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본격적인 독감 예방 백신 접종 시즌을 앞두고 백신 제조사들이 마케팅 준비에 한창이다. 특히 내년부터 4가 독감 백신이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NIP)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상위 제약사들이 백신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눈치 싸움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2020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안이 확정된 가운데 복지부는 내년부터 만 6개월~12개월 어린이, 임산부, 만 65세 이상 노인 등 총 1,412만명을 대상으로 4가 독감 예방 백신 무료 접종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4가 독감 백신의 NIP 적용안이 국회에서 심의 중에 있는 만큼 승인 여부는 오는 12월 국회에서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4가 독감 백신의 NIP 추가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가 백신을 맞고도 B형 독감에 걸리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세계보건기구(WHO)가 4가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는 데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4가 독감 백신이 더 효과적이라는 의료계의 의견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4가 독감 백신 제조사들은 특히 올해 마케팅을 진행하는데 있어 고심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4가 독감 백신이 내년부터 NIP에 포함될 경우 올해 공급가가 정부 입찰 가격의 기준이 되는 만큼 저가 전략 카드를 꺼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인 것.

따라서 4가 독감 백신을 공급하는 9곳의 제약사 중 인지도가 높은 매출 상위사들은 일정 수준의 공급가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독감 백신의 특성상 재고가 남으면 전량 폐기해야 해 손실이 불가피하지만 향후 국가로부터 적정한 가격을 받기 위해서라도 이를 감수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예년과 달리 저가 전략을 펼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4가 독감 백신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상위 제약사들은 어떤 점에 초점을 맞춰 마케팅을 전개해 나갈까.

우선 플루아릭스테트라로 국내 4가 독감 백신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는 GSK는 주요 경쟁사 중 하나인 GC녹십자와 손을 잡는 초강수를 뒀다. 경쟁 관계이기는 하지만 GC녹십자의 전문성과 영업력이 매출 증대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양사 모두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GSK는 GC녹십자와의 영업 부문 협업과는 별개로 브랜드 마케팅은 공격적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최초로 생후 6개월부터 전 연령대에 접종이 가능한 백신이라는 점과 임상을 통해 확인된 효과와 안전성을 적극 부각시키기 위해 지난 10일부터 광고모델 차인표를 내세운 TV광고를 지상파, 종편, 케이블에서 전방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가장 먼저 TV광고를 시작한 GC녹십자는 지씨플루 쿼드리밸런트가 지난해 6개월 이상의 전 연령층으로 적응증이 확대된 것을 계기로, 독감백신 시장에서 가장 많은 수요층인 영유아를 적극 공략하는 한편 GSK와의 시너지를 극대화 하겠다는 구상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유일 세포 배양 백신인 스카이셀플루만이 갖고 있는 차별성을 바탕으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세포로 만든 백신의 경우 항생제나 보존제가 들어가지 않고 계란 알러지가 있어도 접종이 가능하다는 점과 세포 배양 백신은 변이 가능성이 낮아 예방 접종 효과가 더 크다는 외국의 발표 사례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것. 특히 영유아의 독감 백신 접종권을 갖고 있는 엄마들을 공략하기 위해 온라인 마케팅을 활발하게 전개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매출이 낮은 제약사의 경우 4가 백신의 NIP 포함 가능성을 감안, 최소한의 마진을 유지하는 선에서 저가 전략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상대적으로 상위사에 비해 제품 인지도와 영업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비슷한 가격대를 고수할 경우 실적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 재고 발생 시 입는 타격도 상위 제약사에 비해 더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4가 독감 백신이 내년 NIP에 포함될 경우 올해 공급가가 향후 매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상위사의 저가 전략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반면 매출이 크지 않은 제약사들의 경우 당장 공급량을 늘리는 것이 중요한 만큼 가격 경쟁은 이들이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