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니 약사(유튜브 시기월드)

약사들이 끊임없이 유튜브 세상으로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특별한 방식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부부가 있다. 유튜브 채널 ‘시기월드’의 ‘시기’와 ‘으니약사’가 그 주인공이다. 재기발랄한 약사 아내의 닉네임은 ‘으니약사’, 그녀의 남편은 ‘시기’로 불린다.

‘시기월드’ 채널의 구독자수는 수개월만에 1만명을 돌파했다. ‘자동차’와 ‘약’을 결합한 콘텐츠로 시청자들에게 남다른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약을 사랑하는 이지은 씨와, 차를 좋아하는 양현식 씨를 경기도 남양주시 인근 카페에서 만나 인기비결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다.

‘시기월드’는 부부가 운영하는 채널이다. 채널 속 ‘으니약사TV’는 약사 이지은 씨가 의약품에 대한 설명을 하는 코너다. ‘붕붕이 시기 TV’에서는 이지은 약사의 남편이자 유튜브 크리에이터인 양현식 씨의 모습이 등장한다. 두 사람이 서로의 영상에 함께 교차 출연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지은 약사가 유튜브 출연을 결심한 계기는 뭘까. 그녀는 “지난해 11월 남편이 처음 유튜브 채널에 출연을 제안했을 때 선뜻 마음이 가지 않았다”고 했다. 약사로서 영상을 통해 의약품에 대한 설명을 전달하는 것은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편이 그녀를 높이 평가하고 용기를 주자, 결국 이지은 약사는 지난해 11월 남편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을 결심했다. 그전까지 ‘시기월드’는 ‘차덕후’인 남편 양현식 씨의 자동차 시승기 영상이 주를 이뤘다.

약사 브이로그 영상, ‘포르쉐 타는’ 약사로 시선 끌어

올해 1월, 이지은 약사는 ‘약사 브이로그 Vlog’란 제목의 영상을 통해 본격적으로 유튜브 세계에 입문했다. 약을 조제하고 딸을 돌보는 모습이 압권이었다. 특히 영상 속에서 이지은 약사가 남편의 차인 포르쉐를 타고 출근하는 장면에 대해 호기심을 보이는 시청자들도 많았다. ‘포르쉐 타는 약사’가 세간의 주목을 받은 것이다. ‘자동차’와 ‘약’ 콘텐츠의 결합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양현식 씨는 “차를 예전부터 무척 좋아했다”며 “제가 현대자동차 시승팀에 있어서 자동차에 대한 데이터가 많고 약사로서 아내의 장점이 많았다. 약사라는 직업적인 틀을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해보라고 조언했다. 먼저 자동차 시승 영상에 아내가 출연하면서 점점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지은 약사는 그때부터 남편과 아이와 함께 다양한 차를 타면서 ‘시승기’를 전했다. 무좀, 헤르페스 등 일반인에게 친숙한 질환에 대한 쉽고 재미있는 설명도 곁들였다. 특히 기존 약사 의 유튜브 채널은 약국과 약학서적이 가득한 책꽂이가 등장하지만 ‘으니약사’는 차 또는 쇼파등 자유로운 환경에서 의약품 설명을 이어간다. ‘틀’을 깨부수는 편집은 물론 재기발랄한 목소리가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딱딱한 의약품 설명은 NO!, ‘으니약사’만의 독특한 복약지도!

무엇보다도 이지은 약사와 양현식 씨가 함께 출연한 영상은 높은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입술포진 헤르페스 빠른 치료 방법’이란 제목의 영상 조회수는 무려 59만 건. 이지은 약사가 영상속에서 “우리남편 시기님의 분기별 단골 손님은 입술포진이다”고 말한 순간, 양현식 씨의 입술 주변의 물집이 ‘클로즈업’ 된다.

이지은 약사는 영상 속에서 “남편은 헤르페스 물집이 올라오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외출도 꺼려한다”며 “연고를 바르는 게 우선이지만 필요한 경우 경구용 약을 복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연고는 일반약으로 살 수 있지만 경구용 약은 처방전이 필요해서 의사를 찾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편 양현식씨의 알찬 후기는 시청자들을 더욱 확실하게 끌어모으는 원인이다. 그는 헤르페스 영상 하단에 “주기적으로 입술포진이 생겨서 괴로웠다. 아시클로버 연고만을 바르며 증상이 완화되기만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병원에 가서 약 처방을 받아 보니 정말 눈에 띄게 좋아졌다. 헤르페스 때문에 병원에 가는 것은 귀찮은 일이지만 가장 빠른 방법이다”고 후기를 남겼다.

이지은 약사는 “헤르페스 영상의 인기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시청자들에게 정말 감사했고 제 영상의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앞으로 더욱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지은 약사가 생각하는 ‘약사 유튜버’와 약국 현장의 ‘약사’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이지은 약사는 “약국 현장에서는 제게 주어진 일을 해내야 한다. 조금은 수동적으로 일한다”며 “유튜브 영상은 다르다. 의약품 콘텐츠를 공부하고 조사하는 과정 자체가 공부가 많이 된다. 적극적으로 변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지은 약사는 전제를 달았다. 약국 현장의 경험이 없었다면 유튜브 시청자들에게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할 수 없었을 것이란 의견이다.

그는 “영상 속 의약품 콘텐츠는 실질적으로 약국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대부분”이라며 “복약지도를 하면서 환자들이 궁금해하는 약의 사용법이나 부작용을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약국 현장과 유튜브 ‘윈윈 효과’ 배가

이지은 약사는 “약국 현장에서 피드백이 오면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더욱 상세하게 파고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방식으로 영상을 만들면 반응이 좋았다”며 “반대로, 유튜브에서 다뤘던 약은 약국에서 구체적으로 복약지도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덧붙였다. 유튜브와 약국현장이 경험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면서 ‘윈윈’하고 있다는 것.

‘시기월드’ 구독자수는 최근 1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이지은 약사는 “남편의 기획 실력이 지금의 시기월드를 만들어낸 힘이다. 절대로 혼자서는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기월드’ 열풍의 공을 온전히 남편에게 돌린 것이다.

양현식 씨 “순수한 아내, 함께 철길을 걸으면 10대로 돌아간 느낌”

그렇다면 이들 부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을까. 이지은 약사는 “저는 약대생이었고 남편은 차를 좋아하는 ‘차덕후’였다”며 “동기의 소개로 만났는데 데이트할 때마다 잊을 수 없는 순간을 만들어줬다. 그런 시간들이 쌓이면서 결혼을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양현식 씨는 “순수한 모습의 아내에게 반했다”며 “20대 후반이었지만 아내와 철길을 걸으면 10대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무엇을 해도 기분이 좋을 것 같았다. 순수하고 재밌는 여자였다”고 덧붙였다.

‘시기월드’ 부부는 인터뷰 내내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서로를 칭찬하면서 애정을 드러냈다. 시기월드 부부의 서로를 향한 진심을 시청자들이 영상을 통해 바로 느낄 수 있는 이유다. ‘차덕후’와 ‘약사’, 전혀 다른 영역에서 활동하던 두 사람은 이제 부부 유튜버로 남아, 지금 이순간에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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