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업계가 상반기 침체 터널을 지나 하반기 실적이 개선되는 흐름을 두 달째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에 이어 8월 원외처방 실적도 대폭 성장한 것이다. 한미약품의 처방실적은 두 달 연속 500억원을 넘었고 셀트리온제약과 LG화학은 전년대비 각각 53%와 45% 성장했다. 제약·바이오기업들의 하반기 성장이 본격화 될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20일 증권가 및 업계에 따르면 8월 국내 전체 원외처방액은 1조 1,354억원으로 전년동기(1조300억원) 대비 10.2% 성장했다. 이는 올해 가장 많은 실적을 냈던 지난 7월보다는 390억원이 적은 수치지만 상승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선 긍정적인 신호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실제로 이 같은 실적 상승은 그간의 침체된 분위기를 깨고 하반기 상승세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실제로 주식시장에서도 7월 원외처방액이 발표된 8월16일이후 지난 19일까지 의약품지수는 10.5% 상승하면서 현재의 상황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8월 원외처방 실적이 200억원 이상인 매출상위 제약사들의 성장세를 보면, 한미약품(14.8%), 종근당(6.6%), 대웅제약(8.4%), CJ헬스케어(10.1%), 한독(8.4%), 유한양행(12.3%)의 매출 증가가 두드러졌다.

또 100억원 이상 중견제약사 중에서는 대원제약 (15.4%), 제일약품(22.6%), 한림제약(11.2%), LG화학(45.4%), 한국유나이티드제약(12.4%), 일동제약(6.4%), 셀트리온제약(54.5%), 보령제약(13.7%), 휴온스(20.7%)가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삼진제약(-9.6%)과 JW중외제약(-1.6%)은 내수에 있어 주춤한 모습이다.

이들 기업들의 주가도 투자심리 회복에 덩달아 오르는 모양새다.

지난달 16일 이후 이달 19일까지 셀트리온제약의 주가는 20.4% 급등했고, 제일약품(13.6%), 대원제약(10.3%), 보령제약(9.2%), 한국유나이티드제약(8.1%), 한미약품(6.5%), 종근당(6.5%) 등도 반등세를 실현했다.

제약사별 8월 처방실적을 보면, 한미약품이 8월 514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14.8% 성장하며 내수 시장을 수성했다. 지난 7월 사상최대 실적를 기록한 531억원에는 못 미치지만 50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안정적 성장세를 이어갔다는 평가다.

여기에는 현재 한미의 개량·복합신약이 성장을 주도했다. 월간 70억원의 처방을 돌파한 고지혈증 치료제 ‘로수젯’이 작년대비 48% 증가하면서 실적을 견인했고, 고혈압약 ‘아모잘탄’(63억원), 역류성식도염치료제 ‘에소메졸(28억원)’, 고혈압치료제 ‘아모디핀’(19억원)이 블록버스터 약물 반열에 들어서면서 오름세를 지속했다.

유한양행은 고지혈제와 고혈압+고지혈 복합제의 판매고가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작년대비 12.3% 성장했다. 고지혈증치료제 ‘로수바미브’는 작년대비 39% 성장한 37억원을 기록했고 ‘아토르바’도 30억원을 돌파했다. 고혈압치료제 ‘아타칸’ (22억원), 고혈압·고지혈 복합치료제 ‘듀오웰’(16억원), 뇌기능개선제 ‘알포아티린’(14억원)도 상승세를 부추겼다.

CJ헬스케어의 상승세는 ‘캐이캡’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우리나라 30호 신약으로 지난 3월 급여 출시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은 첫달에만 15억원의 원외처방 실적을 기록하면서 블록버스터급 신약 탄생을 예고했고, 지난 8월까지 126억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8월 한 달 만 보면 24억원의 처방액을 기록, 올해 230억원의 매출 돌파가 유력해 보인다. 이외에도 고혈압치료제 ‘헤르벤’이 30% 증가한 24억원으로 집계되면서 성장세를 견인했다.

대웅제약은 항궤양제 ‘알비스’ 패밀리가 성장을 이끌었다. 알비스는 19% 성장한 35억원, 알비스D는 37% 늘어난 19억원을 기록했고 여기에 대표 품목 ‘우루사’가 20% 성장한 34억원을 달성했다.

주목할 점은 8월 한 달간 보톡스 품목의 전체 통관 규모인데, 이는 전년보다 82% 성장한 1,869만달러(약 22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달 보다는 중국향 수출이 소폭 감소해 113만달러(약 13억원)가 줄어 들었다. 8월 대웅제약의 나보타 미국 매출은 30억원으로 추정된다.

자본잠식의 고비를 탈출한 셀트리온제약은 간장질환 시장점유율 수위를 차지하고 있는 ‘고덱스’가 8월 한 달 동안 52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보다 18% 늘어나는 성장세를 보였다. 고덱스는 올 8월까지의 누적매출로도 약 380억원을 달성해 작년 처방액 366억원을 추월했다. 이 외에 뇌기능개선제 ‘글리세이트’, 고지혈증 치료제 ‘토바스틴’ 등이 60% 이상의 고공 성장을 이어 갔다.

제일약품도 지난달 25%의 처방 오름세에 이어 8월에도 23%의 성장률을 달성했다. 이 회사의 주요 품목인 뇌기능개선제 ‘글리틴’, 항혈전제 ‘안프란’, 요실금치료제 ‘베라실’ 등이 고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지난 상반기 200억원의 영업이익을 돌파하면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보령제약은 8월에도 60억원의 처방실적을 합작한 고혈압약 ‘카나브’와 복합제 ‘듀카브’가 든든하게 자리를 지켜내 원외처방은 작년보다 14%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임상실패 등 여러 악재로 침체됐던 제약·바이오업계의 분위기가 하반기 들어 내수 성장이 실적의 버팀목 역할을 하면서 분위기를 돌리고 있다”며 “하반기에 기대되는 임상 결과들도 대기하고 있어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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