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이 미국 출격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독자 개발한 뇌전증약 ‘세노바메이트’가 美 신약 판매 허가 신청을 마쳐놓고, 현지 인력 확보에서부터 영업망 구축까지 본격적인 상업화 태세에 돌입한 것이다. 향후 안정적인 자금조달을 위해서라도 연내 기업공개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FDA로부터 뇌전증치료제 ‘세노바메이트’의 판매 허가(NDA) 심사를 받고 있는 SK바이오팜이 상업화 과정을 진행하기 위해 미국 내 마케팅·영업망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향후 세노바메이트 직판을 담당하게 될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에는 현재 존슨앤존슨(J&J), UCB 등에서 영입한 영업·마케팅 인력 등을 포함해 150여명이 상주해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우수 인력을 확보했더라도 미국 유통·판매 경험이 전무한 만큼 시행착오가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회사측은 현지 기업과의 협업없이 최종 판매 승인이 나는 대로 독자적으로 미국 직판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보통 제약사들이 해외시장을 공략할 때 현지 제약사나 유통사와 손을 잡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SK바이오팜의 행보는 이례적이다. 그만큼 내부적으로 세노바메이트에 대한 자신감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일단 시장에서의 평가도 호의적이다. 국제 시장 조사 기관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미국 뇌전증 치료시장 규모는 49억 달러(약 5조9,000억원)에 달하는데 업계에서는 세노바메이트가 미국에서 본격 시판되면 5년 내에 매출 1조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세노바메이트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데는 임상을 통해 부분발작, 전신발작 모두를 아우르는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영향이 컸다.

실제로 세노바메이트는 임상 2a상에서 절대적인 발작빈도를 56% 감소시키는 결과를 보여줬고 임상 2b상에서는 11~20%까지 발작증상이 완치되는 데이터를 내놨다. 임상 3상에서 안전성만 추가로 입증하면 NDA 제출이 가능하다고 확인 받은 배경이기도 하다.

현재 세노바메이트는 뇌전증 성인환자의 부분발작 치료제로 FDA의 심사를 받고 있다. 회사는 최근 전신발작의 치료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 2023년 완료를 목표로 글로벌 임상 3상에도 착수, 적응증 추가를 통한 매출 영역 확대를 노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세노바메이트가 FDA로부터 판매 허가 승인을 받게 되면 그동안 미뤄졌던 SK바이오팜의 기업공개 일정도 빠르게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향후 미국에서 세노바메이트의 제조, 마케팅, 판매를 직접 진행하거나 적응증 확대 임상을 추진하기 위해선 안정적인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상장예비심사청구 후 증권거래소에 주식이 상장되기까지 통상 3~4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에 당초 기대됐던 연내 상장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세노바메이트의 FDA 판매 허가 승인을 준비하면서 미국 내 SK라이프사이언스의 인력 확보 등의 작업을 진행한 것은 맞다. 이는 허가 심사 과정에서 고려가 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며 “아직 구체적인 일정을 언급하기는 조심스럽지만 허가가 나오면 자체적으로 제조, 마케팅, 판매를 진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다만 기업공개에 대해서는 “세노바메이트의 FDA 판매 허가 등을 비롯해 여러 환경적인 부분을 고려해 최적의 타이밍을 내부적으로 검토해 진행할 방침이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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