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중매체에서 검증되지 않은 의료지식을 전달하는 쇼닥터들의 부적절한 활동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약사의 고유 영역인 일반의약품의 상담 역시 온라인을 통해 잘못된 정보가 범람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8일 약사사회에 따르면, 인터넷 활용이 수월한 20·30세대와 어린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을 중심으로 전문가인 약사와의 상담 보다는 온라인 상의 제품 정보나 사용 후기 등을 토대로 약을 투약하는 빈도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거나 일반화 시킬 수 없는 개인적인 의약품 복용 후기들이 확대‧재생산 되면서 약사의 전문성을 뛰어 넘는 공신력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블로그나 카페 등을 조금만 둘러보면 약효군별 추천 제품, 사용 방법 및 후기 등이 광범위하게 공유되고 그 밑에 ‘고맙다’는 댓글이 빼곡하게 달려 있는 것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일선 약사들은 과거에 비해 젊은 소비자들이 특정 제품을 구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에 대해 온라인을 통한 정보 공유를 이유로 꼽고 있다. 다만 의약품 자체가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특수한 재화라는 점에서 공산품을 쇼핑하듯 후기에 따라 제품을 구매하는 행태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A 약사는 “약국에 들어오자마자 특정 감기약이나 진통제 등을 요구하는 젊은 소비자들이 간혹 있는데 상담을 원하지 않는 것이 눈에 보인다. 이럴 때는 그냥 해당 제품을 주는 편”이라며 “제품에 따라 성분 차이가 있기 때문에 소비자의 몸 상태나 현재 복용하고 있는 약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알맞은 약을 권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열심히 상담을 해도 좋은 소리를 못 들을 가능성이 크니 주저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의약품을 투약했던 엄마들의 개인적인 경험들도 맘카페에서 알찬 정보로 둔갑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상황인 것.

영유아의 의약품 투약은 진료와 상담을 통해 신중하게 이뤄져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자의적으로 변경했던 투약 경험이나 처방받았던 전문약을 재활용했던 사례 등이 아무런 제재나 비판없이 공유되고 있는 것에 대해 약사들은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B 약사는 “영유아에게 열이나 설사 등의 증상이 생기면 바로 병원으로 가는 것이 좋다. 여의치 않다면 약국에 들러 상담을 받고 정확하게 약을 투약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들마다 증상이 발생하는 원인이 다를 수 있고 체중이나 나이 등에 따라 용법‧용량을 달리해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며 “일부 아이들에게 효과적이었다고 해서 그것이 일반화 될 수는 없다. 처방과 상담이 필요한 이유다. 온라인에 떠도는 정보가 의‧약사의 전문성을 대신하는 현상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사회적 문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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