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제약의 스토가가 라니티딘 사태 이후 대체제로 주목받으며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현재 라니티딘의 대안이 많지 않은 만큼 장기적으로 회사의 핵심 캐시카우로 자리잡을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반면 지난 40여년간 회사의 간판 제품 역할을 해왔던 겔포스는 지난해 수출 실적이 급전직하하며 힘이 빠진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회사의 전체 매출에서 겔포스 제품군의 비중을 향후 스토가가 뛰어넘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시장분석기관 유비스트의 주간 처방 동향자료에 따르면 국내 H2 수용체 길항제(H2RA) 시장에서 보령제약의 ‘스토가(라푸티딘)’는 9월 29일부터 10월 19일까지 3주간 처방액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동안 H2RA 시장에서 5% 내외의 처방률을 기록했던 스토가는 라니티딘 사태 이후 주간처방률이 15%대로 올라서면서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8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H2RA 계열 약물 중 라니티딘을 대체할 할 수 있는 품목이 한정돼 있는 만큼 스토가의 이 같은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국내 라니티딘 전체 시장 규모는 대략 3,000억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스토가가 지금과 같은 추세를 유지하고, 라니티딘 시장에서 10~15%대의 점유율만 확보한다면 산술적으로 300~450억원의 연매출도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특히 의료 현장에서 H2RA 계열 약물을 대체제로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고 스토가의 평가가 긍정적인 만큼 기존 라니티딘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향후 스토가가 보령제약의 주력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회사 측도 이 같은 시장의 전망치에 대체적으로 동의하면서 스토가를 대형 품목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보령제약 관계는 “스토가는 일본 UCB제약으로부터 국내 판권을 완전히 인수해 자체 생산하고 있는 품목으로 회사의 주요 제품 리스트에 들어가 있다”며 “라니티딘 사태 이후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현재 전사적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회사의 주력 제품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마케팅 디테일에 더욱 신경 쓸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1975년 출시 이후 줄곧 회사의 간판 역할을 톡톡히 해왔던 ‘겔포스’는 지난해 수출이 ‘급전직하’하며 다소 힘이 빠진 모양새다. 6~7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에서 5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며 효자품목 노릇을 톡톡히 했던 것을 감안하면 상전벽해다.

지난 3년간 겔포스의 실적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16년 173억원(수출: 83억원/내수: 90억원)에서 2017년 241억원(수출: 139억원/내수: 102억원)으로 매출 상승세를 타는 듯 했지만 지난해 갑자기 수출이 급감하면서 전체 매출이 135억원(수출: 44억원/내수: 91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다만 올해 상반기까지의 수출액이 43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회복세로 돌아섰고 내수(41억원)도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아 전체 매출은 소폭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겔포스의 중국 현지 매출액은 사드 사태 등의 요인으로 인해 수출액이 상당 폭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최근 중국발 규제가 점차 풀리는 분위기고, 현지 법인도 정상적으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수출 실적은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8월 품목 허가 이후 겔포스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던 ‘겔포스디엑스정’은 출시 직후 라니티딘 사태가 터지면서 곧바로 판매 중지가 돼 사실상 매출이 없었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또 지난해 중순에 출시된 ‘겔포스L’ 역시 매출액이 미미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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