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자가 있으면 파는 자도 있기 마련.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 주식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외국인과 개인 간 매매 난타전에 딱 들어맞는 말이다. 여기에 기관투자가들까지 가세하면서 시장을 둘러싼 주도권 싸움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이들 고객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기업설명회(IR)를 제대로 열고 있을까.

기업들은 주가 안정을 위해 주주들을 상대로 기업설명회를 연다. 만약 주가가 떨어지는 추세라면 이렇게 IR을 개최한다고 해도 그 효과가 곧장 주가에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바로, 매매 주체자별로 특화된 ‘맞춤형 IR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팜뉴스는 한국거래소와 증권사 통계치를 토대로 9월부터 이달 25일까지 주요 제약바이오기업 50개사의 매매 주체별 거래 동향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향후 기업들이 집중해야 할 시장의 주체를 파악해 봤다.

 

기업별로 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식은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인기가 많았다. 이들은 각각 2200억원(64만8천주)과 1187억원(36만4천주) 규모의 주식을 사들였다. 반면 주식을 내다 판 상대는 개인들로, 그 규모만 3,271억원(98만주)에 달했다.

여기서 기관을 세부적으로 보면, 국민연금이 주축인 연기금이 가장 많은 610억원을 사들였다. 또 증권사 등으로 구성된 금융투자회사의 경우 231억원, 보험사 104억원, 투자신탁이 221억원치의 주식을 끌어 안으면서 기관 모두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치엘비의 경우 외국인이 눈독을 들이고 있었는데, 그들이 사들인 주식 규모만 약 1142억원에 달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309억원과 700억원 규모를 내다 팔았다. 최근 이 회사의 주가가 많이 오른 상태이기 때문에 대체로 차익 실현을 위한 거래로 풀이되지만, 그렇다고 기관들의 매도를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상황.

주목할 점은 기관들 중에서도 금융투자 측이 587억원어치의 이 회사 주식을 던졌다는 점이다. 즉 에이치엘비 입장에서 보면, 금융투자법인을 상대로 IR을 가져 볼 만하다는 의미다.

대웅제약 역시 기관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기업설명회가 필요해 보인다. 기관들의 매도 공략에 주가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투자신탁과 정부로 대변되는 연기금이 많은 물량을 내다 팔았는데 그 규모만 각각 135억원(8만9천주)과 97억원(6만6천주)에 달했다. 또 보험사도 62억원(4만1천주)의 물량을 시장에 내놨다.

유유제약은 개인들이 73억원을 사들이긴 했지만, 연기금과 투자신탁이 던진 매물이 각각 30억원에 달해 매섭다.

셀트리온은 외국인 투자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IR이 절실해 보인다.

일단 개인들이 던진 2,500억원에 달하는 이 회사의 물량은 기관들이 대부분 다 받아냈다. 다만 외국인의 경우 이 회사의 주식을 시장에 던지는 모습을 연출했다. 실제로 셀트리온 주식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비해 수익률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외국인들이 매수에 참여하지 않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셀트리온의 외국인 매도 물량은 주로 최근 두 달간 CS증권 창구(스위스)에서 50만5천주, 노무라증권 창구(일본)에서 50만2천주의 순매도 물량이 나왔다. 이는 각각 100억원 규모로 영국·아일랜드·스위스 국적의 외국인들의 매매가 많았다.

녹십자는 외국인과 개인을 상대로 한 기업설명회가 필요해 보인다. 이들이 최근 팔아 치운 이 회사의 주식 규모만 6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반면 기관은 56억원을 사들였는데, 이 중 보험과 투자신탁이 각각 20억원을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진제약은 외국인이 64억원, 개인이 20억원을 매도하면서 주가도 떨어졌다. 때문에 회사는 외국인 투자가를 상대로 한 IR이 절실한 상황. 최근 두 달간 삼진제약에 대한 증권사 매도 창구는 1위부터 4위까지 모두 외국계 회사가 차지했다. UBS, 노무라증권, 제이피모간증권, C.L.S.A 증권이다.

한미약품은 기관들로부터 인기가 높았다. 그 만큼 이 회사에 대한 신뢰가 크다는 의미다. 실제로 외국인이 75억원, 개인이 367억원 정도를 팔았지만 기관이 440억원을 매수하면서 주가도 15% 이상 올랐다. 특히 연기금이 200억원 이상을 매수했다.

에이프로젠제약은 개인의 힘이 외국인을 압도했다. 개인이 72억원을 사들이는 동안 외국인은 86억원어치의 주식을 시장에 던지면서 이 기간 주가도 30% 이상 올랐다. 하지만 최근 일주일 사이 이 회사의 주가가 10% 이상 하락하면서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모건스탠리 창구에서 많은 매도 물량이 나왔다.

유한양행은 외국인을 상대로 한 적극적인 IR이 요구되고 있다. 외국인의 매도로 인해 이 회사의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 실제로 외국인은 163억원 규모의 유한양행 주식을 팔아치웠고 개인과 기관이 반반씩 물량을 받았다.

유한양행의 최근 2달간 매도 창구 1위부터 7위는 모두 외국계 증권사로 채워졌다. CS증권이 6만주를 매도했고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증권 등이 뒤를 이었다. 거래는 영국계에서 36만9천주, 싱가포르, 아일랜드 등에서 5만주 내외가 거래됐다.

메디톡스는 외국인과 기관의 물량 압박으로 주가가 떨어졌다. 외국인은 388억원, 기관은 218억원을 팔았다. 특히 연기금에서 94억원, 투자신탁에서도 81억원의 물량이 나왔다. 반면 사모펀드쪽에서는 54억원을 매수했다. 문제는 외국인의 물량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 제이피모건 창구를 통해서 두 달간 나온 이 회사의 매도물량만 6만4천주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헬릭스미스는 최근 임상 오염 사태를 겪은 이후, 외국인이 약 70만주(약 700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시장에 내던졌다. 다만, 기관들의 경우 이 회사에 대한 평가는 제각각이다. 투자신탁은 76억원을 사들이면서 추후 임상 성공 가능성에 배팅한 반면, 금융투자와 사모펀드는 각각 40억원과 30억원어치의 주식을 추가로 팔아 치웠다. 아울러 외국계 창구는 메릴린치증권, 골드만삭스증권, 모건스탠리 등에서 두 달간 120만주의 물량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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