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의약품사전
출처 : 의약품사전

뇌전증에서도 증상이 가장 심한 ‘레녹스-가스토 증후군(Lennox-Gastaut syndrome, LGS)’의 치료제인 ‘루피나미드’를 1세 이상 4세 미만의 소아에게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그간 4세 이상 LGS 환자에 대한 임상으로 허가를 받았지만, 이미 의료현장에서는 주된 증상인 경련이나 쓰러짐에 대해 효과를 보인 만큼 적용 대상을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중앙약사심의위원회는 희귀의약품인 한독 ‘루피나미드(Rufinamide)’에 대해 산정특례 신청 대상 연령을 1세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 연령 확대를 위한 별도 임상시험은 하지 못했지만, 이미 일선 현장에서는 4세 이하 소아에게도 오프 라벨로 처방되고 있고 별도의 임상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LGS는 보통 만 1세부터 8세까지 소아기에 발병하는 뇌전증으로, 여러 형태의 경련, 발달 부전, 충동조절 장애 등의 증상을 가지는 데다 약물치료 반응이 좋지 않아 난치성 질환으로 분류되고 있다.

보통의 뇌전증 치료에 쓰이는 항뇌전증 의약품이 LGS에서는 효과가 미미해 여러 성분의 약제를 함께 복용토록 해 일부나마 효과가 있기를 기대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로 인해 발프로산(valproate), 클로바잠(clobazam), 토피라메이트(topiramate) 등의 약물을 혼합 처방하면서, 각각의 약제 부작용이 더해지면서 효과대비 부작용만 커지고 있는 것.

그에 비해 루피나미드의 경우 4세 이상의 LGS 환자와 관련된 간질 치료에 부가요법으로 허가를 받은 약제로, 일부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약심 한 위원은 “LGS 진단을 받기까지 영아연축을 겪는 등 고통이 크지만 현재 허가된 의약품은 부작용이 많다”며 “루피나미드는 외국에서도 허가가 됐고 환자도 선택의 여지가 없는 만큼 연령확대는 타당하다”고 말했다.

가천대 길병원 김효정 소아청소년과 교수(소아신경)도 “LGS는 뇌전증 중에서도 난치성이라 잘 듣는 약이 없다”며 “루피나미드는 특히 고개를 떨구거나 넘어지거나 경련 등에 비교적 잘 듣는 약이라 처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치료제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안전성·유효성의 직접적인 입증이 부족한 약제에 대해 희귀의약품 지정을 확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중앙약심 회의에서도 4세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한 현 임상시험 결과를 토대로 외삽으로 입증한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뇌의 발달과정 등을 고려해서 4세 이하의 소아와 그 이상의 소아를 구분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면 이에 대해서도 약제 효과를 직접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럼에도 이 질환은 희귀난치질환으로 환자 수가 적고, 4세 이하 소아를 대상으로 한 임상이 어렵다는 점 등을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현재 의약품이 효과가 미미한 상황과 의료기관에서 실제 많이 사용되고 있다는 점, 이미 약 자체로서의 안전성은 입증됐다는 점도 영향을 줬다.

이로 인해 일선 의료현장에서는 기존보다 LGS 환자에 대한 치료 접근성이 높아지고 오프라벨 처방으로 인한 삭감 등의 우려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의약품 허가범위를 LGS 등에 국한할 경우 진단 기준으로 인해 다른 난치 뇌전증환자의 치료에는 제한이 된다는 점도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한뇌전증학회 약물위원회 염미선 교수(서울아산병원 소아신경과)는 “만약 루피나미드를 LGS에만 사용을 허가할 경우 진단기준에 못미치거나, 진단은 명확하지 않아도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게는 쓸 수 없게 된다”면서 “환자의 상태에 대한 의사의 판단하에 적기에 사용할 수 있도록 적응증을 보다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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