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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담합 '의혹' 4가 독감백신, 공급가 일제히 인상
가격 담합 '의혹' 4가 독감백신, 공급가 일제히 인상
  • 양금덕 기자
  • 승인 2019.09.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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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만5000원대 수준, 전년대비 평균 50% 상승…최대 2배 올려
NIP 포함 앞두고 금액보상 심리 작용…의원, 접종비 인상 ‘고심’

본격적인 독감(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시즌이 되면서 4가 백신 가격을 두고 연일 시끄럽다. 제약사들이 일제히 백신 공급가격을 최소 50%에서 많게는 100% 이상 높였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의료현장에서는 접종 비용도 인상해야 할지 고심하는 모양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제약사에서 공급하는 인플루엔자 4가 백신 가격은 1만5000원대 수준으로 전년도 대비 평균 50% 상당 인상됐다. 지난해 백신 시장의 출혈경쟁으로 평균 공급가가 1만원대였던데 비해 올해는 대부분의 제약사가 가격을 올린 것.

실제 지난해 8천원대였던 A사의 경우 1만2500원 수준으로 공급가를 인상했고 같은 기간 1만원 수준으로 백신을 공급했던 B사는 1만6500원까지 가격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사별 차이를 반영해도 올해는 4가 백신의 평균 공급가가 1만5000원대로 상향 조정됐다.

올해는 전년보다 공급물량이 소폭 감소하긴 했지만, 제품 자체에 대한 가격인상요인이 없는 만큼 제약사들이 일제히 전년도 출혈경쟁의 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암묵적인 합의라는 후문이다.

업계 A 관계자는 “4가 백신은 지난해에 납품가가 낮았던데 비해 판매가 3가보다 부진해 올해는 공급량을 줄이고 가격을 높게 받자는게 제약사들의 분위기”라며 “특히 내년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NIP)에 4가가 포함될 경우 가격이 낮아지기 때문에 그전에 매출을 올리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B 관계자는 “초기 공급가가 전년보다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인상이라기보다는 과거에 저가로 공급했던 것을 이유로 봐야 한다”며 “출혈경쟁으로 인해 시장이 흐려졌던 것이지 제약사 자체적으로 책정했던 원가는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올해 WHO의 균주 발표가 늦어지면서 백신 공급시기를 맞추는 과정에서 원가가 상승한 이유도 작용했다.

업계 C 관계자는 “백신은 처음 공급될 때와 공급이 끝나는 시점의 가격차이가 원래 많이 난다. 지난해 백신단가가 낮았던 데다 종가에서 3~4천원 더 인하된 것을 감안하면 올해 유독 가격이 높아진 것 뿐”이라며 “제약사에서 공급시기를 맞추기 위한 사이클을 앞당기면서 원가가 상승해 일부 공급가가 올라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동일한 백신을 1년 만에 50% 높은 가격으로 공급받은 일선 의원에서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공급가가 높아지면 접종비 역시 올려야 하는데 이미 덤핑이 빈번한 시장이라 가격인상이 쉽지 않다는 것.

실제 일선 의원에서는 올해 4가 백신 접종단가가 전년도와 유사한 3만5000원 선에서 책정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오히려 할인폭을 확대하고 있다.

 

경기도 한 병원이 인플루엔자 4가 백신의 접종비용을 인하하고 홍보를 하고 있다.
경기도 한 병원이 인플루엔자 4가 백신의 접종비용을 인하하고 홍보를 하고 있다.

A 소아과의원 원장은 “공급가가 올랐지만 시장가는 올리지 못해서 의료기관은 전년대비 손실을 감수할 수 밖에 없다”면서 “시장가가 일관적이지 않고 덤핑하는 의원들이 많은 만큼 환자유치를 위한 가격 경쟁을 무시할 수 없다”면서 전년도와 동일하게 4가백신 4만원선을 유지하기로 했다.

또 다른 병원은 건강증진센터 확장 오픈 이벤트라며 백신 접종 할인행사를 하기도 한다. 이 병원은 4가 독감 백신을 기존에 4만원에서 2만2000원으로 대폭 할인해 주겠다는 대대적인 광고를 하고 있다. 같은 지역의 4가 백신의 평균가가 3만5000원인 것을 감안하면 할인폭이 높다.

B 이비인후과의원 원장은 “올해 공급가가 2배 이상 인상되면서 아직 공급되지 않은 백신의 단가가 얼마나 인상될지 걱정”이라며 “백신은 공급자 우선이라 인상을 해도 의원에서는 어쩔수가 없다”며 답답해 했다.

이어 이 원장은 “제약사에서 왜 단가를 높였는지 이유를 말해주지 않는다. 다만 내년에 NIP에 포함될 것을 감안해 보상을 받으려거나 NIP의 가격을 높게 받으려고 올해 가격을 인상한 것은 아닌지 추측할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내년부터 NIP에 3가 대신 4가 백신을 포함하는 내용의 정부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로, 최종 확정된 이후 별도로 단가를 책정한다는 계획이다.

질본 관계자는 “올해 특별히 4가 백신의 가격이 인상될 요인은 없어 보인다”면서 “NIP에 4가 백신을 포함해달라는 기존 대상자들의 요구가 많았던 데다 연구용역에서도 4가 백신이 3가보다 효과적이라는 결론이 나온 만큼 NIP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접종 대상도 2022년까지 중고등학생으로 확대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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