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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여가는 재고에 ‘뒷걸음’ 치는 수익성…실적 악화 ‘현실화’
쌓여가는 재고에 ‘뒷걸음’ 치는 수익성…실적 악화 ‘현실화’
  • 김정일 기자
  • 승인 2019.09.25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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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재고액 4155억원…매출 -20%, 영업익 적자전환
재고 증가 속도 따라잡은 판매로 성장한 곳도…일동제약, JW생명과학 등
삼일제약·대웅제약·셀트리온제약, 재고 감소에 실적도 ‘동반 상승’

올 상반기 제약사들의 재고자산 규모가 10%대 이상으로 불어났다. 하지만 늘어난 재고물량 만큼 매출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수익성 부진으로 이어졌다. 합리적인 재고 관리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25일 팜뉴스는 주요 상장제약사 40곳의 반기보고서를 토대로 올 상반기 재고자산 규모와 매출추이를 분석했다. 이들 기업들의 재고 규모는 전년대비 평균 11% 늘어났으며 매출 성장 여부에 따라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반영돼 기업별 희비가 엇갈렸다.

 

재고를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은 셀트리온헬스케어(1조6288억원)였다.

회사는 셀트리온이 공급하는 바이오시밀러의 해외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판매허가 이전의 초기 안전재고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는 제품이나 상품이 아닌 99%가 반제품이었다. 반제품은 완성된 상품은 아니지만 판매가능한 상태를 뜻한다.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4155억원으로 재고액이 많았다. 이 회사의 주력 매출이 바이오의약품위탁생산(CMO) 사업에서 나오는 만큼 보유 재고가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의 재고량은 작년 연말보다 1000억원 가량 늘어나면서(37%증가) 매출액은 작년보다 20%,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보유한 재고물량의 경우, ‘제품’ 비중이 35%(1468억원)였으며, 나머지 65%는 원재료와 재공품으로 구성돼 있었다. 여기서 재고물량이 제품이나 상품, 또는 반제품 형태일 경우엔 즉시 판매가 가능하지만 원재료나 재공품일 때는 제조 가공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당장 판매가 불가능하다.

녹십자도 4006억원의 재고액을 안고 있었다. 이 중 상품이 18%(707억원), 제품 12%, 재공품 등이 70%였다. 회사는 혈액제제의 경우 사전에 원료를 충분히 확보해야 하는 특수성이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재고를 많이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한미약품(2934억원), 셀트리온(2543억원), 유한양행(2540억원), 대웅제약(1689억원), 종근당(1571억원), 광동제약(1328억원), 동아에스티(1127억원), JW중외제약(1089억원) 순으로 재고 물량을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

통상 재고액이 감소하면 매출이 증가하고 이는 곧 영업이익 개선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삼일제약은 재고가 작년말 대비 13% 감소하면서 매출이 28% 성장했으며 영업이익도 흑자전환 횄다. 대웅제약도 재고를 11% 줄인 후에 매출이 11% 성장했으며 영업이익은 154% 증가했다. 재고가 8% 감소한 셀트리온제약은 판매고가 31%나 급증했고, 재고를 6% 낮춘 제일약품 역시 매출이 11% 늘어나는 등 실적 성장세를 기록했다.

다만, 이처럼 재고자산이 줄어야만 매출이 꼭 늘어나는 것만은 아니다. 재고물량이 증가한다 해도 소진 속도만 빠르면 오히려 매출이 증가해 영업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매출 없이 재고자산만 쌓이는 경우인 것. 이는 실적 둔화와 현금흐름 악화의 문제점을 노출할 수 있다.

실제로 재고자산이 늘어났지만 매출도 함께 증가해 덕을 본 기업도 있다.

일동제약은 재고가 32% 불어났지만 매출 역시 9% 성장하면서 영업이익이 14%나 개선되는 효과를 보였다. JW생명과학도 재고가 26% 늘어났지만 매출도 함께 13%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은 58% 성장했다. 한미약품 역시 18% 늘어난 재고량에도 12%의 매출성장이 따라주면서 영업이익이 6% 증가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들 기업 모두 성장의 정석을 보여준 셈이다.

이외에도 재고자산이 늘면서 매출 확대에 따라 영업이익이 더 좋아진 곳은 종근당(재고증가 23%), 한독(재고증가 22%), 일양약품(21%) 등이 대표적이었다.

반면 셀트리온의 경우 별다른 ‘몸집 불리기’ 없이 재고만 57% 늘어났다. 이 회사의 매출액은 10% 감소했으며 영업이익도 27% 줄어드는 결과를 보였다. 다만 셀트리온의 하반기 뒷심에 거는 기대치가 높다. 미국향 ‘트룩시마’, ‘허쥬마’의 생산과 ‘램시마SC’를 앞세운 시장 공략에 따라 3분기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매출확대가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쌓아놓은 재고를 한번에 털고 갈 수 있다는 의미다.

메디톡스의 재고는 50%나 불어났다. 반면 매출은 13% 쪼그라 들어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37% 늘어난 재고에 비해 매출은 20% 줄어들면서 영업이익은 적자전환 했다. 명문제약 역시 재고가 30% 증가했지만 매출 성장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한편 완제품(상품과 제품)의 비중이 높은 곳으로는 휴젤(87%), 동화약품(79%), 한독(78%), 경보제약(71%), 환인제약(70%) 등이 대표적이었다.

특히 셀트리온제약의 경우 제품과 상품 비중이 81%에 달했는데, 이 회사의 상반기 매출액은 32%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무려 376%나 개선됐다. 이처럼 매출이 증가추세에 놓여 있을 때 즉시 판매가 가능한 재고를 대량 보유하고 있다면 성장성은 밝다는 분석이다.

반면 완제품의 비중이 적은 곳은 한미약품(28%), GC녹십자(30%), 메디톡스(33%), 삼성바이오로직스(35%) 순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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