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의 의·약사 전용 온라인몰이 올해 2곳 문을 열었다. 이렇게 하나 둘씩 늘고 있는 온라인몰을 두고 약국가는 탐탁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다. ‘온라인 시대’가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이긴 하지만 기존 직거래 방식의 장점이 온라인몰에 밀려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선 약국들의 거부감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제약사가 현장 목소리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29일 약국가에 따르면 온라인몰을 운영하고 있는 일부 제약사들이 약국과의 일반약 직거래 방식을 중단하거나 점차 축소하고 온라인을 통한 주문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러한 제약사의 기조에 대해 일부 약국장들은 거부감과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고 있다.

일단 직거래 방식의 경우 제품 정보나 반응 등 약국 운영에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바로 확인할 수 있지만 온라인몰은 이 부분이 부재하다는 것. 한 마디로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는다는 불만이다.

A 약국장은 “제약사 입장에서는 온라인몰이 활성화되면 인건비와 금융비용을 줄일 수 있으니 좋다고 느낄지는 모르지만 이는 영업사원의 역할을 지나치게 협소하게 보는 것”이라며 “그들이 정기적으로 방문해 메신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 자연스럽게 해당 로열티도 증가하고 주문량도 늘어나는 법인데 이 부분을 제약사가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고 아쉬워 했다.

또 영업사원이 약국에 오면 리스트를 보고 간편하게 제품을 주문할 수 있고 신용 거래도 가능한 반면, 온라인몰은 필요한 제품을 따로 시간을 내서 검색하고 주문을 해야 하는 데다 이마저도 선결제만 가능해 운영 자금이 여의치 않을 때는 부담스럽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제약사가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수렴하지 않고 회사의 운영 기조를 강요하는 것 같다는 것이 약사들의 대체적인 생각이다.

B 약국장은 “특정 제약사의 경우 영업사원을 통한 직거래가 불가능하거나 온라인몰 주문을 강권하는 분위기다. 최근 방문한 영업사원이 온·오프라인 거래가 모두 가능한데도 온라인 거래만 가능한 것처럼 얘기해서 불쾌했던 적이 있다”며 “지인을 통해 알아보니 온라인몰로 거래를 변경시키면 인사고가에 반영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 같은 무리한 거래방식 변경 유도가 기업 이미지에 손상이 간다는 것을 제약사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제약사들은 이런 약국가의 목소리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현재 온라인몰을 운영하고 있는 제약사는 대웅제약(더몰 2009년), 한미약품(HMP몰 2012년), 보령제약(팜스트리트 2017년), 일동제약(일동이커머스(일동샵, 일동몰) 2017년), JW중외제약(JW중외제약몰 2019년), GC녹십자(프리미온 2019년)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제약사의 온라인몰 운영방식이 각기 차이가 있어 일반화시키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온라인 시스템 구축을 통한 편의성·효율성 증대, 영업 디테일 강화, 접근성 확대 등에 방점이 찍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

C 제약사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직거래를 온라인몰로 전환하려고 하고 있다. 온라인몰로 주문, 수금, 유통 등을 대체하고 남는 시간과 인력 자원은 제품의 정보 전달이나 마케팅 디테일을 강화하는데 투입하고 있다”며 “다만 영업사원의 여건상 약국 방문 횟수가 과거에 비해 줄어 약사들이 부족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고 인정했다.

D 제약사 관계자는 “온라인이 시대의 흐름인 만큼 과거처럼 직거래를 유지하는 건 무리가 있다. 직거래도 분명 단점이 존재한다. 특히 약국 재무·회계 담당자와 제약사 영업사원이 약국 몰래 사고를 치는 사례도 있지 않았냐”며 “온라인몰이 거래의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는 큰 기여를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온라인몰을 개설했지만 접근성 확대 차원에서 격오지 등에 한정적으로 활용하는 제약사도 있었다.

E 제약사 관계자는 “기존 직거래를 온라인몰로 대체하겠다는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 기본적으로 대면 영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라며 “다만 제약사는 전 지역에 걸쳐 의약품을 원활하게 공급해야 하는 사회적인 책무가 있는 만큼 접근성이 떨어지는 격오지 거래처를 위해 온라인몰을 개설한 것이다. 일반적인 거래처로 온라인 거래를 확대할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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