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유럽종양학회(European Society for Medical Oncology)가 막을 내렸다. 지난 5월에 개최됐던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임상 초기 단계의 신약 파이프라인들이 공개되면서 사실상 임상데이터가 부족했던 다소 밋밋한 학회였던데 비해 이번 ESMO는 다수의 면역항암제에 대한 임상 데이터가 발표되면서 세간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다. 특히 일부 연구결과는 특정 종양에 대한 첫번째 임상 데이터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ESMO에서 관심을 모은 항암제들의 주요 임상 결과들을 정리했다.

≫ BMS '옵디보-여보이 콤보' 흑색종 및 폐암서 생존율 개선

BMS는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이 흑색종과 폐암 모두에서 항암화학요법보다 더 우수한 생존율을 보여주는 임상결과를 공개했다.

먼저 비소세포폐암의 경우 CheckMate-227 임상에서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은 PD-L1 발현유무와 상관 없이 항암화학요법 대비 우수한 생존율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

구체적으로 PD-L1 발현율 1% 이상 환자에서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과 화학요법의 객관적반응률은 각각 35.9%, 30.0%였으며, 완전반응율은 5.8%, 1.8%였다. 평균 반응지속기간은 23.2개월, 6.2개월이었다.

또한 PD-L1 발현율 1% 미만 환자에게서 병용요법과 화학요법의 객관적반응률은 각각 27.3%, 23.1%, 완전반응율은 2.1%, 1.1%였고, 평균 반응지속기간 18개월, 4.8개월로 확인됐다.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은 항암화학요법 대비 높은 객관적반응률, 완전반응률, 평균반응지속기간을 보였고 특히 반응지속기간은 4배가 연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흑색종과 관련해서도 CheckMate-067 임상의 5년 후속데이터 분석을 통해 옵디보 단독 또는 여보이 단독요법에 비해 뛰어난 생존효과를 입증했다. 흑색종에서 5년 장기생존 임상데이터를 공개한 것은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이 유일하다.

5년 장기 추적관찰 결과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의 5년 장기 생존율은 절반 이상이 생존한 52%로, 옵디보 단독 44%, 여보이 단독 26%보다 우수했으며 객관적 반응률과 완전반응률 역시 더 높게 나타났다.

한편, 키트루다와 옵디보의 경쟁약물인 로슈의 티쎈트릭 역시 단독요법으로 비소세포폐암에서 생존기간 개선효과가 입증된 임상 데이터를 공개했다.

IMpower110 임상에서 ALK 또는 EGFR 변이가 없는 진행성 비편평성 및 편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 티쎈트릭을 단독 투여한 결과, PD-L1 발현율이 높은 환자군에서 20.2개월의 평균 전체 생존기간을 나타냈다. 이는 항암화학요법의 13.1개월에 비해 7.1개월이나 연장된 결과다.

≫ MSD '키트루다' 삼중음성 유방암 치료제 가능성 입증

블록버스터급 면역항암제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키트루다가 이번엔 삼중음성 유방암(TNBC)과 관련해 긍정적인 임상데이터를 선보였다.

삼중음성 유방암(TNBC)에 대한 수술 전 선행요법과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평가한 KEYNOTE-522 임상에서 키트루다와 화학요법을 병용투여한 환자들의 병리학적 완전반응률(pathological complete response, pCR)은 64.8%로 화학요법 단독투여군의 51.2%에 비해 유의하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된 것.

아울러 투여 후 15.5개월이 경과한 시점에서 키트루다와 화학요법 병용투여시 재발 위험이 화학요법 단독투여군보다 37%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키트루다는 앞서 5월 치료전력이 있는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과 관련해 키트루다 단독요법을 평가한 KEYNOTE-119 3상 임상에서 항암화학요법 대비 전체 생존율 비교우위 입증에 실패한 바 있다.

이번 임상 결과는 TNBC와 관련해 수술이 가능한 비전이성, 초기 TNBC에 대한 긍정적인 임상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유방암 관련 적응증 획득의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버제니오/키스칼리, 유방암 관련 긍정적 임상결과 공개

CDK4/6 억제제 계열 항암제인 일라이 릴리의 '버제니오'와 노바티스의 '키스칼리' 모두 유방암 관련 긍정적인 임상 결과를 공개했다.

버제니오와 키스칼리는 각각 MONARCH-2 임상과 MONALEESA-3 연구를 통해 유방암 환자의 생존기간 연장 효과를 입증했다.

두 임상 모두 내분비 요법제인 풀베스트란트와의 병용요법으로 임상 진행한 것은 동일하지만, 버제니오의 MONARCH-2는 과거 내분비요법 치료전력이 있으면서 내분비요법으로 치료받은 적이 있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HR+) 및 사람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2 음성(HER2-)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을 앓고 있는 폐경 전후 환자가 대상이었고, 키스칼리의 MONALEESA-3은 폐경후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이 다르다.

먼저 MONARCH-2 임상에서 버제니오+풀베스트란트 병용투여군의 평균 전체 생존기간은 46.7개월로 풀베스트란트 단독투여군의 37.3개월에 비해 9.4개월 연장됐으며 사망 위험 역시 25% 가량 감소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MONALEESA-3 임상에서는 키스칼리+풀베스트란트 병용투여, 풀베스트란트 단독투여시보다 사망위험을 28% 가량 감소시켰으며, 42개월 시점에 추정된 생존율은 키스칼리 병용투여군이 58%, 풀베스트란트 단독투여군이 46%이었다.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의 경우 키스칼리+풀베스트란트 병용투여군은 아직 도달하지 않았고, 풀베스트란트 단독투여군은 40.0개월이었다

이번 임상 결과를 통해 두 약물은 현재 CDK4/6 억제제 계열 약물로 유방암 치료제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화이자의 '입랜스'의 아성에 도전할 계기를 마련했다.

≫ '린파자' 전립선암 치료영역 '게임체인저' 가능성 대두

PARP 억제제 중 난소암과 유방암 등에서 가장 빠르게 적응증을 확보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린파자'가 이번에는 전립선암 치료영역의 새로운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린파자가 BRCA1, BRCA2, 또는 ATM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진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에 대해 기존 치료제와 비교해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66%나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된 것.

PROfound 임상 3상 연구에서 린파자 투여군의 평균 무진행 생존기간(PFS)은 7.4개월로 존슨앤존슨의 자이티가(Zytiga) 또는 아스텔라스의 엑스탄디(Xtandi)와 같은 차세대 치료제 투여군의 3.6개월보다 두배 이상 연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전체 상동재조합복구유전자(HRR) 변이 양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군의 경우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51%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머크의 SVP이자 글로벌 임상개발 책임자인 로이 베인스 박사는 "이번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린파자가 HRR 변이 환자의 새로운 표준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하고, 이를 통해 린파자가 전립선암 치료의 게임체임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HRR 변이는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의 25-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 전립선암의 경우 최근 몇년간 엑스탄디와 자이티가, 자이티가의 후속약물 얼리다의 등장으로 많은 진보가 이루어졌지만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의 경우 적절한 치료법이 없어 미충족 수요가 높은 영역이다.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 치료제의 경우 맞춤형 또는 정밀형 치료제가 전무한 상황에서 호르몬 치료제에 내성이 생기거나 효과가 사라지면 5년 생존율은 급감한다.

아스트라제네카 종양학 사업부 데이비드 프레드릭슨 글로벌 책임자는 린파자의 이번 임상결과가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에 대한 표적치료제 개발로 접근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히고 전립선암 치료에 대한 전반적인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해 ASCO 연례 회의에서 자이티가 치료에 린파자를 추가해 투여할 경우 추가로 5개월 이상 질병 진행을 막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으며, 이같은 린파자의 임상결과는 린파자를 다른 PARP 억제제인 GSK의 제줄라나 클로비스의 루브라카와 중요한 차별점을 제공한다.

≫ 린파자/제줄라, 난소암 임상서 모두 사망위험 감소효과 입증

PARP 억제제 계열 약물로 난소암 치료제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 중인 린파자와 제줄라 모두 ESMO에서 긍정적인 임상결과를 발표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구체적으로 린파자는 BRCA 변이유무에 상관없이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로슈의 표적항암제 아바스틴과의 병용요법으로 임상을 진행했으며 임상 결과 린파자-아바스틴 병용투여시 아바스틴 단독투여에 비해 환자의 암 진행이나 사망위험을 41% 감소시켰으며 무진행 생존기간은 린파자 병용투여군이 22.1개월로 아바스틴 단독투여군의 16.6개월을 앞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반해 제줄라는 단독요법으로 BRCA 변이와상관없이 사망위험을 38% 정도 낮췄으며 무진행 생존기간은 제줄라 단독투여시 21.9개월로 위약군의 10.4개월을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임상결과들은 PARP 억제제 계열 약물인 린파자와 제줄라 모두 암 진행 및 사망위험을 상당부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나 진행성 난소암 1차 치료제로서의 의미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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