량의 꾸준한 약물 치료를 권고하는 것이다.

장내세균총의 변화를 주목한 이번 연구는, 항결핵약제 치료를 8주간 이어간 마이스 모델에서 재발 위험을 평가했다. 여기서 사용된 항결핵제가 대표적인 이소니아지드 및 리팜피신, 피라진아미드 등이다.

그 결과, 이들 세 개 항결핵약제는 장내세균총을 유의하게 변화시켰고 이소니아지드와 피라진아미드를 병용한 경우 결핵균 감염의 감수성이 올라가며 재발 취약성을 보였다.

연구의 주저자인 맥길대학연구소 Maziar Divangahi 교수는 "이번 결과를 통해 위장관-폐 축(gut-lung axis)에 대한 학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결핵균 감염과 관련해 체내 위장관계와 폐에 위치하는 세균총의 역할에 새로운 관점이 제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항생제 오남용과 관련한 지역사회 감염 문제가 크게 늘은 것과 같이 항결핵약제로 인한 면역체계 억제나 정상적 세균총의 변화는 주목할 만하다"며 "어떠한 세균총의 변화가 결핵 감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인과성을 밝혀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개정된 WHO 다제내성결핵 치료가이드라인의 주요 변화는, 기존 1차약으로 권고됐던 피라진아미드 등의 약제가 '그룹 C' 후순위 밀리고 '베다퀼린' 및 '리네졸리드' 등의 신규 치료제 옵션이 우선 선택약물로 권고등급이 상향됐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