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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허위·과장 광고 단속망 ‘구멍’…둔갑 제품 버젓이 ‘활개’
식약처 허위·과장 광고 단속망 ‘구멍’…둔갑 제품 버젓이 ‘활개’
  • 최선재 기자
  • 승인 2019.10.25 0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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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성장 의약품 오인 광고도…"의학적 효능 효과 과장" 심각
제품 후기 담긴 영상 광고 SNS·유튜브 통해 무차별적 유포 ‘충격’

식약처는 최근 허위·과장 광고 점검 성과를 홍보했다. 하지만 식약처가 대표 적발 사례로 지적한 키성장제 관련 광고가 여전히 게시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났다. 심지어 제품 후기가 담긴 영상 광고가 SNS와 유튜브를 통해 무차별적으로 유포되고 있는 형국이다. 식약처의 부실한 단속망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사이버조사단은 최근 SNS 등 온라인 공간에서 고의·상습적으로 허위·과대광고를 해온 업체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당국은 “소비자를 속여 부당이익을 취했거나 위반사항을 시정하지 않고 반복적으로 위반한 업체를 집중적으로 점검한 결과”라며 “관련 업체 12곳을 적발하고 행정처분 및 고발 조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식약처에 따르면 허위‧과대광고로 적발된 유형은 ▲SNS(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를 통한 가짜 체험기 유포(1건)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제품 공동구매(1건) ▲키성장 등 검증되지 않은 효능·효과로 건강기능식품 표방 등 광고(5건) ▲다이어트 광고(2건) ▲탈모 예방(3건) 등이다.

이렇게 식약처가 대대적인 실적을 올린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식약처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식약처 보도자료에 따르면, A 사는 지난 상반기에 B제품의 성장특허물질이 논문을 통해 효과가 입증됐다면서 키성장에 관심을 가질만한 성장 촉진 물질이라고 광고했다. 특히 해당 제품엔 국립대 교수가 개발한 성장 특허물질이 담겨 있다고 홍보했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A 사가 효과 없는 특허 물질이 포함된 일반식품을 ‘건기식’으로 둔갑시켜 판매한 것을 적발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A 사는 특허 물질 관련 유사 문구를 버젓이 광고 중이다.

A 사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성장특허물질은 효모에서 추출한 원료로, 국립대 교수의 연구를 통해 개발됐다”며 “해당 물질 연구 결과는 국내 SCI급 학술지에 실렸다”고 명시했다. 식약처가 단속 사례로 소개한 업체가 유사 문구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

더구나 지난 9월엔 A 사의 B 제품 영상 광고가 페이스북을 통해 공유됐다. 광고 속 주인공은 “키가 173cm였지만 군대를 다녀온 뒤 180cm를 기록했다”며 “키가 작아서 자신감도 부족했다. 하지만 A사 제품을 군대에서 계속 복용하면서 키가 많이 컸다”고 설명했다.

24일 현재 영상 광고 조회수는 약 82만건, 댓글은 1만3000개가 달렸다. 식약처가 효과 없다고 단정한 특정물질이 담긴 제품이 페이스북 영상 광고를 수십만명에게 노출하고 있는 것.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식약처 단속망이 구멍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의는 “키는 교란인자다. 임상시험 결과의 오류를 일으킬 수 있는 변수들을 교란인자라고 한다”며 “키가 크는 효과가 있는 의약품은 물론 식품, 건기식이 개발되기 어려운 이유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도 키가 컸다는 것처럼 성인들을 대상으로 영상 광고를 한 것은 의학적인 효능 효과를 과장한 것”이라며 “성장판이 닫힌 성인이 먹는다고 키가 클 수는 없다. 성장 관련 유사 문구를 방치한 것은 식약처의 직무유기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제한된 인원으로 업체 단속에 한계가 크다”며 “단속을 해도 홈페이지 주소나 서버를 바꿔서 불법을 저지르면 완벽하게 차단할 수 없다. 주기적으로 재점검을 하지만 일일이 잡을 수 없는 까닭이다. 다만, 24시간 동안 모니터링을 하면서 최선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팜뉴스 취재진은 A 사에 해명을 수차례 요청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유튜브에서는 일반식품을 ‘키크는’ 의약품으로 둔갑한 광고 영상이 활개를 치고 있다. ‘남친 키크는 약’이라는 제목의 영상에서는 ‘여자친구가 선물해줘서 R사의 제품을 복용했는데 키가 컸다“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는 문구가 영상에 삽입돼있지만 R사의 제품은 엄밀히 말해 의약품이 아니다.

법조계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변호사는 “‘키가 크는 약’이란 광고 문구는 의약품으로 오인하게 만들 수 있는 표현”이라며 “단순히 건강 기능을 넘어서, 인체에 의학적 영향을 준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약사법 61조는 “의약품이 아닌 것을 용기·포장 또는 첨부 문서에 의학적 효능 효과가 있는 것으로 오인될 우려가 있는 표시를 하거나 이 같은 내용의 광고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R사 제품이 등장한 광고가 약사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게 앞서 변호사의 의견이다.

이에 대해 R 사 관계자는 25일 팜뉴스 측에 “유튜브 영상은 우리가 제작하거나 의뢰한 사실이 없다”며 “관련 영상에 대해 광고심의회의 차단 요청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는 중이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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