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알포세레이트를 ‘시럽제’ 제형으로 업그레이드 한 제약사들이 고민에 빠졌다. 기존 정제, 연질캡슐이 지배하던 시장에서 복약편의성을 앞세워 일부 지분을 챙기려 했지만, 최근 국정감사에서 계열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들 시럽제들이 급여 재평가라는 대형 악재로부터 앞으로 어떤 영향을 받을 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식약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은 콜린알포세레이트 시럽제 품목은 26개로, 이 중 급여를 받아 출시된 품목은 18개다.

제약사들이 시럽제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바로 복약편의성 때문이다. 복약순응도가 떨어지는 기존 정제나 연질캡슐의 단점을 시럽제가 보완할 수 있는 만큼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현재 시럽제를 출시한 곳은 대웅바이오, 삼진제약, 경보제약,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알리코제약 등이다.

하지만 이들 기업들은 아직까지 의미있는 처방액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당초 복약편의성을 무기로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이란 업계의 기대와는 다소 거리가 먼 성적표다.

이처럼 시럽제의 실적이 저조한 배경에는 연하곤란 환자 처방 시에만 급여 적용이 가능한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사실 시럽제가 지난 6월부터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만큼 아직 평가를 내리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다만, 지금까지 상황으로 볼 때 기존 정제나 연질캡슐을 대체하는 게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복약편의성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갖고 있는 시럽제가 향후 전체 시장에서 일정 지분을 확보하는 건 시간 문제라는 데 대체적으로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를 복용하는 환자 대다수가 노령층이고 만성질환으로 여러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수요층이 충분히 존재한다는 것.

그러나 시럽제를 보유하고 있는 제약사들이 적극적으로 영업·마케팅을 전개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복지부가 내년 6월까지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의 급여기준을 재평가 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장 축소나 퇴출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품목 허가를 받고 출시를 준비하던 제약사 일부는 당초 계획을 일단 보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 모양새다.

A제약사 관계자는 “제품을 내놓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급여 재평가가 결정돼 굉장히 당황스럽다”며 “보통 제품 출시 초기에 영업·마케팅을 공격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회사가 인력과 비용을 투입하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급여 재평가 결과가 나올 때까지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B제약사 관계자는 “시럽제는 뇌졸중, 두부손상 등으로 인해 연하곤란을 겪고 있는 환자에게만 제한적으로 급여가 적용된다. 엄밀히 보면 기존 정제나 연질캡슐 시장과 겹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도 “라인업 확장 차원에서 시럽제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굳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제품을 시장에 내놓을 이유가 없다. 회사 내부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출시 일정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