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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약 회수 해결책 ‘국제일반명’ 도입, ‘국감 손’ 달렸다
문제약 회수 해결책 ‘국제일반명’ 도입, ‘국감 손’ 달렸다
  • 이효인 기자
  • 승인 2019.10.02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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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니티딘 복용자 144만명, 반품은 적어…“환자, 회수약 여부 모른다”
식약처, INN 순기능엔 공감…정작 용역연구는 제네릭 활성화에 초점
국민건강권 보다 제약산업 활성화가 우선?…“국민 권리 빼앗는 격”

지난해 발사르탄에 이어 최근 라니티딘에서도 NDMA가 검출되자 문제 의약품을 신속하게 회수·폐기할 수 있는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제일반명(INN)이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정작 정부는 국내 제약산업의 활성화를 이유로 제네릭 경쟁력 강화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형국이다. ‘라니티딘’이 올해 국감 키워드로 언급되고 있는 만큼 주무부처인 식약처가 국회의 질타를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최근 대한약사회는 국민의 의약품 안전사용 및 위기관리 효율성 제고를 위해 모든 제네릭 의약품에 동아 라니티딘, 유한 라니티딘과 같이 INN을 제품명으로 허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래야 문제 의약품을 처방받거나 구매한 환자들이 회수 품목이라는 것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고 정부의 후속조치도 발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는 것.

이러한 약사회의 주장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지난해 발사르탄(20만명)에 비해 라니티딘(144만명)을 복용하는 환자가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반품 및 교환 사례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즉 환자들이 자신이 처방받은 약 중에 회수 대상인 라니티딘이 포함돼 있는지 여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그대로 복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주무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도 INN 제도가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순기능을 갖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공감하고 있다. 지난 5월 발주한 ‘제네릭 의약품의 관리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에 INN을 포함시킨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의료계가 성분명처방을 위한 연구가 아니냐고 강력하게 반발하자 연구 용역 공고를 급하게 취소하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그리고 지난 8월 ‘제네릭 의약품 국제 경쟁력 제고 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사업’으로 연구용역을 재발주 했는데 이번에는 INN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의료계를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연구용역을 진행하겠다는 식약처의 강력한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식약처 관계자는 “국내 제약산업이 제네릭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이번 용역연구는 제네릭 산업의 활성화와 경쟁력 강화를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렇다면 INN 제도 도입과 관련한 정부 주도의 구체적 연구나 논의는 당분간 기대할 수 없는 것일까. 식약처의 입장을 들어보면 INN은 이번 연구에서 완전히 배제된 것으로 보이지만 예단하기는 이르다.

연구용역을 수행하는 연구자가 다양한 주제를 선정할 수 있는 재량을 갖고 있는 만큼 지속적으로 INN이 이슈화 된다면 관련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식약처는 큰 주제는 잡혀 있지만 연구의 세부적인 내용까지 정해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연구자의 판단에 따라 결과물이 나오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부인하지 않았다.

다만 연구 용역 첫 공고에서 두 곳 이상이 입찰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재입찰을 진행 했는데 지금까지 연구기관이 선정됐다는 소식이 없는 만큼 연구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지는 미지수다. 특히 계약 체결일로부터 11월 30일까지 연구가 마무리 돼야 하는데 이제 남은 시간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아 시간도 촉박한 상황이다.

하지만 INN 도입 이슈는 연구 진행 여부와 상관없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눈앞으로 다가온 국감에서 식약처가 라니티딘 사태와 관련해 집중 공세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국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대안으로 언급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국감 과정에서 식약처가 일부 직능단체의 입김에 흔들려 국민에게 정말 필요한 제도 마련에 주저하고 있다는 질타가 쏟아진다면 이를 명분으로 INN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는 것이 약사사회 일각의 시각이다.

약사회 관계자는 “라니티딘 사태처럼 국민건강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을 최소화 하자는 차원에서 INN 도입을 제안한 것이지 약사직능이나 성분명처방을 위한 목적이 아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INN 도입을 성분명처방과 동일시하는 방향으로 몰고 가서 무력화 시킨다면 결국 국민이 가진 권리를 빼앗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다. 이번 라니티딘 사태가 입법기관을 움직이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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