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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製藥)없고 정쟁(廷爭)만 있는 복지부 국감
제약(製藥)없고 정쟁(廷爭)만 있는 복지부 국감
  • 양금덕·최선재 기자
  • 승인 2019.10.03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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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성장동력이라던 제약산업, 무관심한 복지위...정쟁에만 목소리 커져
강력한 산업육성 주문에 혹시나 했던 기대감, 지출보고서로 역시나

20대 마지막인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는 유종(有終)은 있을지언정 미(美)는 찾기 어려운 첫날을 보냈다. 국가 성장동력이라는 ‘제약산업’에 대한 관심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고, 정쟁에 대한 논란만 있었을 뿐이었다.

발암물질 검출로 급여중지까지 된 ‘라니티딘’ 등 이슈에 중심에 있는 의약품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언급조차 없었다. 의원은 달랐지만 ‘문재인 케어’ 부작용에 대한 똑같은 자료에 똑같은 질문을 하는가 하면, 국회서 복지부에 요구한 자료 또한 매년 같은 주제, 같은 내용에 그쳤다.

이를 두고 복지위 내에서조차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맹탕이었다. 지난 국감 재탕, 삼탕하고 대충 넘어가려는게 뻔히 보였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그 가운데에서 그나마 새로운 이슈를 던진 의원의 주장을 정리해 봤다.

지난 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보건복지부를 시작으로 20대 마지막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지난 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보건복지부를 시작으로 20대 마지막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 여실히 드러난 10大 혁신형 제약사의 부채율

지난 2일 복지부 국정감사의 시작과 동시에 제약산업에 대한 강력한 지원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며 관심을 끌었다.

바른미래당 장정숙 의원은 한미약품을 비롯한 국내 10대 제약사의 자본대비 부채의 비율을 집계해 공개했다. 2016년 대비 지난해에 이들 제약사가 연구개발에 투자한 비용은 평균 15%가 증가했지만, 자본대비 부채 비율 또한 8.1%가 늘었다는 통계였다.

부채비율의 증가폭은 많게는 95.7%까지 늘어난 대웅제약과 67.7%로 증가한 한미약품을 비롯해 대부분이 크게 늘었다. 중외나 동아에스티는 부채비율이나 부채총계에서 감소세를 보여 그나마 선전했지만, 이들 기업 역시 자본대비 부채율은 중외도 지난해 130%, 동아에스티도 63%로 낙관하기에는 일렀다.

이를 보고 장정숙 의원은 정부가 제대로 지원을 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을 했고, ‘의약품 개발능력은 국가의 주권을 잃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표현을 쓰며 복지부의 파격적인 정책을 요구했다.

이에 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제약산업 육성방안을 고민해보겠다”고 답했지만, 복지위원들의 제약산업에 대한 관심은 이내 리베이트 등 부당행위에 대한 규제로 빗겨갔다.

민주평화당 김광수 의원은 복지부에 2014년부터 현재까지 의약품 리베이트에 대한 수사결과 자료를 요청했고, 올해 상반기에만 총 17개 업체가 검·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실제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조사받은 제약사 2곳을 포함해 제공된 리베이트의 규모는 의약품이 4억5,700만원·의료기기가 1억2,900만원이었다. 2014년부터 총 리베이트를 제공한 제약사 및 의약품 도매상·의료기기업체 수는 총 248개소였고, 금액만 의약품이 628억7,600만원·의료기기가 368억4,000만원 수준에 달한 것.

아예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은 “제약사들이 영업대행사(CSO)를 통해 우회적인 리베이트를 하고 있다”며 대행사를 대상으로 한 리베이트 처벌 규정도 만들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현재 제약사들은 지난해부터 경제적 이익 지출보고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고, 보고하지 않거나 허위사실을 보고할 경우 처벌조항을 두고 있지만 그 처벌 규정도 약한데다 영업대행사를 통한 리베이트가 가능하다는 것.

인재근 의원은 “현재 지출보고서 제출을 잘못했을 때 처벌조항이 효과적이지 않다”며 “일부 영업대행사를 통한 우회적 불법리베이트를 계속 제공한다고 하는데, 이에 대한 대행사의 처벌규정이 없으니 이들도 지출보고서 작성 대상에 포함하고 처벌조항도 만들자”고 지적했다.

그러자 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동의한다”며 “현재 약사법 개정안을 통해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강화하는 내용이 담겨있는데 지출보고서 작성 주체에 영업대행사도 포함하겠다”고 답했다.

≫ 조국에서 시작된 정쟁, 황교안에서 터져...이례적 분위기

(왼쪽부터) 지난 2일 열린 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정쟁 논란을 두고 대립 중인 김승희 의원, 기동민 의원
(왼쪽부터) 지난 2일 열린 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정쟁 논란을 두고 대립 중인 김승희 의원, 기동민 의원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이슈는 이례적으로 보건복지위 국감에서도 등장해 논쟁거리가 됐다. 조국 장관의 딸 진단서, 대통령 주치의 선정 등 의료분야와 연결되면서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이 복지부장관에게 한 질의가 정쟁으로 규정된 것이다.

김승희 의원은 진단서 발급절차에 대한 질의와 주치의제도의 개선을 복지부장관에게 요구했지만,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법무부 국감인 줄 알았다”며 “청문회 재탕”, “정쟁” 등의 발언을 했다.

순간 정적이 흐르긴 했지만 참는 듯 했던 김승희 의원은 결국 기동민 의원의 황교안 의원 발언에 불만을 터트렸다.

기 의원이 앞서 행안위에서 언급됐던 황교안 의원의 딸과 아들(자녀)의 복지부장관상 수상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것.

이에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은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정쟁으로 가지말자며 복지부가 조사할 것 없이 특검을 통해 의혹을 낱낱이 풀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승희 의원은 “재탕이라는 등 심한 이야기를 들었음에도 정쟁이야기가 나올까 참았다”면서 “오히려 행안위에서 나온 이야기를 질의한 것 자체가 정쟁이다. (진단서 등에 대해) 복지부 장관 소관이라 물어본 것을 폄하해 사과를 받고 윤리위에 회부하고 싶었다. 참고 있는데 정작 본인이 황교안 자녀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냐. 물타기를 하는 정쟁이며 심히 유감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사건은 국감 첫날의 관전포인트가 될 정도였고, 김세연 복지위원장이 가급적 정쟁을 지양하길 바란다고 애써 마무리지었다.

≫ 문케어 시행해도 비급여 지출 늘었다 ‘반복’

(왼쪽부터)지난 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임하는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 복지부 박능후 장관, 김강립 차관.
(왼쪽부터)지난 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임하는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 복지부 박능후 장관, 김강립 차관.

‘문재인 케어’는 이번 국감에서 메인이나 다름없는 이슈였지만, 시행 2년이 지난 시점에서 복지위원들의 따끔한 비판은 없었다. 시행 전부터 우려됐던 또다른 비급여 진료비 증가, 실손보험료 인상, 건강보험 재정 위기 등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고 속도를 조절하자는 일부 의원의 지적에도 복지부는 흔들림이 없었다.

김승희 의원이 먼저 실손보험사와 정부의 데이터를 비교하며 문케어로 막대한 건보재정을 썼지만 비급여 영역이 늘었고 보장률 70%라는 목표는 물거품이 됐다고 지적했다. 3차 질의에서는 김명연 의원이 똑같은 데이터와 논리로 똑같은 지적을 했다.

다른점은 윤종필 의원이 과도한 성과부풀리기 식 건강보험공단의 홍보전략을 비판했고, MRI와 초음파 비용 지출의 증가로 인한 실손보험료 인상을 우려했다는 점이다.

그밖에 의약품 카드수수료, 콜린알포세레이트제제 급여기준 개선, 의사 인력 부족문제, 의약단체 직능간의 대립, 치매나 정신질환자, 비만 등 특정 질환에 대한 대책마련 주문, 탈북모자 사망사건 등도 거론됐다.

최근 이슈 중에서 다른 시각으로의 접근은 엘러간의 유방보형물 사건이었다. 그간 유방보형물 삽입으로 인한 국민 불안과 정부의 안일한 대응이 지적 대상이었다면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은 시종일관 사라진 진료기록부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유방성형술은 비급여진료를 많이하는 성형외과에서 주로 시술되는 만큼 성형외과의료기관 중에는 개업못지않게 폐업 수도 많고 이 경우 환자의 진료기록부 관리에도 구멍이 생긴다는 논리였다.

실제 의료기관은 환자의 진료기록을 10년간 보관해야하는 의무를 가지고 있지만, 폐업을 할 경우에 그 데이터의 보관 문제는 사실상 법망에서 벗어나 다양한 경로에서 사실상 방치 및 폐기되고 있는 것이다.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문제보다 더한 것은 정작 피해를 우려해 재수술등을 위해 진료기록부를 확인해야하는 환자의 상당수가 정보를 확인할 수 없고 이를 관리해야하는 보건소는 물론 이를 관장하는 복지부조차 손댈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

계속된 지적에 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국공립병원에 대한 EMR통일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보건의료정보재단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데 복지부 산하에 보건의료정보를 집중적으로 다룰곳을 만들어 자체 보관하도록 할 계획이다. 전자의무기록 데이터를 모아서 관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렇듯 복지위 국감 첫날은 지난해와 달리 복지부를 당혹케하는 날카로운 질문도, 질타도 없이 지나갔다. 하지만 4일 또다시 복지부 국감이 예고돼 있고 7일에는 식약처 국감이 진행되는 만큼 인보사를 비롯한 라니티딘, 신라젠, 유방보형물 등 의약품 및 의료기기의 허가문제는 앞으로 본격적으로 해결책을 찾을지 주목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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