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약사회가 라니티딘의 원료의약품에서 발암물질 NDMA가 검출되면서 온 나라가 또다시 혼란에 빠졌다면서 정부의 책임있는 대처와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포함한 후속 조치 추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약사회(회장 김대업)는 27일 입장문에서 “국민 건강을 지키고 불안 해소를 위해 라니티딘 성분 완제의약품이 약국에서 빠른 교환, 회수, 대체 의약품 제공 등이 차질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제약‧유통협회 등 유관단체와도 긴밀히 협력해 빠르게 사태가 수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약사회는 “두 번의 NDMA 사태를 겪으며 대한민국이 꼭 해야 할 일은 불가피하게 일어날 수 있는 혼란이라 할지라도 언제까지나 약국 등 현장의 희생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통해 성숙한 안전 사회로의 성장을 이뤄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약사회는 “국내에서 라니티딘은 위장질환 치료제로 처방되는 규모보다 진통제 등 위장 자극이 있을 수 있는 약물 복용에 따른 위장보호제로 보조적으로 처방되는 규모가 훨씬 크다”면서 “혹여라도 이번 사태의 여파가 발사르탄 사태에 비해 표면적으로 축소된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면 문제가 된 의약품이 위장약이라고 하니 다른 질환으로 처방받은 약에도 라니티딘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 국민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약사회는 “이번 조치의 대상이 되는 라니티딘 성분 완제의약품은 허가된 것이 395품목, 유통 중인 품목은 269품목에 달하는데 라니티딘 오리지널 제품인 잔탁에서 NDMA 검출을 최초 발표한 미국에서는 각각 87품목, 55품목인 것과 크게 대비된다”며 “우리나라 허가 품목수가 미국에 비해 인구 대비 27배 많고 제약시장 규모 대비 114배 많은 것”이라고 언급했다.

약사회는 “이 같은 제네릭의약품 난립 상황은 발사르탄 사태를 계기로 각 계에서 공통적으로 지적한 바와 같이 공동생동 무제한 허용 등 우리나라의 저렴하고 손쉬운 제네릭 허가 시스템과 국민의 건강보험료로 유지해주고 있는 높은 약가 제도에서 기인한다”며 “이처럼 비정상적으로 많은 약을 모두 수거‧검사하고 국민들에게 알리며 이미 처방받은 약에 대해서는 버리거나 교환 또는 재처방하는 과정을 빚어낸 전 국가적인 혼란과 불편 사태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촌극이며 낭비되는 사회적 비용 또한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약사회는 “국민 건강에 필수적인 공공재로서의 의약품 관리가 효율적이고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지 못한 현실을 이번 사태가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며 “의약품은 시판 과정에서 안전성 문제로 사용중단 또는 회수‧폐기되는 사태는 앞으로도 언제든 반복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국민 혼란을 줄이고 정부가 제공하는 정보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최소한 국민들이 본인이 먹는 약이 무엇인지 쉽게 알 수 있도록 근본적인 대책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사회는 “정부는 국내 제네릭의약품 품목수가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상상을 초월하는 상황인 것을 인정하고 국민의 의약품 안전사용 및 위기관리 효율성 제고를 위해 전면적인 개선 노력을 해야 한다”며 “특허가 만료되면 브랜드 의약품을 포함해 모든 제네릭의약품에 ‘동아 라니티딘’, ‘유한 라니티딘’과 같이 국제일반명을 제품명으로 허가하지 않으면 지금과 같은 상황을 바로 세울 방법이 없는 만큼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약사회는 “과다한 의약품 품목수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공동생동 허용을 전면 폐지하는 인허가 제도 개편과 참조 가격제 도입 등 약가제도를 개편하는 한편 위기 대응 기금 조성, 상시적 의약품 안정공급을 관리해야 한다”며 “차제에 불필요한 의약품 처방 관행에 대해 적정사용을 유도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중장기 제도 개선에 적극적이고 전면적으로 나서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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