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억원 규모의 OTC 품목이 FA 시장에 나왔다. GSK가 화이자헬스케어와 합병한 이후 그간 동화약품과 유지해왔던 OTC 코프로모션 계약을 조기 종료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GSK OTC 품목을 차지하기 위한 국내 제약사들의 물밑 경쟁도 치열하다. GSK도 직접 판매보다는 국내사와 새로운 파트너십을 체결하는데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장 내년부터 누가 국내 판매를 담당하게 될 것인지 대해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동화약품은 지난 19일 GSK와 화이자헬스케어의 합병으로 인한 신규법인 설립으로 GSK와의 계약 종료 사유가 발생해 OTC 상품공급계약을 종료한다고 공시했다.

지난 2017년 GSK와 동화약품은 2011년부터 코프로모션을 진행한 5개 품목(라미실, 오트리빈, 테라플루, 니코틴엘, 볼타렌)을 비롯해, 신규 5개 품목(폴리덴트, 센소다인, 드리클로, 잔탁, 브리드라이트)에 대한 새로운 상품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하지만 두 빅파마의 합병 영향으로 GSK가 보유하고 있던 OTC 품목은 향후 신설될 GSK-화이자 OTC 신규법인의 손으로 넘어가게 됐다. 이로 인해 GSK와 동화약품이 체결한 기존 OTC 코프로모션 계약은 조기 종료되는 수순을 밟게 된 것.

동화약품 측은 신제품 론칭과 함께 다른 품목의 코프로모션 추진을 통해 GSK와의 계약 종료로 인한 매출 공백을 최소화 하겠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매출 공백이다. 당장 내년부터 동화약품 전체 매출에서 2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GSK OTC 10개 품목이 포트폴리오에서 제외되면 회사는 지난해(전체 매출액 3,066억원) 어렵게 오른 3,000억원 고지에서 다시 내려와야 하는 것은 물론 단기간 회복도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동화약품이 아무런 준비나 대가없이 GSK와 기존 계약기간을 조기 종료하는 데 합의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양사가 좋은 관계를 유지해 온 만큼 향후 GSK-화이자 OTC 신규법인이 국내 파트너사를 선정할 때 동화약품에게 우선권을 부여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실제로 GSK측은 해당 품목에 대한 직접 판매 계획은 없다고 밝히면서 올해 안에 신설 법인 설립 후 새로운 파트너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국내 OTC 사업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이다.

GSK 관계자는 “현재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동화약품을 포함한 여러 국내 제약사와 접촉 중이다”면서 “다만 글로벌 본사 차원에서 결정된 화이자와의 조인트벤처가 각 국가의 규제 및 관련 법규로 인해 이미 신설 법인이 설립된 국가가 있는 반면 지연되고 있는 국가도 있다. 우리나라 역시 시간이 조금 지체되고 있지만 내년 상품 공급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GSK와 접촉 중인 국내 제약사들은 해당 OTC 품목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하게 물밑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어느 제약사와 협상을 진행 중인지까지는 예측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보통 중견제약사가 OTC 영업·판매에 적극적인 것과 달리, 대형제약사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OTC의 비중이 높지 않고 회사 내 입지도 크지 않은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 같은 경우 10개 품목의 매출이 600억원 규모에 달하고 향후 화이자의 OTC까지 품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는 만큼 대형제약사들도 군침을 흘릴만한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품목의 규모가 크고 라인업이 다양한 것은 물론 소비자 인지도가 높은 제품들이라 제약사 입장에서는 상당히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며 “특히 OTC 사업 비중이 크지 않은 회사라 하더라도 계약에 성공하면 단번에 OTC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매출 확대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 협상 테이블에 중견제약사는 물론 대형제약사도 포진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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